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청 신설 정치적 흥정거리로 전락하나… 국가균형발전과 우주시대 비전 고려해야

  • 정치/행정
  • 대전

우주청 신설 정치적 흥정거리로 전락하나… 국가균형발전과 우주시대 비전 고려해야

'우주청 경남, 대전에는 방위사업청 이전'
윤 후보 공약 균형발전과 정책 기조 어긋나
청 단위 대전 집결 정책틀에서 결정돼야

  • 승인 2022-01-24 17:16
  • 수정 2022-01-25 08:43
  • 신문게재 2022-01-25 1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이전과 우주시대 컨트롤타워 구축을 위한 가칭 '우주청' 신설이 정치적 흥정거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치적 입김을 엄격히 배제해야 할 분야가 대선을 앞두고 당리당략과 표를 의식한 나눠먹기식 수단으로 변질되면서 자칫 지역 간 갈등으로 확산될 조짐까지 나올 정도다.

‘부(府)는 세종, 청(廳) 단위는 대전’이라는 정부 기조를 토대로 기관의 기능과 시너지 효과 등을 모두 고려한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와 검증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최근 대전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항공)우주청은 경남으로, 방위사업청은 대전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이 있는 경남이 아무래도 클러스터를 형성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획·정책을 집행하는 우주청은 경남으로 가되, 항공우주연구원과 국방과학연구소가 있는 대전에 방위사업청을 이전시켜 연구개발클러스터로 구축하는 게 효율적이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우주청 신설을 가장 먼저 제안한 대전시 입장에선 받아들일 수 없는 발언이다.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국정 기조에 따라 청 단위 기관은 대전에 집결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대선 후보가 선심성 논란 차원에서 이를 양분할 수 없고, 정치 논리가 배제되지 않을 경우 그동안 지켜온 중앙부처 신설과 이전 논리가 무너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권 재창출이나 정권 교체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바꿔선 안 된다는 얘기다.

GettyImages-a10537138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허태정 대전시장이 24일 "정부 방침도 앞으로 부처를 세종으로, 청 단위 기관은 대전으로 분리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산업생산지역에 관련 청을 두겠다는 발상은 도대체 어떤 정부정책에 기조를 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우주청 대신 방위사업청을 대전에 이전하겠다는 윤 후보 발언 역시 논란 소지가 다분하다. 우주청 신설 논란을 가장 먼저 야기한 장본인으로, 최근 경남을 방문한 자리에서 ‘경남 사천에 (항공)우주청’이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면서 논란을 촉발했다. 대전시 입장에서는 우주청 신설의 필요성을 가장 먼저 고민해 정부에 제안했었는데 윤 후보의 발언과 공약은 대전시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윤석열 후보의 ‘방사청 대신 우주청’이라는 발언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대전과 경남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전략적 발언으로 오해받기에 충분하다. 중앙행정기관 설립이나 이전은 ‘이것 대신 저것’이 아닌 정부 정책 안에서 흐름대로 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치적 논리로 접근하지 않고 균형발전과 중앙행정기관 설립과 이전이라는 정책의 틀 안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대전은 우주국방 혁신클러스터 조성 등 향후 우주 관련 특화사업을 성공시킬 최적지"라며 "우주청은 반드시 대전에 설립돼야 함을 각 당과 정부에 정확히 건의하고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성추행 유죄받은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 촉구에 의회 "판단 후 결정"
  2. 천안 A대기업서 질소가스 누출로 3명 부상
  3. "시설 아동에 안전하고 쾌적한 체육시설 제공"
  4. 김민숙, 뇌병변장애인 맞춤 지원정책 모색… "정책 실현 적극 뒷받침"
  5. 천안김안과 천안역본점, 운동선수 등을 위한 '새빛' 선사
  1. 회덕농협-NH누리봉사단, 포도농가 일손 돕기 나서
  2.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3. ‘몸짱을 위해’
  4. 내년 최저임금 1만320원 지역 노사 엇갈린 반응… 노동계 "실망·우려" vs 경영계 "절충·수용"
  5. 세종시 싱싱장터 납품업체 위생 상태 '양호'

헤드라인 뉴스


이재명 정부 해수부 이전 강행…국론분열 자초하나

이재명 정부 해수부 이전 강행…국론분열 자초하나

이재명 정부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추진하면서 국론분열을 자초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권 초 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 등 매크로 경제 불확실성 속 민생과 경제 회생을 위해 국민 통합이 중차대한 시기임에도 되려 갈등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론화 절차 없이 해수부 탈(脫) 세종만 서두를 뿐 특별법 또는 개헌 등 행정수도 완성 구체적 로드맵 발표는 없어 충청 지역민의 박탈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10일 이전 청사로 부산시 동구 소재 IM빌딩과 협성타워 두 곳을 임차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두 건물 모두..

31년 만에 폐원한 세종 `금강수목원`...국가자산 전환이 답
31년 만에 폐원한 세종 '금강수목원'...국가자산 전환이 답

2012년 세종시 출범 전·후 '행정구역은 세종시, 소유권은 충남도'에 있는 애매한 상황을 해결하지 못해 7월 폐원한 금강수목원. 그동안 중앙정부와 세종시, 충남도 모두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사실상 어정쩡한 상태를 유지한 탓이다. 국·시비 매칭 방식으로 중부권 최대 산림자원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 수 있었으나 그 기회를 모두 놓쳤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인접한 입지의 금남면인 만큼, 금강수목원 주변을 신도시로 편입해 '행복도시 특별회계'로 새로운 미래를 열자는 제안이 나왔다. 무소속 김종민 국회의원(산자중기위, 세종 갑)은 7..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전국 부동산신탁사 부실 문제가 시한폭탄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토지신탁 계약 체결을 조건으로 뒷돈을 받은 부동산신탁회사 법인의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 형사4부는 모 부동산신탁 대전지점 차장 A(38)씨와 대전지점장 B(44)씨 그리고 대전지점 과장 C(34)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시행사 대표 D(60)씨를 특경법위반(증재등)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등 부동산 신탁사 대전지점 차장으로 지내던 2020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시행..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몸짱을 위해’ ‘몸짱을 위해’

  •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

  • 대전 쪽방촌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쪽방촌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

  • ‘시원하게 장 보세요’ ‘시원하게 장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