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취재기록-62]염계달 이름 딴 판소리 축제, 국내 처음으로 열린다…음성 가섭사, 24일 ‘2023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 개최

[10년간의 취재기록-62]염계달 이름 딴 판소리 축제, 국내 처음으로 열린다…음성 가섭사, 24일 ‘2023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 개최

‘인간문화재·외국인 소리꾼 등 전국 명창 총 출연’…염계달, 음성 가섭사서 ‘10년 독공’
‘구례, 보성, 음성’ 판소리 축제…‘전국 판소리 3대 축제’ 완성
상인스님 “음성, 세계적인 판소리 고장으로 만들 것”

  • 승인 2023-06-18 18:16
  • 손도언 기자손도언 기자
사진2-2가섭사 (1)
'2023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가 오는 24일 대한불교 조계종 제5교구 본사 법주사 말사인 음성 가섭사에서 펼쳐진다. 사진은 음성 가섭사.
중고제 기초 등 판소리 '성음 표준'을 만들었던 '염계달 명창' 판소리 축제가 충북 음성군 가섭사에서 개최된다. 염계달 조선시대 명창과 관련한 중고제 판소리 축제는 국내 처음이다. 염계달은 서양음악의 바흐같은 존재이자, 우리나라 판소리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음성군과 대한불교 조계종 제5교구 본사 법주사 말사인 음성 가섭사는 오는 24일 오전 11시 가섭사 경내에서 중고제·호걸제 시조 염계달 명창 독공처 기념, '2023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사진2-3석상인 스님 (1)
음성 가섭사 주지 상인스님.
특히 우리나라 판소리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명창의 업적을 기리는 '전국 판소리 3대 축제'가 이번 음성 염계달 판소리 축제로 드디어 완성됐다. 그동안 전국 2곳(구례, 보성)의 자치단체가 우리나라 대표 판소리 축제를 각각 열어왔다. 그러나 염계달 이름을 딴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가 개최되면서 '음성(중고제), 구례(동편제), 보성(서편제)'이라는 전국 판소리 3대 축제가 뼈대를 이루게 됐다.

KakaoTalk_20230617_230534666
'2023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 안내장.
전라도는 송흥록·송만갑 명창의 '구례 동편제 소리축제', 박유전·정응민 명창의 '보성 서편제 소리축제' 등 우리나라 대표 판소리 축제를 열어왔다. 동편제와 서편제 축제는 해당 지역 최고의 명창 소리를 규범으로 삼거나 각 소리제의 원류 명창을 비조(鼻祖)로 삼아 판소리 축제를 추진해 왔다.

충청도는 전라도와 달리, 판소리 명창의 뚜렷한 유적지 명칭(도시) 없이 '중고제'라는 유파 명칭만 내세워 축제를 열어왔다. 그런데 충북 음성군과 가섭사(중고제·호걸제 시조 '염계달 명창'이 10년간 독공해 득음한 장소)가 염계달 명창 유적지인 음성에서 그를 추모하는 국제 판소리 축제를 열게 됐다.

2023년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는 축제 이름에 '국제'자를 삽입, 염계달 소리의 가치와 판소리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염계달은 추천목과 경드름 등의 판소리 창법을 창안했는데, 출연자들은 판소리 5바탕 중에서 염계달 창법이 들어간 한 대목을 소리할 예정이다.

사진1-1신영희
신영희 판소리 국창.
먼저 우리나라 최고의 판소리 국창과 명창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과거 TV '쓰리랑 부부'에 출연해 입담을 과시하며 판소리를 널리 알린 인간문화재 신영희 국창과 전인삼 명창(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전남대 국악과 교수), 채수정 명창(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이수자·사단법인 세계판소리협회 이사장·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교수), 중고제 판소리 명가인 서산 심씨 가문의 마지막 후손 이애리 충남 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전수조교 등이 출연한다.

또 외국인 소리꾼들도 이번 무대에서 판소리 주요 대목을 들려준다. 카메룬 출신의 프랑스 국적 소리꾼인 마포 로르(2018년 프랑스 엘리제궁 한·불 대통령 만찬 공연·TVN 유재석의 유퀴즈 온더 블록 출연)는 흥보가 중 '박타는 대목'을, 아르메니아 출신인 헤본디얀 크리스티나(전남대 국문과 박사과정)는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각각 열창한다.

이밖에 김영희 연주자의 '심상건류 가야금산조', 황은진 소리꾼의 춘향가 중 '십장가 뒤의 풍경', 전미선 명인의 해금 독주 '지용구류 해금산조'와 '그리스 음악' 등을 공연한다. 조동언 판소리 명창은 '오소서, 오소서, 그리고 가소서'의 민요 무대를 꾸민다. 소리북과 장구는 이승엽 대구시립국악단 단원이 맡는다.

사진1-3노재명 저서_염계달 명창과 수궁가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 저서(염계달 명창과 수궁가 앞 표지).
특히 이번 2023년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를 기념해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이 집필한 '중고제·호걸제 판소리 시조 염계달 명창과 수궁가' 서적(가섭사·국악음반박물관 편, 그래서음악 발행)이 출판된다.

뿐만 아니라, 이번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에서는 판소리 국제 교류 세계화를 위한 '국제 문화예술 자매결연'도 추진된다. 음성 가섭사는 이날 부탄왕국과 MOU(업무양해각서)를 체결한다. 가섭사와 부탄왕국은 이번 MOU를 계기로 앞으로 상호 전통가무악 초청 공연, 연구, 출판 등 국제 문화 교류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김한영 주한부탄왕국명예총영사관은 이날 부탄 왕국의 귀환 탱화를 음성 가섭사에 기증한다.

