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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놓을 수 있다는 두 친구는 대전 토박이 원로들로서 대전을 지켜온 산증인들이다. 지금도 일주일에 두 세 번은 만나 우정과 친교를 나누는 두 친구를 보문산 자락 이형우 회장과 남종길 회장의 단골 커피숍 요크커피숍에서 이틀에 걸쳐 만나 인생살이 회고록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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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우 회장과 남종길 회장은 60년지기 절친이다. |
▲저는 1944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는데요. 안경사 1기생입니다. 우리나라가 일제 강점기 암울했던 시절, 안경이 가장 먼저 발달한 곳은 대구입니다. 서울과 대전, 대구를 중심으로 안경렌즈가 발달했죠. 제 아버님 선영은 부강인데 살아 생전에 ‘사람 돼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저희 집은 대전 대흥동에서 오래 살았고 부모님은 4남매를 낳아 키우셨죠. 선화동에서도 오래 살았고, 지금은 유성에서 12년째 살고 있습니다. 사람이 살만한 곳을 찾으라면 저는 세 가지를 보는데요. 첫째는 공기, 둘째는 주변 인심, 셋째는 물입니다. 유성은 계룡산 바람도 불어오죠. 저는 딸, 아들, 딸, 아들 이렇게 4남매를 두었는데요. 자녀들에게 ‘세계적인 인물’이라고 부릅니다. 제 아들은 이안경원을 이어받은 대들보죠. 지금 제 큰아들 남태욱이 이안경원을 이어받아 하고 있는데요. 집안의 좋은 기운을 받아 잘 태어난 세계적인 인물이라고 부릅니다. 저의 부친이 훌륭한 학자셨는데요. 그 집안의 가풍을 보면 가정교육을 열심히 하신 분들임을 알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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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우 회장. |
▲대전시청에 ‘平易根民 ’이라고 씌인 현판을 기증했고요. 충남도 역사문화원 전시와 더불어 경북대 음대 ‘一雲亭’ 현판, 중구문화원 뿌리홀, 향토사료관 현판, 동방문화진흥회 현판, 한국효문화진흥원 현판 등 수없이 많은 기관의 현판을 제작했네요. 그래서 대전문화원연합회장상을 수상했고, 보문미술대전 초대작가와 중구문화원 자문위원을 하고 있습니다. 오랜 동안 명인회 회장을 하다가 얼마 전에 후배에게 물려주고 지금은 명인회 명예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님,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앞에 자효쌍친락(子孝雙親樂)이 따라와야 된다면서요?
▲예, 그렇습니다. 제가 유교 집안에서 태어나 유교사상으로 볼 때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이 살아야 된다고 생각하는데요.‘가화만사성’은 결과의 글이고, 그 앞에 원인의 글인 ‘자효쌍친락’이 있답니다. ‘자효쌍친락’은 자식이 양 부모에게 효도하다 보니 집안이 편안하다는 뜻이지요. 집안이 편안하면 사회도 편안하고 나라도 편안해지는 거지요. 모두 명심보감 ‘치가’편에 나오는 말인데 솔직히 명심보감을 그대로 실천하려면 남에게 죄를 지을까봐 밖에도 못 나가게 됩니다(하하하). 일본의 방해공작으로 가화만사성 앞의 자효쌍친락이 사라져 버린 겁니다. 일본은 우리의 효 문화 사상을 고치기 위해 자효쌍친락을 못쓰게 했죠. 그래서 저는 이 일을 알리기 위해 명심보감의 자효쌍친락과 가화만사성을 제 가훈으로 삼고 글씨를 써서 전시를 했고,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있습니다. 제 좌우명이자 저희집 가훈도 바로 ‘자효쌍친락 가화만사성(子孝雙親樂 家和萬事成)’입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대전의 모 호텔 아들이 너무나 말썽쟁이여서 지리산 청학동에 보냈는데 2주 만에 아이가 완전 달라져서 왔더랍니다. 그래서 서울대 의대를 가고 의사가 됐다고 하죠. 아이들은 부모를 그대로 따라서 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아기들은 엄마 소리를 3만 번 이상 듣고 엄마 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아들은 아버지의 음성을 닮죠. 학생들이 전부 게임에 몰두하는 세상 속에서 가족이나 조상을 모르고 사는 게 안타깝습니다.
