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상속에 관한 흔한 오해

  • 오피니언
  • 전문인칼럼

[전문인칼럼]상속에 관한 흔한 오해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김이지 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

  • 승인 2022-08-07 10:33
  • 신문게재 2022-08-08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변호사김이지사진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김이지 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
필자는 대전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의뢰받는 사건들을 통해 세상의 변화를 짐작하곤 한다. 최근 상속 관련해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가정법원의 재판 중 이혼보다 상속 사건이 더 많아졌다는 통계가 실감이 난다. 이렇게 상속 분쟁이 늘어나게 된 까닭은 낮은 출산율과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 그리고 가족 구성원 사이의 의식 변화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가족이 사망한 후 상속 문제는 평화롭게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이때 상속법은 다툼을 해결하는 기준을 제시하지만 어떤 때는 상속법 때문에 되려 다툼이 더 생기는 것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그중에서 흔히 사람들이 오해하기 쉬운 상속법 몇 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부모가 일부 자녀에게만 재산을 몰아주고 싶은 경우에 미리 재산 증여를 해놓으면 남은 상속재산만 가지고 자녀들이 알아서 나누어 가질 것이라는 착각이다. 그러나 상속법에서는 상속재산 분할 시에 생전에 증여받은 것까지 모두 포함해서 공평하게 상속분대로 나누도록 하고 있다. 게다가 다른 자녀들이 억울해서 어디 가만히 있겠는가.

두 번째로 미리 증여를 해도 모두 포함해서 나눈다고 하니, 그러면 유언으로 일부 자녀에게 몰아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유언으로 일부 자녀에게 전 재산을 주었다고 한들 나머지 자녀에게는 유류분이라는 권리가 있어 원래 받았어야 하는 몫의 2분의 1을 찾아갈 수 있다. 결국, 괜히 자녀들 사이에 다툼만 생기게 하는 꼴이다.

세 번째는 돌아가신 분으로부터 생전에 재산을 따로 받았더라도 상속재산은 공평하게 나누어야 한다는 일부 상속인의 이기심이다. 놀랍게도, 부모의 생전에 지원을 상당히 받은 적이 있는 자녀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았던 형제자매에 비해 자신이 조금 덜 받아야겠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는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고, 그게 상속재산분할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법에서는 생전의 지원을 특별수익이라고 하여 모두 포함해서 최대한 공평하게 나누라고 하니,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형제자매를 잃고 싶지 않다면 법의 충고를 새겨들을 일이다.

네 번째는 돌아가신 분에게 재산보다 채무가 더 많다면 채무는 받지 않는 것으로 포기를 할 수 없느냐는 약간은 순진한 발상이다. 애초에 그런 것이 가능했다면 누군들 재산만 받지 채무를 상속받으려 하겠는가. 상속 포기는 채무만이 아니라 재산도 모두 포기한다는 선언이다.

다섯 번째, 상속인들이 상속 포기를 하면 이제 누구도 상속채무를 갚지 않아도 되는 줄 잘못 알기도 한다. 법을 몰라서 그런 것뿐이니, 법률전문가에게 상담을 하고 불측의 손해를 입는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상속인들이 모두 상속포기를 해버리면 상속재산과 채무는 다음 순위의 상속인들에게 고스란히 넘어가게 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채무를 떠안게 된다는 것. 대개 이런 경우에는 상속인 중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상속포기를 하고 한 명은 법원에 '한정승인'이라는 것을 해서 상속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상속채무를 갚기로 하는 방법으로 상속문제를 처리한다.

