[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84강 현령재판(賢令裁判)

  • 문화
  • 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84강 현령재판(賢令裁判)

장상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1-08-17 10:04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84강 賢令裁判(현령재판) : 현명한 사또의 판결

글자 : 賢(어질 현) 令(명령 령/ 우두머리 령) 裁(마름 재) 判(판가름할 판)

출처 : 한국인의 야담집(韓國人의 野談集)

비유 : 어떤 일이던지 판단하는 기준에 따라 그 결과가 바뀔 수 있다.

사건의 잘못을 남에게만 책임지우고 자기기준을 주장하는 자 들을 비유함



현령재판(賢令裁判)이라는 고사는 세상을 다른 각도로 볼 수 있는 지혜를 암시해 준다. 왜냐하면 어떤 일이든지 판단하는 기준에 따라 그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화(木花)는 인류가 발견한 품목 중 몇 번째 안 되는 훌륭한 재료로써 겨울철 혹독한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기본바탕이 되는 실을 만드는 원료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게 생각되며 인간 생활에 필수이기 때문에 장사를 하면 많은 이익을 볼 수 있다.

어느 한 고을에 목화장사를 하기 위해서 네 사람이 똑같이 투자를 하여 목화가 값이 쌀 때 많은 목화를 사들였다가 당연히 목화 값이 오르면 내다 팔아 이익을 많이 내려고 하는 방법을 택한 셈이다. 그런데 목화를 창고에 쌓아두다 보니 쥐라는 놈이 여기저기에 오줌을 싸는 바람에 목화가 누렇게 되고 냄새가 지독하여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네 사람이 모여 의논한 끝에 공동으로 투자하여 고양이 한 마리를 사다놓고 네 명이 다리 하나씩을 맡아 책임지고 보살피기로 했다. 그 후부터 창고에 쥐가 들어오지 않아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가 잘못해서 왼쪽 앞발을 다치게 되었다. 그 발을 맡은 친구는 상처에 약을 바르고 고양이의 다리에 헝겊을 감아주는 등 극진히 치료에 정성을 기울였다. 덕분에 고양이는 빠른 회복을 보였고 곧잘 뛰어다니기까지 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헝겊이 약간 풀어지기 시작했고, 그때 아궁이 근처를 지나던 고양이의 발에 풀어진 헝겊 부분에 불이 붙어 고양이는 놀라서 마구 뛰어다니다 자기가 살고 있던 목화창고에까지 들어가는 바람에 창고에 불이 붙게 되었다.

그 일로 목화는 다 타버렸고 나머지 세 친구들은 고양이를 치료한 친구에게 다 물어내라고 하였다. 그들은 그것도 부족하여 세 사람은 고을 사또에게 판결을 내려 달라며 송사를 하였고, 세 친구는 무조건 저 친구가 물어내야 한다며 고양이를 치료해준 친구를 윽박질렀다.

그러자 사또의 판결은 이러했다.

"듣거라! 목화 값을 물어주어야 할 자는 너희 세 사람이다. 그러니 너희가 물어주도록 해라!" 사또의 판결에 세 친구는 놀라서 물었다. "사또 나리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 친구 때문에 저희가 막심한 손해를 보았습니다. 판결을 반대로 내리신 것 같습니다." 라고 항의했고, 사또의 답변은 이러했다.

"고양이가 다리를 다쳐서 거기에 헝겊을 감아 불이 붙었다 해도 고양이가 창고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불이 나지 않았을 것 아니냐? 그럼 고양이가 불붙은 헝겊을 매달고 창고로 달려갈 때 어떤 다리를 사용하였겠는가?" 젊은이 세 명은 이구동성으로 "물론 성한 세 다리로 달려갔겠지요." 사또가 "그래 그렇다. 너희들 세 사람이 보살피던 성한 다리가 아니었다면 고양이가 창고에 불을 낼 일이 없었을 테니 너희 세 사람이 저 사람에게 목화 값을 물어주는 것이 당연하다." 사또의 대답을 들은 세 친구는 벙어리가 되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경제를 비롯해서 교육, 국방, 외교, 복지 등 사회 전체가 휘청거리고 혼란스럽다. 그런데도 정부는 올바른 정책이라고 일관하고 있고. 나랏님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마치 고양이 다리를 관리하던 세 친구들처럼. 그렇다면 이 흔들리는 정책의 잘못된 부분을 현명한 재판관의 재판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 정부는 잘 되어 간다고 하고, 뜻있는 국민들은 잘 못되어 간다고 하니 누가 맞는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그날, 그날의 힘든 생활을 하고있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의 절규의 참언을 꼰대의 항변으로 취급하는 이해 못 할 무리들이 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에서는 어려운 형편의 국민들을 권력의 강압으로 짓누르거나 거짓으로 일관할 수는 없다. 왜? 그들의 인내와 흘린 땀으로 대한민국이 이렇게 여기까지 왔는데 그들을 외면하고 그냥 앉아서 망할 수만도, 또 한꺼번에 잃을 수만은 더더구나 없기 때문이다.