-이형우 회장님의 호 ‘정관’은 무슨 뜻이고 누가 지어주셨나요?
▲곧을 正에 볼 觀자입니다. 저의 은사님이신 대산 김석진 선생님이 지어주신 호입니다. 그 분은 주역의 대가셨죠. 대산 선생님은 중국 사람들도 공자님 이후에 최고의 선생님이라고 지칭하는 분입니다. 지금 연세가 93세시고 홍역학회 고문이신데요. 오랫동안 대전에서 거처하시다가 부인과 사별 후 서울 송파구 큰아들 집으로 옮겨가셨죠. 그 분은 주역을 통달해 ‘이주역’으로 불렸던 야산 이달의 제자십니다. 공자가 주역 8괘에 따라 하도록 한 전신운동으로 건강을 지켜 80대 후반까지도 전국을 누비며 주역 강의를 하셨는데요. 제가 그 분의 수제자로 대를 이었지요. 사회를 이롭게 하는 자손이 태어나려면 조상님의 은공이 있어야 합니다. 제 아버님은 육군사관학교를 나오셨고 고 박선규 박외과 원장님 등과 친분이 두터우셨습니다. 어머님은 넉넉하고 뭐든지 퍼주기 좋아하는 분이셨죠. 그런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제가 경주 이가인데요. 욕심을 버리고 선비로 사는 삶을 위해서 주역 공부를 하게 됐고 주역의 대가 김석진 선생님을 찾아가 공부를 하게 된 겁니다. 40년 전부터 그 분의 제자가 되어 뜻을 이어받아 왔지요. 제가 이 분야 ‘명인’이 되다 보니 국회의원과 장관을 지낸 분들이 제 작품을 참 많이 사 갔습니다. 작품가가 꽤 비싼 편인데도 작품의 진가를 알아보시는 분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져 엄청나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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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종길 회장. |
▲‘感天’ 은 하늘을 감동시킨다는 뜻이지요. 옆에 있는 제 친구 정관 회장이 제 법명이자 호인 감천을 써줘서 저희 집 현관 제일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었답니다. 저희 집 가보지요.
‘지성이면 감천’이란 고사성어가 생각나네요. 정성을 다하면 하늘도 그 정성에 답한다는 뜻이죠. 그런데 유래를 알고 보면 지성은 아내이고 감천은 남편인데 두 사람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주면서 금슬 좋은 부부로 살다가 한쪽이 마음이 바뀌면서 결국은 둘 다 죽게 되었죠. 욕심, 사욕, 탐욕, 의리, 한결같음에 대한 교훈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저의 좌우명은 ‘정직, 자각, 책임’입니다.
제가 현직에 있을 때 안경원에 찾아오시는 손님들은 인생 상담도 많이 요청했습니다. 공부도 안 하고 말도 안 듣는 자녀들에 대해 고민을 상담하면 그 아이가 꿈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 말해줬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깨 쏟아지듯이 살면 되는데 부모가 그렇게 살았는지 돌아보라고 말해줬죠. 아이들이 꿈을 가져야 되고, 꿈을 갖게 되면 기술이 있어야 산다는 것을 느끼고 깨닫게 되죠. 부모가 자신을 뒤돌아보고 아이가 꿈을 갖도록 해줘야 합니다. 자기의 목표 설정이 되면 목표를 위해 노력을 하게 되죠. 저는 초등학교 다니는 손자와 대화할 때 ‘목표를 하버드 대학을 가는 걸로 두면 나중에 서울 대학 가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 아니겠니’라고 말해주었더니 지금은 손자가 ‘할아버지, 저 하버드 대학 갑니다’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니 하버드 대학 가는 애가 놀 수는 없죠. 부모들이 깨가 쏟아지게 잘 살면 아이들은 자연히 잘 자라게 돼 있습니다. ‘자효쌍친락 가화만사성’은 부모가 깨 쏟아지게 살 때 비로소 가능해지는 겁니다.