마지막으로 기여분에 대한 오해이다. 형제들 중 부모에게 평소 관심도 없었고 잘 찾아뵙지도 않았던 사람이 똑같이 상속을 받으면 다른 형제들은 억울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평소 잘 모셨던 사람이 법원에 자신의 기여분을 인정해달라고 청구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함정은, 법원은 부모에 대한 자녀들의 부양의무 이행으로 통상 기대되는 정도를 넘어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기여분을 인정해준다는 점이다. 즉, 일반적인 효행 정도로는 인정받기 쉽지 않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김이지 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청렴도 하락세, "공정한 인사와 상호 존중이 해법"
  2. 여름 반기는 주황빛 능소화
  3. 충남교육청 7월 1일자 인사 단행… 부이사관 승진 2명 등 총 652명 규모
  4. 개원 준비로 분주한 대전시의회
  5. 충남대·충북대 연구단 BK21 신규 시범사업 선정
  1. 충남교육청 학교지원센터 기능 강화… 교사 업무 줄지만, 센터 과부화 우려
  2. 어업인 생계도, 밥상 물가도 지킨다
  3. [문화人칼럼] 0시 축제는 대전의 대표축제인가: 대전의 대전환을 위한 도시브랜딩과 도시마케팅 ③
  4. 대전 여야, 트램·예산 놓고 '신경전' 가속
  5. '농업·농촌 2045 전략' 20년 뒤 미래 청사진 그린다

헤드라인 뉴스


지역화폐 소비진작 효과 있지만… 경제 체질개선 여부 의문

지역화폐 소비진작 효과 있지만… 경제 체질개선 여부 의문

벼랑 끝에 몰린 골목경제를 구하기 위한 특효약인가. 아니면 현금성 지원에 의존한 포퓰리즘(populism)인가.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 1호 공약 온통대전 2.0을 두고서 나오는 말이다. 민선 7기를 이끌었던 그는 당시 트레이드마크인 온통대전을 4년 만에 다시 꺼내들었다. 코로나19 시기 지역 소비를 견인했던 지역화폐로 대전 경제를 회생시키겠다는 것이다.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먼저 온통대전이 지역 내 소비 확대와 소상공인 매출 증대로 지역 경제 선순환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수백억 원 혈세..

[대전MZ로그]"평범은 싫어~" 각양각색 소품 개성있게 꾸미는 소비 트렌드
[대전MZ로그]"평범은 싫어~" 각양각색 소품 개성있게 꾸미는 소비 트렌드

'평범한 볼펜과 모자, 신발 등을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커스텀으로 변신~!'최근 SNS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취향을 담아 물건을 꾸미는 이른바 '꾸미기 문화'가 2030세대의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기자가 직접 가 본 대전 서구의 한 소품가게는 수많은 종류의 파츠와 와펜이 알록달록한 컬러를 빛내며 매장 한가득 진열돼 있어 소비자의 구매욕과 골라보는 재미를 자극하고 있었다. 게다가 키링과 신발, 가방, 볼펜 등도 함께 판매하고 있어 현장에서 바로 소품을 꾸밀 수도 있었다. 매장을 운영하는 임한나 씨는 "SNS와 팝업스토어를 꾸..

KAIST "세계 최초 양방향 `브레인 로봇` 기술 개발 나서"
KAIST "세계 최초 양방향 '브레인 로봇' 기술 개발 나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사람의 뇌 신호로 외골격 로봇을 실시간 제어하고, 로봇이 감지한 촉각·힘 정보를 다시 뇌에 전달하는 차세대 뇌-로봇 인터페이스 플랫폼 개발을 시작했다. 기계공학과 공경철·김정 교수 연구팀은 ㈜엔젤로보틱스와 함께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플래그십 과제로 세계 최초 양방향 'Brain-to-Robot'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과제는 4월부터 2032년 12월까지다. 뇌 신호로 커서를 움직이거나 스마트폰을 제어하는 뇌 인터페이스 기술은 이미 인체 임상 단계에 진입해 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갈고닦은 기술의 향연 갈고닦은 기술의 향연

  • 대한민국 패배에 실망하는 축구팬…32강 진출 불투명 대한민국 패배에 실망하는 축구팬…32강 진출 불투명

  • 개원 준비로 분주한 대전시의회 개원 준비로 분주한 대전시의회

  • 여름 반기는 주황빛 능소화 여름 반기는 주황빛 능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