2023년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 추진단장이자, 음성 가섭사 주지 상인스님은 "음성 가섭사에서 염계달 명창 이름을 걸고 전국 판소리 3대 축제 중 하나인 중고제·호걸제 축제를 마련하게 됐다"며 "올해 판소리가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걸작으로 지정된 20주년인데, 올해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를 시작으로 장차 음성을 세계적인 판소리의 고장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염계달 명창은 중고제와 호걸제 판소리의 원류 명창으로 순조(1800~1834년 재위), 헌종(1834∼1849 재위), 철종(1849~1863년 재위) 때 활약한 '판소리의 아버지'로 통한다. 타고난 판소리 천재였던 그는 10년간 변변한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걸식을 하며 외진 사찰에서 상투에 끈을 달아 천정에 매고 잠을 떨치면서 혹독한 독공을 했다. 그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8명창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혔고, 왕으로부터 동지 벼슬 직함을 얻기도 했다. 그는 독공 당시, 반나체로 다니는 등 자유분방한 기인의 풍모도 지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회 규범에 얽매이지 않았던 기질은 중고제, 호걸제의 시초를 여는 독창적인 판소리를 개척하는 데 원동력이 됐다는 게 '염계달 명창과 수궁가' 저자 노재명 관장의 견해다.

염계달은 추천목과 경드름 등의 창법을 창안했다. 이런 창법은 전반적으로 밝고 재기발랄하고, 호탕함을 느끼게 한다. 그의 활달하고 호방한 풍모가 잘 반영된 소리라고 할 수 있다.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 저서 '염계달 명창과 수궁가'에 따르면 그는 판소리 열두 바탕 중에 특히 장끼타령, 흥보가, 춘향가, 수궁가를 잘 불렀는데, 그의 중고제·호걸제 수궁가 일부가 동편제 수궁가에 전파돼 현재까지 불리고 있다.
손도언 기자 k-55so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李정부 2차 공공기관 이전 초읽기…대전 '우선 배치' 촉각
  2. 가을 제철 수산물 가격 들썩… 꽃게·전어 두 배 급등
  3. 온통대전, 카드 없이 QR코드로 결제한다… 정부 지원율 변화도 관심
  4. 스토킹 피해 신고했던 전 연인 살해 40대 구속
  5. 대전시의회, 이효식 대전도시공사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
  1. 국정자원 대전 잔류 위해 추가 부지 발굴… 유치 경쟁 속 대응 본격화
  2. 정부·민주당, 행정수도특별법·행복도시특별법 최우선 처리 약속
  3. '양성자 암치료센터' 건립 나선 세종, 중부권 첨단의료 거점 노린다
  4. 대전 선도지구 선정 방식 변경에 재도전 구역 희비 교차
  5. 대전혁신센터, 스케일업 투자지원 민간운영사 업무협약

헤드라인 뉴스


연료기지 최적지 나왔지만… 수소트램 도입여부 안갯속

연료기지 최적지 나왔지만… 수소트램 도입여부 안갯속

대전 도시철도 2호선 수소트램 운영에 대비한 수소연료 생산·공급시설의 최적 입지로 동구 구도동 일대가 제시됐다. 다만 주요 후보지 모두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시설 조성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한 데다, 대전시가 트램 급전방식 변경 여부를 검토 중인 점은 변수로 꼽힌다. 28일 대전연구원이 발표한 '수소연료공급시설 입지분석 및 제도개선 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대전지역 수소 수요 전망과 공급시설 입지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남대전톨게이트 인근인 동구 구도동 12-3 일대를 최적 후보지로 선정했다. 이번 연구는 수소트램..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 `AI 혁신의 새 장을 열다`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 'AI 혁신의 새 장을 열다'

대전의 미래 산업과 대한민국 소프트웨어(SW) 생태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거점인 '대전이노베이션 아카데미'가 28일 14시 대전시 서구 월평동서 공식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교육 과정은 AI 활용 인재를 양성하는 네이티브 과정(5개월)과 인공지능 올인원 과정(18개월)으로 운영된다. 대전시와 진흥원은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 개소를 시작으로 지역 AI 및 소프트웨어(SW) 생태계를 이끌어갈 핵심 거점으로 이끄는 한편, 대전시는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가 대한민국 ICT 생태계의 판도를 바꾸고, 지역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창..

[르포] 합친 지 27년, 도시 이름까지 바꿨다… 단바사사야마의 생존법
[르포] 합친 지 27년, 도시 이름까지 바꿨다… 단바사사야마의 생존법

수도권 일극 체제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할 해법으로 추진된 충남·대전 행정통합이 첫 출범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다시 출발선에 섰다. 하나의 경제·생활권을 구축하고 지역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주민 동의와 재정·권한 이양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해졌다. 행정구역을 하나로 묶는 것만으로 통합의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행정통합을 경험한 일본과 대만 역시 행정 효율화와 재정 기반 강화라는 기대 속에 주민 갈등과 재정 부담, 지역 간 불균형이라는 숙제를 마주했다. 본보는 일본의 헤이세이 대합병과 오사카 행정체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미래 진로직업 체험 미래 진로직업 체험

  •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

  •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