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희망은 가장 좋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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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키호테 世窓密視] 희망은 가장 좋은 것

최소한 10만 부를 팔겠다!

  • 승인 2022-08-13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참 오랜만에 귀인(貴人)이 왔다. 서울 사는 죽마고우이자 초등학교 동창이다. 모처럼 휴가를 즐기는 중이라고 했다. 그 와중에 문득 나를 비롯하여 대전에 사는 동창들도 보고 싶다고 했다.

친구들을 불러 모아 약속한 식당에서 기다렸다. 이윽고 만난 친구들! 코로나의 만행 이후 이처럼 옹기종기, 그리고 화기애애하게 모인 적이 있었던가? 냉방이 잘 된 횟집에서 식탁에 오른 진수성찬(珍羞盛饌)은 자꾸만 술을 부르는 견인차였다.

숙소를 잡아, 입실한 친구와 작별하고 나온 식당 밖은 여전히 염천 더위가 넘실거렸다. 서울은 물바다로 아우성이라는데 대전은 여전히 무풍지대였다. 고작 이슬비만 맞으며 귀가했다.

하지만 오늘 새벽부터는 달랐다. 서울과 수도권에 뭉쳐있던 구름이 대거 이곳으로 이동했지 싶었다. 라디오에서도 연신 물조심을 하라고 강조했다. 순간, '하상계수(河狀係數)'가 떠올랐다.

이는 하천 유량의 편차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연중 유량이 가장 적을 때와 가장 클 때의 비율을 말하는데 '하황계수'(河況係數)라고도 한다. 어제 만난 친구들은 정말 각별한 녀석들이다.

오죽했으면 심지어 '불알친구'라고까지 했을까. 동향(同鄕)의 죽마고우들인지라 나의 과거 행적(?)까지 모조리 꿰고 있다. 술자리에서 나는 조만간 다섯 번째 저서를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석이도 이젠 반드시 베스트셀러를 내야지! 그래서 지금처럼 힘든 일을 안 하고도 오로지 강의만으로도 부자가 되는 날이 되길 바란다."며 건배까지 했다. 참 고마웠다. 역시 고향 친구들이라서 다르구나.

상식이겠지만 집필과 저서 출간은 열정을 담보로 한다. 그렇다면 열정의 함의는 무엇일까. 물론 시간이 필요하다. 이어선 '흥미(興味)'라는 작은 불꽃을 발견해야 한다. 그 불꽃을 점차로 키우면서 열정을 추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상황적 흥미는 쉽게 사그라든다는 특성이 있다. 그러므로 흥미의 불꽃을 키우려면 노력과 깊이의 동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비로소 희망이라는 열매가 맺힌다.

영화 '쇼생크 탈출'을 보면 "Hope is the best thing"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희망은 가장 좋은 것'이라는 뜻이다. 촉망받던 은행 부지점장 '앤디(팀 로빈슨 分)'는 아내와 그 애인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받고 쇼생크 교도소에 수감된다.

강력범들이 수감된 이곳에서 재소자들은 짐승 취급을 당한다. 간수 눈에 잘못 보였다가는 개죽음 당하기에 십상이다. 처음엔 적응 못하던 '앤디'는 교도소 내 모든 물건을 구해주는 '레드(모건 프리먼 分)'와 친해지며 교도소 생활에 적응하려 하지만, 그의 궁극적 목표는 오로지 쇼생크 교도소에서의 탈출이다.

결국 그가 부단한 노력으로 쇼생크 교도소를 탈옥한 것은 초지일관 'Hope is the best thing'을 가슴 속에 잉걸불로 새겼기 때문이다. 당연하겠지만 희망(希望)이 없는 삶은 행시주육(行尸走肉)이다.

희망은 또한 제2의 '하상계수'와도 같다. 예컨대 저서를 집필하면서 최소한 10만 부를 팔겠다는 야심과 희망이 없다면 이는 분명 연중 유량(流量)이 가장 적을 때, 즉 지독한 가뭄을 가리키는 것과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작가는 유명인이 아닌 경우, 글만 써서는 밥을 먹기조차 힘들다. 따라서 반드시 베스트셀러를 기록해야 한다.

= "초간 벌써 10만 부 돌파, 사상 최악의 출판계 불황에 혜성처럼 떠오른 작가! 100만 부 향해 성큼성큼" = 이라는 메이저신문의 문화면을 장식하고 싶다.

홍경석 / 작가 ·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 저자

홍경석 세창밀시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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