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 최악 대전 교육행정②] 정원 훌쩍 넘는 '과밀학급' 속속 등장... 학생들 피해 고스란히

  • 사회/교육
  • 교육/시험

[신뢰도 최악 대전 교육행정②] 정원 훌쩍 넘는 '과밀학급' 속속 등장... 학생들 피해 고스란히

1차적 책임은 수요예측에 실패한 교육당국
전문가들 수요 예측 시스템 면밀히 살펴야

  • 승인 2021-11-15 16:42
  • 수정 2021-11-18 14:04
  • 신문게재 2021-11-16 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AKR20210205127400530_01_i_P4
'모듈러 교실' 내외부 전경 사진=교육부 제공

[기획-'신뢰도 최악' 대전 학교설립 행정 이대론 안된다]


2. 갑천 친수구역 학생 수요 실패 악순환
대전교육청의 학생 수요 예측 실패로 신도시 학교들이 임시 교실을 설치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신도시마다 학급당 학생 수가 적정인원을 훌쩍 넘는 '과밀학급'이 넘쳐나고, 나아가 '과대 학교'도 속속 등장해 학생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당장 이달부터 갑천 친수 2구역 트리플시티 3블록 입주가 예정되면서 '호수초'가 다시 입에 오르기 시작했다.

이 학교는 애초 특수학급을 포함해 20학급으로 설계돼 완공됐지만 학생 수요가 예측이 빗나가면서 임시교실을 설치해야 할 처지다. 이는 교육청이 당초 초등 자녀 수요를 400여 명으로 예측했지만, 국가유공자 다자녀, 신혼부부, 생애 최초 등 특별 공급 비중이 늘어나면서 학생 수요가 850여 명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대전교육청은 부랴부랴 22억 원을 들여 14개 학급 규모의 임시 교실을 설치해 결국 일반학급을 기준으로 17학급이 31학급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호수초는 학생 수요 예측 실패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같이 도시 개발 속 번번이 정확한 학생 수요 예측이 이뤄지지 않아 고스란히 학교에 다니는 학생과 이들의 학부모들에게 이어진다. 이렇다 보니 임시 교실로 자녀들을 보내야 할 상황에 처한 입주자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내 아이가 임시교실에 다닌다고 입장 바꿔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며 "어린 학생들의 안전하고 질 높은 교육권 보장은 기본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실적으로 앞으로 일어날 상황을 예측하기엔 어려움이 따르는 게 사실이다. 개발단계에서 해당 지역 교육청이 학교 수요예측을 하는데, 주택정책이 갑자기 바뀌면 예측이 무용지물이 돼 버리기도 일쑤다. 하지만 1차적 책임은 수요예측에 실패한 교육당국에 있다는 게 학부모와 교육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과밀학급은 신도시 개발단계에서 교육당국의 학교 수요예측이 빗나가 생긴 일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학령인구 감소 속 사회구조 변화에 부응하는 수요 예측 시스템을 면밀하게 살펴 학생 수요 실패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우 목원대 부동산금융보험융합과 교수는 "보통 도시개발을 하면 지구를 조정하고 개발 계획을 수립할 때 유입인구를 고려해서 검토를 한다. 문제는 예측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라며 "수요 예측 실패는 이후 파생되는 문제점이 적지 않다. 그런 부분을 감안해 중장기적이고 전문적으로 입지 이후 수요에 맞춰 면밀하게 검토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전교육청 행정과 관계자는 "교육청 담당과에서 어느 정도 발생률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손볼 필요가 있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발생률은 만들어도 참고만 할 뿐"이라며 "분양할 당시 경제상황, 사회 분위기 속에서는 예측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시 낙동강 가을꽃 향연… 3개 생태공원 이색적 풍경
  2. 전국캠핑족들, 대전의 매력에 빠져든다
  3. 10월 9일 '한글' 완전정복의 날...'세종시'로 오라
  4. '한글날 경축식', 행정수도 세종시서 개최 안되나
  5. 24일 대전시 국감... 내년 지선 '전초전' 촉각
  1. 579돌 한글날, 대전시청 광장에 울려 퍼진 한글 사랑
  2. 한산한 귀경길
  3. 최충규 대덕구청장,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목소리 청취 나서
  4. 긴 연휴 끝…‘다시, 일상으로’
  5. 579돌 한글날…대전서 울려퍼진 ‘사랑해요, 한글’

헤드라인 뉴스


한글날 정부 주재 경축식, 내년에는 세종서 개최되길

한글날 정부 주재 경축식, 내년에는 세종서 개최되길

정부의 한글날 경축식마저 수도 서울의 전유물이어야 하나. 올해 제579돌 경축식 역시 서울 몫이 됐다. 이재명 새 정부의 정무적 판단이 아쉬운 10월 9일 한글날이 되고 있다. 국무조정실이 정부세종청사에 있고 김민석 총리 주재의 경축식이었던 만큼, 아쉬움은 더욱 컸다. 새 정부의 첫 경축식이 지방분권의 상징인 세종시에서 열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는 남다르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세종시 대표 축제인 '2025 한글 축제'가 오전 8시 한글런과 함께 막을 올렸다. 김 총리가 이재명 대통령을 대신해 한글날 경축식을 세종시에서 열었..

[`무주공산` 제2중앙경찰학교, 어디로] 정치적 이해득실 따지다 제2중경 놓칠라
['무주공산' 제2중앙경찰학교, 어디로] 정치적 이해득실 따지다 제2중경 놓칠라

1. 1년 넘게 이어진 유치전, 현주소 2. 치열한 3파전… 최적지는 어디? 3. '왜 충남인가' 수요자의 의견은 4. 단일화 여론… 미동 없는 정치권 제2중앙경찰학교 1차 후보지 3곳 가운데 충남 아산이 입지 여건에서 뚜렷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충남 내부의 단일화 논의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이 이 문제에 사실상 침묵하면서 단일화 논의가 표류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에 지역 정치권의 시선이 내년 지방선거에 쏠려있어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앞서 1일 김태흠 충남지사는..

국토부 서울·대전·부산·경기 원룸촌 조사… 허위·과장 의심광고 321건
국토부 서울·대전·부산·경기 원룸촌 조사… 허위·과장 의심광고 321건

청년층 거주 비율이 높은 대학가 원룸촌 부동산 매물 중 허위·과장 의심 광고가 321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10일 전국 대학가 원룸촌 10곳을 대상으로 인터넷 허위매물 광고를 점검한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7월 21일부터 8월 22일까지 약 5주간 진행했으며, 대상 지역은 서울 5곳, 대전 1곳, 부산 2곳, 경기 1곳 등 10곳이었다. 대전의 경우엔 유성구 온천2동이 대상이었다. 네이버 부동산, 직방, 당근마켓 등 온라인 플랫폼과 유튜브, 블로그, 카페 등에 올려진 중개 대상물 표시·광고 등 1100..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치워야 할 생활쓰레기 ‘산더미’ 치워야 할 생활쓰레기 ‘산더미’

  • 579돌 한글날…대전서 울려퍼진 ‘사랑해요, 한글’ 579돌 한글날…대전서 울려퍼진 ‘사랑해요, 한글’

  • 긴 연휴 끝…‘다시, 일상으로’ 긴 연휴 끝…‘다시, 일상으로’

  • 한산한 귀경길 한산한 귀경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