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생의 시네레터] 악의 평범성과 낭만 형사 마석도 '범죄도시3'

  • 오피니언
  • 김선생의 시네레터

[김선생의 시네레터] 악의 평범성과 낭만 형사 마석도 '범죄도시3'

김대중(영화평론가/영화학박사)

  • 승인 2023-06-13 08:55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KakaoTalk_20230607_111507864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을 생각합니다. 물론 그녀의 말은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만행이 사이코패스 등 특이한 인물에 의한 것이 아님을 지적한 것입니다.

그러나 확장적으로 이해할 때 작품 초반부 2015년 인천 남항이라고 적시한 장면의 자막은 영화의 주요 모티프인 마약 문제가 더 이상 아주 특별한 장소나 상황의 것이 아님을 알게 합니다.



주인공 마석도에 맞서는 빌런 캐릭터 주성철이 또한 그러합니다. 1편의 장첸이나 2편의 강해상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먼 곳의 인물인 것과 다릅니다. 하얼빈이나 하노이는 주관객인 한국인들에게는 낯선 장소입니다.

그러나 주성철은 서울 한복판에서 활약하는 현직 경찰입니다. 그는 어쩌면 마석도 형사의 다른 버전일 수도 있습니다. 평범한 경찰이었다가 악에 노출되고, 일상화되면서 그것을 악이라 인식하지 못하는 존재로 변모됐을 겁니다.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악은 평범하고, 도덕적 선의지는 너무도 드물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영화의 주제를 오래도록 익숙한 권선징악이라고 쉽사리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마석도 형사는 악과 맞서 싸운 결과 이렇다 할 보상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리즈로 이어지는 그의 캐릭터는 승진을 했다든가, 경제적 부를 획득한 근거가 없습니다. 남루한 차림에 오래된 차를 타는 그는 몸 쓰는 일에 능할 뿐 그 어떤 정치 경제적 수완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그는 단지 "나쁜 놈은 꼭 잡는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혀 있을 뿐입니다.

3편에 이르는 '범죄도시'시리즈의 매력이 여기에 있습니다. 열심히 일했고, 성과도 충분하지만 적절히 보상받지 못한 채 여전히 현장에서 땀을 흘려야 하는 마석도 형사의 사회적 위상이 관객 대중들의 욕망과 잘 맞물립니다. 그가 만일 흥부, 춘향, 혹은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처럼 경제적, 신분적 보상이나 어여쁜 여인을 동반한 최고급 휴양지로의 휴가 등을 누렸다면 관객들이 이처럼 호응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제 관객들은 판타지를 통한 대리만족이 아니라 같은 처지의 주인공에게 정서적으로 공감하고 현실에 분노함으로써 위안을 받습니다.

마석도 형사는 앞서도 언급했듯이 드물고 귀한 캐릭터입니다. 어쩌면 적절히 보상되지 않는 현실과 도처에 널린 악에 노출되어 타락한 주성철이 더 평범할 수 있습니다. 그는 "반드시 살린다"는 TV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나 <다이하드> 시리즈의 존 맥클레인 형사와 같습니다.

/김대중(영화평론가/영화학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황종헌 전 수석, "36년간 천안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개척하는 순간"
  2. 아산시, 전국 최초 '가설건축물TF 팀' 신설
  3. 천안시 성거읍생활개선회, 26년째 떡국떡으로 온기 전해
  4. 천안시, '찾아가는 교통안전교육' 확대…고령층 6000명 대상
  5. 안장헌 충남도의회 예결위원장,차기 아산시장 출마 선언
  1. 대전 서구 도마·변동 13구역 사업시행계획 인가 '득'
  2. 천안법원, 장애인 속여 수억 편취한 60대 여성 '징역 6년'
  3. 아산시의회 탄소중립 특위, 활동보고서 채택하고 마무리
  4. 천안시, 주거 취약가구 주거안정 강화 위한 주거복지위원회 개최
  5. 천안법원, 전주~공주 구간 만취 운전한 30대 남성 '징역 1년 6월'

헤드라인 뉴스


행정통합 `따로 또 같이`…대전충남 특별법 `운명의 한주`

행정통합 '따로 또 같이'…대전충남 특별법 '운명의 한주'

여야와 정부가 행정통합을 추진 중인 3개 지역 특별법 국회 심사 과정에서 이른바 '따로 또 같이' 방침 적용을 시사하면서 대전충남 특별법 운명이 어떻게 판가름 날지 촉각이다. '따로 또 같이' 방침은 3개 지역 특별법의 공통 사항은 동일 수준으로 조정하고, 지역 맞춤형 특례는 개별 심사로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지역에선 광주 전남 특별법 등에 비해 자치 재정 및 권한이 크게 못 미치며 불거진 충청홀대론을 불식하기 위한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0~11일 법안소위를 열고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

대전시의회,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촉구… 민주당 통합추진에 제동
대전시의회,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촉구… 민주당 통합추진에 제동

대전시의회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진 중인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해 '주민투표' 시행을 공식적으로 촉구한다. 시의회 절대 다수당 지위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대전·충남통합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통합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대전시의회는 9일 오전 10시 제293회 임시회를 열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을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이번 회기는 해당 결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로, 의회 차원에서 주민투표를 공식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결..

설 앞두고 대전 농산물은 안정세지만, 축산은 계란·한우 등 강세
설 앞두고 대전 농산물은 안정세지만, 축산은 계란·한우 등 강세

설 명절을 앞두고 배추·무와 과일 등 농산물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지만, 한우와 계란 등 축산물 가격은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 따르면 6일 기준 대전 배추 한 포기 소매 가격은 4993원으로, 1년 전(4863원)보다 2.67% 인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 무 가격도 한 개에 1885원으로, 1년 전(2754원)보다는 31.55% 내렸고, 평년(1806원)에 비해선 4.37% 올랐다. 평년 가격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치다. 2025년 한때 작황 부진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

  • 취약계층을 위한 설맞이 사랑의 온정 나눔 취약계층을 위한 설맞이 사랑의 온정 나눔

  • 국민의힘 대전시당, ‘졸속통합, 차별통합 중단하라’ 국민의힘 대전시당, ‘졸속통합, 차별통합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