손님들이 안경 맞추러 왔다가 ‘어떻게 하면 시집 장가 잘 가느냐’고 물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면 저는 첫째, ‘부모가 잘 살아야 됩니다’라고 말해줬죠.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깨가 쏟아지게 못사는 부모들은 자식들을 혼자 살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됩니다. 이런 부모들은 이야기를 듣다가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눈물을 흘리죠.
‘남편’이란 호칭도 ‘내 편’으로 바꾸어야 됩니다. 손님 중에 ‘은행동 이안경원 회장님 말씀 듣고 남편을 내 편으로 부르면서 사이가 좋아졌습니다’라고 말하는 분도 많았습니다. 오늘부터 남편을 ‘내 편님’이라고 불러보시지요. 더 다정다감해지고 화기애애해짐을 느끼실 겁니다. 자식들이 시집, 장가 안 간다고 큰 일이라고 고민하는 분들에게 부모님들이 깨가 쏟아지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부모가 갈등을 겪는 경우 대부분 자녀들은 시집, 장가를 안 가려고 합니다. 집에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면 안됩니다. 깨 쏟아지게 잘 살아야 됩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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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안경원은 운영을 하지 않고 세를 받는 게 가장 이윤을 많이 내는 방법입니다. 그렇지만 대전의 상징적인 건물을 간직해야 될 사명감을 느끼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붙박이로 있는 겁니다. 아들은 서울에서 투자개발건설사업도 하고 있지요. 저는 이안경원 옆의 건물을 사서 박물관을 지을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박물관을 지으면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도 좋고, 어른들의 만남의 장소로도 좋을 것입니다. 많은 개인 자본이 투여되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지만 잊혀져 가는 것들을 일깨워주고 싶습니다. 박물관 내부 파트는 대략 3파트 정도로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세상에 빛을 보게 하는 곳, 두 번째는 보이는 곳, 세 번째는 들리는 곳입니다. 그야말로 교육적이죠. 보고 느낀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은 설계입니다.
제가 독일에 갔을 때 뮌헨에서 괴테 박물관을 가봤는데 그의 출생부터 공부, 어머니에게 효도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느낌이 왔죠. 세상의 빛을 보게 하는 장소, 세상의 빛을 보는 박물관’을 곧 개관할 예정입니다. 수십 여년 간 안경원을 하다 보니 안경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보게 됩니다. 나이 먹고 생각해보니까 우리가 굶어주는 시절을 지나 풍요로운 시절을 살고 있지만 문화를 모르고 지나다 보니 혼탁한 세상입니다. 저는 ‘덕분나눔공동체’를 통해 <정치의 바른길 안내문(성학집요 위정편)> 책자를 정치인들에게 나누는 사명감을 갖고 있습니다. 정치의 바른길 안내문이지요.
둘째 아들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세계인들과 펀드, 투자 일을 하고 있습니다. 큰 사위는 타임월드 앞에서 최용성 내과 원장으로 일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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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은 10대 후반 소년 시절 동네에서 우연히 만나 친구가 되었지요. 지금 70대 후반이 되었으니 60년째 우정을 나누고 있네요. 우리가 어린 시절 대전의 인구는 1만5000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중앙통에서 만나는 친구가 25명 정도 됐지요. 삼성동, 대흥동, 선화동에 살던 친구들이 만나서 밥도 먹고, 저녁에는 당구 치고, 빵 먹고 술 마시고 놀았습니다. 겨울에는 목척교에서 썰매 타고 놀았답니다. 긴 나무가 얼기설기 엮여 있는 목척교에서 단오 날 그네도 타고, 대전역 근방에서 친구들을 만나 놀았습니다. 목척교와 중앙시장도 우리의 놀이터였죠.
