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14강 팔왕지한(八王之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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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14강 팔왕지한(八王之恨)

장상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2-03-22 14:07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 114강: 팔왕지한(八王之恨) : 전봉준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은 한(恨)

글 자 : 八(여덟 팔), 王(임금 왕), 之(어조사 지), 恨(한스러울 한)으로 구성되었다.

출 처 ; <한국인명대사전(韓國人名大辭典). 천도교창건사(天道敎創建史)>

비 유 : 큰 뜻을 품었으나 타인에 의하여 그 뜻을 이루지 못한 안타까움을 비유함.

예로부터 관청(官廳)의 관리(官吏)들은 청렴(淸廉)이 가장 큰 덕목(德目)이었다.

청렴이란 목민관(牧民官)의 본무(本務)요, 모든 선(善)의 근원이며, 모든 덕의 근본이니 청렴하지 않고서 목민관이 되지 않는 사람은 아직 없었다.(廉者 牧之本務 萬善之源 諸德之根 不廉而能牧者 未之有也/염자목지본무 만선지원 제덕지근 불렴이능목자 미지유야) 이는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의 목민심서(牧民心書), 율기육조(律己六條), 청심편(淸心篇)에서 볼 수 있다.

고종(高宗) 26년(1889)에 삼남(三南/충청, 전라, 경상)지방에 큰 흉년이 들고, 경기도 지방에는 대홍수가 일어났다. 그리고 함경도 고산(高山), 영흥(永興)에서는 민란(民亂)이 일어나 그 불길은 흉년이라는 기류(氣流)를 타고 전국으로 번졌다.

민란은 그해 10월 전주와 광양에까지 번져, 온 나라가 술렁거렸다. 그런 와중(渦中)에 전라도에서는 이상한 내용의 민요가 백성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 장수 울고 간다."

여기서 파랑새는 '팔왕새로 팔+왕(八+王)이며, 전(全)자를 풀어 놓은 것이니, 녹두장군 전봉준(全琫準)을 가리키는 말인데 이 민요에서는 일본군(군복이 파랑색)을 상징하며, 녹두꽃은 전봉준 장군과 동학군이고, 청포장수는 백성을 의미한다.(인터넷 자료에 의거함)

전봉준은 아버지 전창혁(全彰赫)이 민란(民亂)의 주모자로 잡혀 처형된 뒤부터 사회개혁(社會改革)에 뜻을 품었다. 그래서 30세 무렵에 동학(東學)에 입문하여, 고부(古阜) 접주(接主)로 임명되어 각지를 돌아다니며 은밀히 동지(同志)를 규합(糾合)했다.

한편 승하하신 대왕대비 조씨(趙氏)의 친척 되는 고부군수 조병갑(趙秉甲)은 농민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제 뱃속만 채우느라 과다한 세금을 징수하고 근거 없는 죄명을 씌워 재산을 갈취했다.

그는 태인군수(泰仁郡守)를 지낸 아버지의 공덕비를 세운다며 농민들로부터 1천 냥을 거두어들였으며, 그것도 모자라 이런 저런 이유로 많은 금품과 노역을 탈취하였다. 이러한 횡포에 농민들은 여러 차례에 진정을 했으나 조병갑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으므로, 농민들은 마침내 "굶어 죽으나 맞아 죽으나 죽기는 마찬가지인데 속 시원히 때려 부수고 죽읍시다."라고 의견을 모아 관아를 상대로 실력행사를 하게 되었다.

고부읍(古阜邑)북쪽 동진강 상류에 만석보(萬石洑)라는 저수지가 있다. 조병갑은 멀쩡한 만석보 밑에 다시 보를 축조하면서 불법으로 물세[水稅]를 700섬이나 징수했다.

이에 분노한 전봉준과 농민들은 1894년 1월 관아(官衙)를 습격하고 곡식을 강탈하여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눠 주었다. 그리고 만석보(萬石洑)의 둑을 헐어버렸다. 이렇게 민심이 악화되자 뒤늦게 이 소식을 들은 조정에서는 조병갑 등 관리들을 처벌하고, 그동안의 일은 불문에 붙인다는 확약(確約)을 함으로써 농민군(農民軍)을 해산시켰다.

