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지방시대 지역발전을 위한 제언

  • 오피니언
  • 풍경소리

[풍경소리] 지방시대 지역발전을 위한 제언

김정겸 충남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 승인 2022-08-01 16:12
  • 신문게재 2022-08-02 19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김정겸 교수
김정겸 충남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얼마 전 '싱어게인 2'의 대전 공연을 관람할 때의 일이다. 공연에 참가한 가수 한 명이 무대 인사를 하면서 자신은 대전에 처음 와봤음에도 불구하고 대전이 무척 친숙하게 느껴진다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그 이유는 대전이 학창 시절 가고 싶던 대학 중 하나인 KAIST가 위치한 도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이와 비슷한 일을 해외에서도 경험한 적이 있다. 아이들과 함께 미국에 방문하였을 때 일부러 매사추세츠주를 방문하였는데, MIT와 하버드대를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만약 KAIST나 MIT, 하버드대가 다른 지역에 위치해 있었다면 대전을 친숙하게 느끼거나, 매사추세츠주에 방문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이처럼 대학의 브랜드 가치는 곧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고는 한다.



대학은 지역사회의 가치 창출과 사회 발전, 문화 형성에도 큰 역할을 한다. 공학 분야에서 개발된 신기술은 지역 산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며, 지역학 연구는 지역의 정신과 정체성을 정립한다. 사회학, 행정학, 교육학, 생태학 등 다양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에 산재한 문제들을 해결하거나, 지역에 필요한 우수한 인재들을 길러낼 수도 있다. 대학의 구성원들이 지역민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각종 문화예술 공연과 행사들은 지역문화를 선도하고, 지역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이러한 대학의 영향과 역할은 지역과의 체계적인 협력이 이루어질 때 특히 극대화된다. 독일 아헨시와 아헨 공대가 협력을 통해 서로의 발전을 도모한 사례는 너무도 유명하다. 우리 또한 지역과 대학이 긴밀히 협력하여 지방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고, 함께 상생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이를 위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언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지역 내 다양한 주체들과 대학이 지역발전에 대한 비전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지역과 대학이 생각하는 지역발전의 방향이 서로 다르다면 협력은 불가능하다. 예컨대 지역에서 발전시키기를 원하는 것은 관광업인데 대학은 반도체에 집중한다면 서로 엇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역과 대학 간 소통의 폭을 넓힘으로써 지역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며, 이를 위해 각 주체들과 대학이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합의와 논의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유기적인 협력과 상생이 가능하다.





아울러 지역과 대학은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이 자리매김되어야 한다. '지역만 살리면 된다' 또는 '대학의 발전만이 중요하다' 등의 생각은 지양해야 한다. 지역이 소멸하면 대학은 기반 인프라가 소멸하여 운영이 어려워지며, 반대로 대학이 사라지면 지역은 인구소멸과 경제 및 사회·문화적 경쟁력이 큰 폭으로 감소한다. 대학이 폐교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떠나고 결국 유령도시가 되었던 사례를 잊지 말아야 한다.



대학에 대한 지역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 연구년을 위해 방문했던 미국 인디애나주의 블루밍턴 지역에서는 대학생들이 지방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지역 내 어디서나 무료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자체에서 대학생 대상 장학금 혜택을 늘리거나, 특정 조건 충족 시 등록금을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대학이 지역발전을 위한 연구와 사회공헌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다.



최근 정부에서 12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였다. 발표 직전 마지막으로 추가된 6번째 국정 목표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다. 지방의 발전과 경쟁력을 강화하여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자는 것이다. 지역의 발전을 위해 지역 대학과의 협력 체제는 필수 불가결이다. 지역과 대학, 산업체 등 모두가 협력하여 지역발전을 위한 성공모델을 구안함으로써 진정으로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지방시대'가 활짝 열리기를 소망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노희준 전 충남도정무보좌관,'이시대 한국을 빛낸 청렴인 대상'
  2. 천안시농업기술센터, 2026년 1~2월 새해농업인실용교육 추진
  3. 천안문화재단, 2026년 한 뼘 갤러리 상반기 정기대관 접수
  4. 천안법원, 토지매매 동의서 확보한 것처럼 기망해 편취한 50대 남성 '징역 3년'
  5. [독자칼럼]센트럴 스테이트(Central State), 진수도권(眞首都圈)의 탄생
  1. 천안중앙도서관, '1318채움 청소년 놀이터' 운영
  2. 대전 아파트 화재로 20·30대 형제 숨져…소방·경찰 합동감식 예정
  3. 은둔고립지원단체 시내와 대전 중구 청년센터 청년모아 업무협약
  4. 백석대학교 물리치료학과, 성장기 아동 척추 건강 선제적 관리 나서
  5. [날씨]28일까지 충남 1~3㎝ 눈 쌓이고 최저기온 -3~1도 안팎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여론` 어쩌나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여론' 어쩌나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에서 주민 동의가 필요하다며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이달 초 이재명 대통령이 내년 지방선거 전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강한 추진 동력을 얻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년 3월까지 통합 관련 법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시작점인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도 24일 만나 통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속도를 내면서 지역에서 '주민 의견 부족' 등 졸속 추진에 대한 우려..

대전·충남통합 추진 속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쟁 `3자 구도`로
대전·충남통합 추진 속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쟁 '3자 구도'로

대전·충남통합 추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쟁이 3파전으로 재편된다. 출마를 고심하던 장종태 국회의원(대전 서구갑)이 경쟁에 뛰어들면서다. 기존 후보군인 허태정 전 대전시장과 장철민 국회의원(대전 동구)은 대전·충남통합과 맞물려 전략 재수립과 충남으로 본격적인 세력 확장을 준비하는 등 더욱 분주해진 모습이다. 장종태 국회의원은 29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그동안 장 의원은 시장 출마를 고심해왔다.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며 민주당의 대전·충청권 지방선거 승리를 견인해야 한..

정부 개입에 원·달러 환율 1440원대 진정세… 지역경제계 "한숨 돌렸지만, 불확실성 여전"
정부 개입에 원·달러 환율 1440원대 진정세… 지역경제계 "한숨 돌렸지만, 불확실성 여전"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원·달러 환율이 정부의 본격적인 시장 개입으로 1440원대로 내려앉았다. 지역 경제계는 가파르게 치솟던 환율이 진정되자 한숨을 돌리면서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우려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28일 금융시장과 지역 경제계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440.3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4일 1437.9원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지난주 초 1480원대로 치솟으며 연고점에 바짝 다가섰으나, 24일 외환 당국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 성탄 미사 성탄 미사

  •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