정관 회장은 본인이 공부한 책은 물론 주역도 나눕니다. 뭐든지 알아서 자문해주는 가장 절친한 친구입니다.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았지만 목숨까지도 주고 받을 수 있는 친구입니다. 죽마지우, 관포지교도 있지만 제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을 만큼 가족과 같은 친구입니다.
지난해에 정관 회장이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오랜 시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는데 기적적으로 살아나 건강을 회복해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숨 쉬고 살 수 있다는 게 그저 고맙고 감사한 거지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니 절대로 싸울 일도 없습니다.
감천 회장이 제가 병원에 있는 동안 늘 병원에 찾아와 맛있는 점심을 사주고 갔습니다. 정말 고마웠지요. 감천 회장은 세상을 정말 열심히 산 사람입니다. 자신의 욕심보다 남의 아픈 마음을 이해하고 덕을 베풀며 살다 보니 복을 받는 것 같습니다. 시험 보는 수험생들을 위해 새벽에 가게 문을 열어준 감천 회장의 아름다운 마음에 늘 감동 받았지요. 입꼬리가 위로 올라가게 웃으면서 살아야 합니다. 입꼬리가 위로 올라가게 살면 주변에 있는 사람이 다 건강해지고 싸울 일도 없어집니다.
저는 감천 회장이 장가갈 때 발바닥도 대신 맞아준 친구입니다(하하하. 정관 회장)
저는 정관 회장이 자전거만 안타면 정말 좋겠습니다. 맞춤형 특수자전거이기는 하지만 늘 걱정이 됩니다(감천 회장).
하하하, 저는 모험을 좋아합니다. 자전거는 전립선, 척추, 하지 정맥류를 다 좋게 합니다. 몸도 안 쓰면 무뎌집니다. 유성 둘레길과 3개 방송국, 현충원, 동학사 입구까지 다녀오곤 합니다(정관).
저희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만나 보문산 이곳 요크커피숍 야외벤치에 앉아 보문산 전경을 바라봅니다. 여기를 일명 ‘백악관’이라 부른답니다. 보문산은 학문이 묻혀있는 보물 같은 곳이란 뜻이지요. 학문적으로 금은보화 보물이 묻혀있어 문인이 나오는 곳인 거죠. 학문을 펼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 지역에 29층짜리 고층아파트가 재개발로 지어진다면 보문산의 기를 막는 것입니다. 기가 막힐 노릇이지요. 보문산을 보호해야 됩니다. 유성도 선비유자와 고을 성자를 따서 이름이 지어지다 보니 연구단지와 대학 12곳이 밀집돼 있죠.
환갑, 진갑 지나면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잘 살아왔는지 뒤돌아보고 다 내려 놓아야 되죠. 자식도 다 내려놓는 게 진리입니다. 그러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 걱정이 없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과거-현재-미래를 볼 적에 잘 살아야 됩니다. 그러려면 내가 자유스러워야 됩니다. 모든 걸 내려놓아야 거기서부터 편안해집니다. 밤새 어떤 일이 있어도 아무 상관 없습니다. 숨을 안 쉬면 미래가 없습니다. 밤새 안녕이란 말이 있죠. 숨 쉬고 일어나면 감사할 일입니다. 생사고락을 같이 하는 전우인 감천 회장이 그냥 이유 없이 좋습니다(정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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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세상에 빛을 보는 만남의 장소를 만드는 게 반드시 해야 될 일입니다. 그리고 그 꿈은 이루어져 가고 있습니다(감천 회장).
저는 역사적인 게 있으면 찾아서 후세 사람들이 하나의 디딤목으로 설 수 있게 남겨주고 가는 것입니다(정관 회장).
지구의 삶에서 마지막 공부는 ‘부부도’입니다. 부부간의 공부는 ‘부부애’입니다. 지구 동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입니다. 상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존중입니다. 존중의 가장 중요한 것은 ‘무심’입니다. 공허한 상태에서 모든 걸 비워놓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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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둘은 우리의 아지트인 백악관 요크커피에서 늘 행복한 시간을 갖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친구와 함께 행복하게 살면서 세상에 유익을 주는 일을 할 것입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국장 겸 편집위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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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