그런데 진압군 800명을 이끌고 들어온 이용태는 조정의 약속을 어기고 민란의 책임을 물어 동학교도들을 마구 잡아들이는 등 다시 탄압이 심해지자 격분한 전봉준은 곤봉과 죽창, 그리고 무기 창고에서 탈취한 창과 총을 가지고 항거하였다.

전봉준은 마침내 조직적인 대항을 하기 위해 동학교도들을 백산(白山)에 집결시켰다. 그러자 태인(泰仁), 금구(金溝), 부안(扶安), 무장(茂長)에서 김개남(金開男), 손화중(孫化中) 등이 동학군을 이끌고 속속 모여들었다.

어느덧 군사는 8천으로 늘고, 혁명의 기세(氣勢)는 요원(燎原)의 불길처럼 타올라 정읍(井邑), 고창(高敞)을 거쳐 영광(靈光), 함평(咸平)에까지 번져 나갔다.

조정에서는 홍계훈(洪啓薰)을 양호초토사(兩湖招討使/지금의 지역 계엄사령관)로 임명하여 관군 8백 명과 대포, 기관포까지 무장하여 동학군을 토벌했으나 오히려 도교산(道橋山/황토마루)싸움에서 동학군에게 전멸당하고 말았다. 겨우 목숨을 건진 홍계훈은 전주성(全州城)으로 도망을 갔으나 그곳은 이미 동학군이 점령하고 있었다.

그러자 고종(高宗)은 전봉준에게 휴전을 제의했다. "스스로 무기를 거두고 해산하면 일체의 죄를 묻지 않겠노라." 전봉준은 동학군을 설득하여 모두 제 고향으로 돌아가게 했다. 전주성(全州城)을 점령한 지 10일 만의 일이었다.

동학군을 겨우 해산시켰으나 민심을 잃은 조정에서는 동학군이 점령했던 지역을 제대로 다스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전라도 53개 군에 집강소(執綱所)라는 임시 행정기관을 설치하여 전주에 총본부를 두어 전봉준으로 하여금 다스리게 했다. 그렇게 함으로 전라도, 충청도는 동학 세력이 지배하게 되었다.

당시 동학운동은 신분 제도에 반대하고, 평등을 내세운 사회개혁운동이었기 때문에 쉽게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급기야 조정에서는 동학군을 진압하고자 청나라에 원군을 요청했고, 일본은 일본대로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파병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청일전쟁(淸日戰爭)을 촉발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그런데 일본이 조선에서 침략행위를 계속하자 동학군은 일본군을 추방하기 위해 다시 봉기했다. 그래서 웅치(雄稚)와 우금치(牛金峙)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였으나 처참하게 패배하고 말았다.

동학혁명군은 처음엔 관리들의 부정부패와 탄압을 막고자 시작되었으나 나중에는 일본군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자 싸웠다.

녹두장군(綠豆將軍)이라는 별명을 가진 전봉준(全琫準.1855~1895)은 동학혁명(東學革命)의 지도자로 전북 고창(高敞) 덕정(德井)에서 태어났다. 그는 귀가 작고, 눈은 둥글며, 작으나 다부진 체구를 가지고 있었다.

위 사건에서 목민관 한 명의 부정(不正)한 사리사욕(私利私慾)이 온 나라를 뒤 흔들었고 결국 청일전쟁(淸日戰爭)까지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대통령선거가 끝난 대한민국이 쉴 틈도 없이 지방자치 선거에 돌입하였다. 후보들의 예비등록과 거리의 현수막이 마치 가두어놓았던 저수지 물의 둑이 터져 한꺼번에 쏟아지는 광경과 비슷한 모습으로 거리를 어지럽히고 있다.

이들의 마음 한 구석에 '남에게 베푼 은혜는 생각하지 말고, 은혜의 보답은 잊지 말자(施惠無念 報恩不望/시혜무념 보은불망)는 교훈의 말과 "사람들은 가마 타는 즐거움은 알지만, 가마 메는 고통은 모른다(人知坐輿樂, 不識肩輿苦/인지좌여락, 불식견여고)"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공직자 상을 항상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선출직 공무원으로서 공약발표 때와 공직의 첫 걸음을 뗄 때의 초심(初心)을 잊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은 희망을 기대해도 될 것이다.

장상현/ 인문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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