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38강 효이충동(孝而忠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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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38강 효이충동(孝而忠同)

장상현/인문학 교수

  • 승인 2022-09-20 10:59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138강: 孝而忠同(효이충동) : 효도(孝道)와 충성(忠誠)은 같다.

글 자 : 孝(효도 효), 而(말 이을 이), 忠(충성 충), 同(한가지 동/ 같을 동)

출 처 : 효경대의(孝經大義), 한국고사성어(韓國故事成語)

비 유 : 부모에게 효도하는 사람이 나라에도 충성을 다한다.



지난 10일은 우리 전통 4대 명절중의 하나인 한가위였다.

코로나 때문에 거의 3년을 조심하면서 지냈던 명절이었는데 올해는 즐거운 마음으로 조상에 대하여 차례(茶禮)와 성묘(省墓)를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효(孝)와 충(忠), 그리고 예(禮)를 국가기간(國家基幹)으로 중요시했고 그렇게 하므로 오천 년의 오랜 세월을 한결같이 미풍양속이 유지되고 있다.

조선 제14대 선조(宣祖) 때 영의정을 지낸 서애(西厓) 유성룡(柳成龍.1542~1607)은 경상북도 의성군 사촌리 외갓집에서 관찰사 유중영(柳仲?)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성룡은 열여섯 살 되던 해에 지방에서 시행하는 향시(鄕試)에 합격하여 풍산 유씨 집안에 인물이 났다고 칭찬이 자자했다. 성룡은 아버지가 의주와 여러 지방을 돌아다니며 벼슬을 지냈기 때문에 그때마다 여러 지방을 돌아다녀야 했다.

그러다가 안정된 곳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 관악산에 있는 외딴 암자로 들어갔다. 그는 밤이나 낮이나 책에 파묻혀 지냈는데 책 읽기에 얼마나 열중했던지 스님이 큰 돌덩어리를 문 앞에 던져도 모를 정도였다. 그런 보람이 있어 그의 나이 20세에 생원(生員), 진사(進士) 두 가지 시험에 모두 합격하였다. 이어 다음 해에는 성균관에 입학을 하게 되었으며, 25세가 되던 해 10월에는 조정에서 시행하는 과거에 합격했다.

그는 과거에 급제하기 전에 퇴계(退溪) 이황(李滉)으로부터 수업을 받은 적이 있었다. 퇴계는 그의 총명함에 감탄을 하며 말했다.

"이 젊은이는 하늘이 실수하여 지나친 총기를 주었거나, 아니면 특별히 귀여워하여 어느 사람의 몇 배도 넘는 재주를 주었거나, 둘 중의 하나다."

그 후 25세에 승문원(承文院)에 들어간 유성룡은 선조 2년(1569)에는 명(明)나라에 다녀왔고, 그 후 날이 갈수록 학문과 인품에서 명성을 높여갔다. 그러나 평소에 존경하던 퇴계 이황과 종조부(從祖父)마저 돌아가시자 인생의 허무함을 느낀 나머지 벼슬을 팽개치고 고향인 안동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랏일에 쫓겨 어머니 봉양을 게을리 한 게 죄스러워 다시는 한양 땅에 올라가지 않으리라 결심하였다.

"제 아무리 글을 많이 읽어도 부모님께 할 도리를 다하지 못하면 개, 돼지와 무엇이 다를 바 있겠는가, 효성 없는 학문은 눈 뜬 장님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인재가 필요했던 나라에서는 그가 원하는 대로 그냥 두지 않았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어머니 곁을 떠나면서 사무친 정을 글로 남겼다.

아버지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 나를 기르시니,

아, 애달프다. 하늘같이 끝이 없는 그 은혜 갚고자 하나

시대가 나를 그냥 두지 않는구나.

어느 날, 선조가 얼굴색이 초췌한 유성룡을 보고 물었다.

"혹시 무슨 병이라도 앓고 있는 게 아니오? 얼굴이 아주 안 되었구려."

"황공하오나 마음이 편치 못해 그렇습니다."

"어허, 무슨 일이오? 혹시 짐이 도와줄 일은 없소?"

"네!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소인이 몸은 한양 땅에 있는데 마음은 항상 고향의 어머니 곁에 가 있습니다. 어머니를 봉양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떨어져 있으니, 그저 밤잠만 설칠 뿐입니다."

선조는 유성룡의 효성에 눈시울을 적시며 생각했다. '충직한 신하는 나라에도 충성해야 하지만 동시에 효도도 해야 한다는 것을 잊고 있었구나.' 그래서 조용히 말했다.

"상주(尙州)라면 경의 고향과 가까운 곳이니, 그곳으로 가서 목사로 일하면서 소원대로 어머니를 봉양하도록 하시오."

그 후 유성룡은 49세 때 우의정이 되었으며, 선조 23년에는 좌의정에 이르렀다. 그러나 임진왜란이 끝나자 고질병 같은 당파 싸움이 시작되어 그는 반대파의 음모로 벼슬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선조 34년,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미동에 작은 초가집을 지어 놓고 생전에 못다 모셨던 어머니를 그리며 외롭게 지냈다.

1607년, 몸이 쇠약해진 유성룡이 자리에 눕자 선조는 내의원을 내려 보내 그의 병을 돌보도록 했으나 그런 보람도 없이 그는 66세로 수명을 다하고 말았다. 아쉬움이 컸던 선조는 그를 추모하며 심회를 토로했다.

"짐은 그의 학식과 충성은 물론이고, 그의 효성을 통해 효를 다하는 자는 충도 다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노라." 그리고 닷새 동안이나 나랏일을 쉬며 슬퍼하였다.

유성룡은 선조 25년(1592년) 4월에 일본군이 대거 침입하는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선조를 모시고 평양으로 파천하고, 다시 평양에서 의주로 파천했을 때에는 부원군이 되어 명나라 장수를 접대하고 군량미의 보급에 전력을 다했다. 저서로 <징비록(懲毖錄)>과 <서애집(西厓集)> 외 여러 권이 있다.

뿌리 없는 나무 없고 샘이 없는 물이 없다. 부모 형제 이웃 사촌이 모두 함께 즐기는, 즐거운 추석 명절이 되고, 자식 된 사람 모두가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길러 주신' 고마움을 표현하는 효의 추석이 되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장상현/인문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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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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