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에서 '진실의 숲'까지

  • 사람들
  • 뉴스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에서 '진실의 숲'까지

(사)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대전 골령골 73년간의 진실, 골령골> 출간

  • 승인 2023-03-02 16:29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KakaoTalk_20230203_101118370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가 발간한 <대전 골령골 73년간의 진실, 골령골>(도서 출판 문화의 힘, 607쪽). 표지 글씨는 서예가 김성장이 썼다.
“희생자들의 영전에 이 책을 바칩니다. 인권사회로 가는 작은 마중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에서 '진실의 숲'까지 대전 산내골령골 진실규명사가 <골령골> '한 권'에 담겼다.

대전 산내 골령골 민간인집단학살사건에 대한 진실찾기 여정을 정리한 진실규명사가 한 권 책으로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회장 전미경)가 산내골령골백서발간위원회(위원장 심규상 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 정책위원장,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명예이사) 기획으로 <대전 골령골 73년간의 진실, 골령골>(도서출판 문화의 힘, 607쪽)을 출간했다.

전미경 대전산내희생자유족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제게는 희생자와 모든 유가족이 진실규명서를 받는 일, 가해자들의 죄상이 널리 알려지는 일, 평화공원 건립 등 세 가지 소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회의 발걸음을 처음 기록한 이 책을 가신 임들의 영전에 바친다"고 덧붙였다.

'골령골'(대전 동구 낭월동) 역사는 지명 변천사와 궤를 같이한다. 골령골의 원래 이름은 곤룡재였다. 산의 형국이 마치 용의 모습을 닮아 붙은 이름이다.

1950년 6.25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골령골에 수많은 사람이 끌려와 묻혔다. 북한군에 협조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대전형무소와 충청남북도 지역 국민보도연맹원들이 이곳에서 군인과 경찰에 의해 집단학살 됐다. 같은 해 말과 이듬해 초까지는 북한군에 협조했다(부역 혐의)는 이유로 또 다시 끌려와 살해됐다. 이때부터 '곤룡재'는 뼈 골짜기 '골령(骨嶺)'으로 불렸다. 죽은 사람의 뼈가 산처럼 쌓인 골짜기라는 의미다.

2016년 정부가 이곳에 인권교육관 등을 갖춘 전국단위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위령공원(진실화해의 숲)을 조성하기로 했다. 유가족들은 죽음의 땅이 인권과 평화의 땅으로 거듭나게 됐다며 반겼다. 그러면서 희생자의 영혼이 깃들어 있는 골짜기이자 추모의 공간인 '골령(骨靈)골'로 한자어를 고쳤다.

책을 엮은 산내골령골백서발간위원회(위원장 심규상, 위원 박홍순·박희인·심유리·이순옥·심규상·설재균·임재근·정성일·조건중 )는 책머리에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대규모 학살이 일어난 지 73년이 흘렀다"며 "이 중 55년간은 정부에 의한 은폐와 왜곡의 시간이었고 나머지 20여 년의 시간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치열한 싸움의 시간이었다"고 썼다.

IE001902712_STD
심규상 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 정책위원장,
심규상 위원장은 “이 책은 73년에 걸친 골령골 역사에 있어서 진실규명과정을 밝힌 최초의 백서”라며 “제1장 '드러난 반쪽의 진실'에는 사건 발생 후 50년 동안 비밀문서로 분류돼 미 국립문서보존소에 잠들어 있던 밥 에드워드 중령의 골령골 학살사건에 대한 정보보고서와 애벗 소령이 촬영한 학살현장사진, 앨런 위닝턴 기자의 당시 골령골 사건 보도 원문, 한국 내 첫 보도(1992년 2월 월간 말)와 뒤이은 후속보도(2000년 2월 월간 말) 원문을 수록했다”고 밝혔다.