현명한 재판은 국민의 몫이다. 국민의 판단이 옳고, 많은 사람의 의견이 존중되는 사화가 바로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춘추시대 국어(國語)에 기록된 교훈을 생각하면 '衆心成城 衆口?金(중심성성 중구삭금) 곧 대중의 마음은 성(城)을 이루고 대중의 입은 무쇠를 녹인다.' 자유민주주의의는 국민이 주인이기 때문에 재판관이 되어야 한다.

언론의 보도가 맞는다면 이 정권이 지나고 나서 나중에 죄 없는 국민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될 큰 혼란이 온다. 요즈음을 풍자한 유행어로 '정부가 하는 일에 반대로 하면 대박난다'고한다. 위정자들은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헤치고 나올 수 없는 더 깊은 늪으로 빠지기 전에 말이다.

장상현 / 인문학 교수

202010130100079140002740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해 국·공립 산림휴양시설 10월 동시 개장
  2. 경기 광주시, 환승부터 역동 개발까지 살핀다
  3. 해외 증권사 사칭해 현금·골드바 15억 가로챈 일당 검거
  4. 대전 가장교 시멘트 떨어짐 현상…시민들 안전 ‘위협’
  5. 최저 건보료 2만원 넘는데… 대전시 지원 기준은 18년째 ‘1만원’
  1. 충청권 성장엔진 이달 말 윤곽…반도체·방산·바이오 담길까
  2. 전기톱 들고 경찰과 대치한 20대… 특공대 투입해 제압
  3. ‘무궁화 축제에서 나라사랑 의미 되새겨요’
  4. 해외수출 앞둔 트위니 천영석 대표 "기술만큼 시장의 수요를 파악하는 게 핵심"
  5. 여고생 유관순·양궁부 안중근… 대전교육청 AI 영상 인스타그램서 하루 만에 26만뷰

헤드라인 뉴스


행정수도 완성의 중대 분수령… 특별법 연내 제정 총력전 돌입

행정수도 완성의 중대 분수령… 특별법 연내 제정 총력전 돌입

세종시의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범국민적 연대 조직이 13일 공식 출범하며, 특별법 연내 제정을 향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 행정수도특별법 제정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1시 30분까지 세종시청 여민실에서 창립대회와 출정식을 개최하고,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을 알렸다. 이번 대책위 출범은 과거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이후 오랜 기간 지속돼 온 소모적인 논란을 종식하고, 세종시를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행정수도로 법제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상호 세종시장은 "행정수도 완성이 수도권 일극체제와 지방소멸..

[기획] 문화를 행정수도 핵심 산업으로… 시설 정체성 살리고 특화해야
[기획] 문화를 행정수도 핵심 산업으로… 시설 정체성 살리고 특화해야

'문화예술 도시 세종'을 향한 청사진은 화려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역 예술 꿈나무들은 설 무대를 찾지 못해 인근 타 도시로 향하고, 시민들은 문화공연을 즐길 시설이 부족해 문화 향유에 목말라 있다. 여기에 재정난으로 주요 문화시설 건립까지 지연되면서, 세종의 문화예술 인프라가 도시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은 언제쯤 행정수도를 넘어 시민 누구나 문화를 누리고 예술가가 지역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도시로 나아갈 수 있을까. 세종 문화예술 인프라의 현주소와 과제를 3차례에 걸쳐 들여다본다. <편..

대전 당정, 공공기관 유치·CTX 조기 착공 힘 모은다
대전 당정, 공공기관 유치·CTX 조기 착공 힘 모은다

대전시와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이 2차 공공기관 이전과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 조기 착공 등 지역 현안 해결과 내년도 국비 확보를 위해 공조에 나섰다. 특히 올 하반기 이전기관과 지역 선정 등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 발표가 예정된 만큼 전략적인 공공기관 유치에 당정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옛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는 허태정 대전시장과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 박범계·조승래·장철민·박용갑·박정현·황정아 국회의원, 대전시와 시당 관계자 등 60여 명이 참석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자동차 불법 튜닝 안됩니다’ ‘자동차 불법 튜닝 안됩니다’

  • 대전시-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당정협의회 대전시-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당정협의회

  • 대전 가장교 시멘트 떨어짐 현상…시민들 안전 ‘위협’ 대전 가장교 시멘트 떨어짐 현상…시민들 안전 ‘위협’

  • ‘무궁화 축제에서 나라사랑 의미 되새겨요’ ‘무궁화 축제에서 나라사랑 의미 되새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