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대학, 국가 경쟁력의 寶庫

  • 오피니언
  • 풍경소리

[풍경소리] 대학, 국가 경쟁력의 寶庫

충남대학교 김정겸

  • 승인 2022-06-13 16:28
  • 신문게재 2022-06-14 19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김정겸
김정겸 충남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얼마 전 6월 1일, 국제 대학평가기관인 THE(Times Higher Edcuation)에서 '2022 아시아 대학 순위'를 발표하였다. 국내 대학들은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순위가 하락하여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였다. THE 아시아 대학평가의 평가지표는 교육여건과 연구실적, 논문 피인용, 산학협력, 국제화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 대학들의 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산학협력 점수는 매우 높은 반면 연구실적과 논문 피인용, 국제화 점수는 다른 아시아권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고 있다. 결국 연구역량의 저하가 순위 하락의 원인인 셈이다.

국내 대학의 연구 경쟁력이 계속하여 저하되는 원인은 다양하다. 대학이 지원받는 연구비의 부족, 대학의 기술이전 및 사업화 실적 부진, 정량평가 위주의 연구실적 평가 시스템, 그리고 저조한 국제 공동 연구 비율 등은 모두 대학의 연구 역량과 경쟁력 발전에 방해가 되는 요인들이다. 그렇다면 대학의 연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첫째, 연구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대학이 연구비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2022년 우리나라의 전체 R&D 예산은 29조 8,000억원에 달하여 세계 5위에 달하는 수치이지만 이 가운데 대학에 배정되는 금액은 전체 규모의 약 32% 수준이다. 캐나다, 이탈리아, 영국 등이 약 69%에서 55%의 연구비를 대학에 투자한다는 사실을 보면, 우리나라의 대학 연구비 비중이 그렇게 높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 및 지자체 차원에서 블록 펀딩(Block Funding) 지원의 확대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블록 펀딩은 연구기관의 목적이나 우선순위에 따라 기관장에게 예산집행의 자율권을 부여하는 연구비 지원 방식으로, 안정적인 연구비 지원과 함께 자율적 연구수행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다. 독일은 엑설런트 이니셔티브 제도를 통해 2006년부터 10여개 대학을 대상으로 매년 200억 규모의 연구비를 블록 펀딩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울산시 및 울주군이 블록 펀딩을 통해 UNIST에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는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둘째, 대학의 연구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연구 인프라 확충에는 지역 내 기업과 대학이 협력하여 공동 연구소를 개설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기업이 연구비 및 연구소 운영을 위한 예산을 투자하면 대학에서는 실제 연구를 통해 높은 가치를 지닌 성과를 도출하여 기술 이전 및 사업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과 대학의 목표에 부합되는 우수한 연구인력 또한 양성할 수 있다.

셋째, 연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학의 연구 환경 개선과 기존의 정량 평가 중심의 업적 평가 체재의 개선이 요구된다. 현재 대학의 연구자들은 연구뿐 아니라 그에 수반되는 수많은 행정 업무를 함께 처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연구자들이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관련 제도의 개선을 통해 행정 제반 사항을 축소 및 간소화하여 연구 이외의 업무에 대한 부담을 감소해 나가야 한다. 또한 정량 지표 위주의 평가 체제로는 진정한 연구자의 연구역량을 평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연구의 획일화를 불러올 위험이 있기 때문에 연구의 독창성, 가능성, 사회 기여 정도 등을 포함하는 정성 지표를 함께 평가함으로써 획일적이고 성과 지향적 연구에서 벗어나 질 높은 연구수행을 촉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제 공동 연구의 활성화는 연구 경쟁력의 향상을 초래한다. 국제 공동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타 전공을 경원시하는 우리 대학 특유의 칸막이 문화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칼텍(CALTEC)의 발전 배경에 여러 학문간의 협동 연구 강조와 지속적인 실천이 있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 역시 개방적인 연구문화를 조성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국가 경쟁력은 연구 및 기술 경쟁력과 불가분성을 가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를 발전시키고 앞서 나가게 하는 연구성과의 다수가 대학에서 창출되었음을 유념해야 한다. 대학은 새로운 지식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혁신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주체다. 대학 연구 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국회 세종의사당'도 윤곽… 행정수도 종착지로 간다
  2. 2차공공기관 이전... 지방선거 민심 흔들까
  3. '행정수도특별법' 통과 안갯 속… 민주당은 진정성 보일까
  4. 행정수도 품격의 세종 마라톤, ‘제1회 모두 런' 6월 13일 열린다
  5. 계룡장학재단, 미래 인재 육성 위한 장학금 수여식 개최
  1. '몇 년째 풀만 무성' 대덕특구 재창조 핵심과제 '융합연구혁신터' 착공 언제?
  2.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대전'… 선거열기 고조
  3. 선거 때마다 ‘청년 프렌들리’…여야 생색내기용 비판
  4. 작은 지구촌에서 즐기는 세계인 어울림 대축제
  5. [지선 후보 인터뷰-대전시장] 허태정 "이재명 정부와 원팀…지방주도 성장시대 실현”

헤드라인 뉴스


`2차 공공기관 이전` 지방선거 민심 흔들까

'2차 공공기관 이전' 지방선거 민심 흔들까

이재명 정부 출범과 동시에 불붙은 '공공기관 2차 이전'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민심을 좌우하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선거 국면에 접어들면서 전국적으로 유치 경쟁과 통폐합 논란, 지역 차별 인식에 더해 수도권의 '유출 저지' 움직임까지 맞물리며 선거 판세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이전 대상 공공기관 전수조사에 착수, 최대 350개 기관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공공기관 이전 원칙과 세부 일정을 담은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7년부터 임차 청사 등을 활용한 본격적인 이전을..

`몇 년째 풀만 무성` 대덕특구 재창조 핵심과제 `융합연구혁신터` 착공 언제?
'몇 년째 풀만 무성' 대덕특구 재창조 핵심과제 '융합연구혁신터' 착공 언제?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특구) 재창조 핵심과제 중 하나인 융합연구혁신센터 조성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2026년부터 운영할 예정이었지만 사업 계획 변경과 총사업비 조정 등으로 시간을 소모하며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상태다. 10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유성구 신성동 옛 한스코 연구소 부지(신성동 100번지)에 설립될 융합연구혁신센터는 현재 실시설계 적정성 검토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다. 실시설계가 적정하게 됐는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이후 공사 발주와 업체 선정을 거쳐 착공 단계에 돌입하게 된다. 융합연구혁신센터는 2022년 12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대전 자영업 울상...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희망"
중동 전쟁 장기화에 대전 자영업 울상...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희망"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소비 침체와 물가 인상으로 대전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어려운 경기 상황에 소비는 갈수록 줄어들고, 배달 용기와 비닐 등 가격 인상에 매출 감소와 마진율 하락으로 이중고를 겪으며 한탄 섞인 목소리가 계속되는데, 업계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전쟁 여파와 쪼그라든 소비 침체에 자영업자들의 토로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중동 전쟁 직후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배달 용기 가격 인상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자영업자들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7년 만에 재개된 선양계족산맨발축제…‘황톳길의 매력에 빠지다’ 7년 만에 재개된 선양계족산맨발축제…‘황톳길의 매력에 빠지다’

  • 작은 지구촌에서 즐기는 세계인 어울림 대축제 작은 지구촌에서 즐기는 세계인 어울림 대축제

  • 5차 석유 최고가격제 또 동결 5차 석유 최고가격제 또 동결

  • 유성온천 문화축제 준비 ‘이상무’ 유성온천 문화축제 준비 ‘이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