또 “제2장 '진실을 찾아서'(산내 골령골 발자취)에서는 '골령골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운동사'와 연도별 주요 발자취를 조명했고,제3장에는 '유해 발굴 현황 및 매장지'와 '대전산내골령골학살사건 가해자 체계도'를 수록했다”며 “골령골에서는 현재까지 1441구의 유해와 3177점(375상자)의 유품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심 위원장은 이어 “부록에는 현재까지 확인된 대전희생자명단과 주요 판결문, 각종 관련 조사보고서 목록(8개), 대전 산내 골령골 관련 43개 작품(소설, 시집, 다큐멘터리, 관련 기획 영상보도물, 공연, 전시 및 그림, 노래 등), 진상규명 연대표(타임라인)를 수록했고, 마지막 장에는 606쪽과 607쪽에서 평화공원(진실의 숲) 조감도를 실었다”고 소개했다.

행정안전부와 대전 동구는 골령골에 전국 희생자 추모시설, 인권 교육관 등 전시관, 숲 체험 공간, 기념탑 등을 갖춘 평화공원을 2024년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한편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에는 제주4.3희생자유족회대전위원회, 전남지회 등 희생자 유가족들이 참여하고 있고, 대전지역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가 유족회와 연대하고 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영화·드라마' 촬영 명소로 간다
  2. 충청권 7월 본격 장마 예상…올해 평년보다 강수량 많아 '주의'
  3.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4.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5. K리그 휴식기, 대전 서포터즈는 '청소' 중?… "승리의 기운을 줍습니다"
  1.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2. 창업기업 74곳에 최대 4억원 '대전 창업기업 들썩'
  3. 대전 보건소 인력부족에 '허덕'…전국 광역시 중 가장 적어 보건의료 '빨간불'
  4. 대형 참사 잇따른 대전서 '119 정밀위치추적' 전국최초 실증 나선다
  5.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헤드라인 뉴스


[2026월드컵] “반드시 승리” 태극전사 26일 남아공전 출격

[2026월드컵] “반드시 승리” 태극전사 26일 남아공전 출격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32강 티켓이 걸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맞붙는다. 32강 진출 명운이 걸린 경기인 만큼, 국가대표 팀은 물론, 축구 팬들의 기대감이 크다. 한국은 25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남아공과 조별리그 A조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1승 1패(승점 3점)로 조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남아공은 1무 1패(승점 1점)로 조4위를 기록 중이다. 피파랭킹 25위인 한국과 60위인 남아공은 전력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스태츠퍼폼(Stats Perform) 스포츠 A..

전 세계 e스포츠 팬들 대전에 모인다… `MSI 2026` 카운트다운 시작
전 세계 e스포츠 팬들 대전에 모인다… 'MSI 2026' 카운트다운 시작

전 세계 e스포츠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글로벌 디지털 축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2026(이하 MSI 2026)'이 이틀앞으로 다가왔다. 28일 개막을 시작으로 7월 12일까지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회는 단순한 게임 이벤트를 넘어, 대전이 세계적인 e스포츠 허브로 공고히 자리매김하는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5년 첫발을 뗀 MSI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종목에서 하반기 열리는 '월드 챔피언십(롤드컵)'과 함께 양대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 대회다. 2026년 LoL 이스포츠..

[청년이 미래-3편] 결혼부터 주거까지, 청년부부 든든한 출발을 지원합니다
[청년이 미래-3편] 결혼부터 주거까지, 청년부부 든든한 출발을 지원합니다

"결혼을 계획하고 있지만, 치솟는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에 선뜻 미래를 설계하기가 망설여집니다." 결혼을 앞두고 미래 설계를 시작한 청년들이 마주한 가장 솔직한 고백인데요.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으로 가정을 꾸리기도 전에 망설임부터 앞서는 청년부부들. 대전의 청년부부라면 절대 놓쳐선 안 될 '특급 지원 사업' 두 가지를 짚어봤습니다. 결혼 초기 정착을 돕는 단비 같은 정책, '청년부부 결혼장려금 지원사업'과 신혼집 주거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주는 '청년부부 주택 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사업'이 그 주인공인데요. 먼저 '청년부부 결혼장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

  •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