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34강 수서성지(隨序成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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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34강 수서성지(隨序成志)

장상현 / 인문학 교수

  • 승인 2022-08-23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 134강: 隨序成志(수서성지) : 순서를 따르면 뜻을 이룬다.

글 자 : 隨(따를 수), 序(순서 서/차례 수), 成(이룰 성), 志(뜻 지).

출 처 : 여담천리(餘談千里), 한국의 고사성어(韓國의 故事成語)

비 유 : 어떤 일의 뜻을 이루고자 하면 그 일의 순서를 따라야 이루어짐을 비유.

현대인의 삶은 너무도 바쁘다. 세상이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느낌으로 정신없이 살고 있다. 이에 비례하여 빨리 출세하고 빨리 부자 되어 세상을 더 안락하고 편안하게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일에는 순서가 있고, 행동함에는 차례가 있다. 그 순서와 차례를 무시하고 뛰어넘으면 대부분 일을 망치고 만다 간혹 성공하는 부분도 있지만…….

충청도 온양(溫陽)의 온천동(溫泉洞)에 가난한 데다 발까지 저는 노파가 삼대독자와 함께 살고 있었다. 노파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그 아들을 키우는 데 온 정성을 다 쏟았다.

어느덧 아들이 혼기를 맞아 매파를 놓아 사방팔방으로 혼처를 구하게 되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가문도, 살림도 형편없는 데다 시어머니 될 사람이 다리를 저는 장애인이기에 누구도 딸을 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노파는 실망하지 않았다.

그러한 사정을 측은히 생각한 중매쟁이는 좀 모자라는 처녀라도 그냥 며느리로 맞기로 다짐을 받고는 아랫마을 홀아비 집으로 발걸음을 놓았다. 그 집에는 코가 비뚤어진 장애인 딸이 있었는데 말만 꺼내면 성사가 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홀아비는 단박에 거절했다.

"그런 소리 두 번 다시 하지 마시유! 원 아무리 사윗감이 없기로서니 홀어미에다 절름발이 시어머니에게 딸자식을 보내겠소?"

"영감님!, 그 노인은 그렇지만 아들이야 인물 좋고 부지런하고 어디 나무랄 데 없잖아요."

"아, 듣기 싫다는 대두요." 홀아비는 크게 역정을 냈다.

"흥! 까마귀 똥도 약에 쓰려니까 칠산 바다에 싼다더니 코찡찡이 홀아비 꼴에 꼴값하네." 화가 난 중매쟁이는 한마디 쏘아 주고는 이번엔 황 영감 집으로 갔다.

그 집 딸은 팔을 제대로 못 쓰기 때문에 노파의 아들이 오히려 과분할 것 같아 희망을 걸었다. 그러나 이야기를 들은 황 영감도 대번에 고개를 흔들었다.

"에이, 여보슈! 팔을 못 쓰는 내 딸이 그 집으로 들어가면 그 집엔 그런 사람들만 모였다고 남들이 얼마나 놀리겠소?"

"그렇게 따지다간 댁의 딸은 시집도 못 가고 환갑 맞겠소. 환갑!"

중매쟁이는 노파를 찾아가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그대로 말했다. 실망한 노파는 부처님께 기도를 올리기로 작정하고 산사를 찾았다.

"부처님, 하나뿐인 우리 아들 제발 짝을 좀 정해 주옵소서."

그렇게 정성을 다해 불공을 드린 지 백일째 되던 날, 깜빡 잠이든 노파의 꿈에 하얀 옷을 입은 보살이 나타났다.

"쯧쯧! 정성(精誠)은 지극하나 순서가 틀렸으니 안타깝구나."

"무슨 말씀이신지 상세히 일러 주시옵소서!"

"그대의 아들이 장가를 못 드는 까닭을 모르지는 않을 터인데?"

"어미 된 제가 한쪽 발을 못 쓰는 탓이라고 생각하옵니다만……."

"하면 먼저 그대의 두 발을 온전히 쓰도록 해야 하지 않겠느냐?"

"하오나 무슨 수로?"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니, 지극한 정성을 드리면 될 것이니라."

말을 마친 보살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꿈을 깬 노파는 다시 불공을 시작했다.

"나무아미타불! 제발 이 몸의 다리를 고쳐 주시옵소서."

또 다시 백일째의 밤, 허공에서 우렁차고 경건한 소리가 들렸다.

"내 그대의 정성을 가상히 여겨 소원을 들어주리라. 내일 마을 앞 들판에 다리를 절름거리는 학(鶴) 한 마리가 날아와 앉을 터인즉 그 자리를 잘 살펴보면 다리 고치는 법을 알게 될 것이니라."

이튿날, 노파가 꿈에 들은 대로 들판으로 나가니 과연 다리 하나가 불편한 학이 논 가운데에 있었다. 그런데 그 학은 앉은 자리 근처를 뱅글뱅글 돌면서 껑충껑충 뛰었다. 그렇게 하기를 사흘, 학은 언제 다리를 절름거렸냐는 듯 두 발로 뚜벅뚜벅 걷더니 힘껏 땅을 박차고 하늘로 치솟아 훨훨 날아가 버렸다. 노파는 하도 신기해서 급히 학이 뛰던 곳으로 달려가 보니 그곳에서는 뜨거운 물이 퐁퐁 솟아오르고 있었다. 노파는 얼른 아픈 다리를 그 물에 담갔다. 그러자 점차 몸이 시원해지기 시작했다. 노파는 신이 나서 열심히 발을 담갔다. 그렇게 이레가 지나자 신통하게도 절룩거리던 발이 씻은 듯이 완쾌되었다.

그 후 노파네 집은 부처님의 가피를 입은 집안이라 하여 혼인을 원하는 청혼이 빗발치듯 했고, 그 아들은 예쁘고 가문 좋은 색시를 맞아 잘 살았다.

그 소문이 널리 퍼지자 병을 고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사방에서 모여들었다.

그곳이 바로 지금의 온양온천(溫陽溫泉)이다.

공자께서 많은 제자를 가르치고 또 그 문하에서 공부한 유능한 인재들은 다른 사람들의 스승이나 혹은 관직에 등용되어 공자의 어진 정치를 구현하기도 했다.

논어(論語) 자로(子路)편에 자하(子夏)라는 제자가 거보(?父)라는 읍(邑)에 수령으로 임명되어 취임 전 정사(政事)에 대해 물었을 때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속히 하려고 하지 말고, 조그만 이익을 보지 말아야한다. 속히 하려고 하면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조그만 이익을 보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無慾速 無見小利 欲速則不達 見小利則大事不成/ 무욕속 무견소리 욕속즉불달 견소리즉대사불성)"

빨리 하고자하면 도달하지 못하고, 작은 것을 탐하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는데 무엇이 그리 급해서 앞서고자 애쓰고, 작은 이익도 아까워하는가? 늦으면 뒤처지고 기다리면 손해라 여긴다. 그래서 조바심을 내고 안달이다. 결국 애간장만 태우다 소득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상을 여유 있게 순서와 차례를 잘 구분해서 순리대로 살아가면 오히려 빨리 이룰 수 있고,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장상현 / 인문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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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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