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생의 시네레터] 모험의 시공간을 위한 맥거핀 '인디아나 존스 : 운명의 다이얼'

  • 오피니언
  • 김선생의 시네레터

[김선생의 시네레터] 모험의 시공간을 위한 맥거핀 '인디아나 존스 : 운명의 다이얼'

김대중(영화평론가·영화학박사)

  • 승인 2023-07-06 08:49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KakaoTalk_20230705_125443039
맥거핀은 스릴러 영화의 대가 앨프리드 히치콕의 작품에 사용된 장치를 설명하는 용어입니다. 영화 초반 중요하게 제시되어 끝까지 긴장과 갈등을 유지하게 만드는 물건을 말합니다. 그러나 그 물건은 막상 마지막에 이르러 정체가 드러나면 기대했던 것만큼 대단하지 않습니다. 다만 내러티브를 끌고 가는 장치일 뿐입니다.

이 작품에 나오는 '안티키테라'는 전형적인 맥거핀입니다. 운명의 다이얼로 불리는 이 장치는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가 만들었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영화가 보여주려 하는 것은 안티키테라를 차지하기 위한 인물들 간의 갈등과 분투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펼쳐지는 모험과 액션이 중요합니다. 역시나 영화가 끝나고 나면 안티키테라가 그렇게 대단한 것이었나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종결작답게 영화는 고대 유물을 지렛대 삼아 그걸 찾아 나선 사람들의 젊은 시절이었던 2차 세계 대전 무렵부터 그들이 늙어버린 1969년까지를 그려냅니다. 현재로부터 적어도 50년 전, 멀게는 70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아직 기계가 인간의 보조 수단이고, 사람이 몸으로 많은 일을 해야 했던 시절 말입니다. 역으로 영화는 우리가 사는 현재의 시점이 모험의 시대가 아님을 말해줍니다. 인공지능을 위시한 첨단 기계 문명의 발전은 편리하고 굉장하지만, 그만큼 미지의 세계를 향해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는 인간들의 용기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인디아나 존스 역을 맡은 배우 해리슨 포드의 액션은 말 그대로 고전적입니다. 말을 타거나, 기차 위를 뛰어다니고, 채찍을 휘두르며 적과 싸웁니다. 이 작품의 촬영과 편집 역시 전통적 액션 영화의 장르적 관습과 스타일을 충실히 보여줍니다. 아울러 그 유명한 행진곡풍의 트럼펫 멜로디가 유려하게 흐릅니다. 하지만 몇몇 비판적 지적처럼 이 영화는 존스에 맞서는 나치 출신의 교수 위르겐 폴러나 경매상 겸 대녀인 헬레나 쇼와의 대립과 갈등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실상 그들은 인디아나 존스의 모험가적 열정과 도전에 대한 헌정과도 같은 이 작품에 동원된 조역에 지나지 않습니다.



위대한 액션 배우와 그의 멋진 활약이 빛나던 시리즈는 이제 아름다운 과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것을 기억하게 하는 장치입니다. 맥거핀처럼 말입니다.

/김대중(영화평론가·영화학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구도동 식품공장서 화재…통영대전고속도로 검은연기
  2. 유성복합터미널 공동운영사 막판 협상 단계…서남부터미널·금호고속 컨소시엄
  3. 11월 충청권 3000여 세대 아파트 분양 예정
  4. 대전권 대학 대다수 기숙사비 납부 '현금 일시불'만 가능…학부모 부담 커
  5. 김장 필수품, 배추와 무 가격 안정화... 대전 김장 담그기 비용 내려가나
  1. 대전교육청 교육부 시·도교육청 평가 '최우수'
  2.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전국 신청률 97.5%… 충청권 4개 시도 평균 웃돌아
  3. ‘여섯 개의 점으로 세상을 비추다’…내일은 점자의 날
  4. 대전대 박물관, 개교 45주년·박물관 개관 41주년 기념 전시회 개최
  5. 최고 1436% 이자 받아챙긴 40대 대부업자 실형

헤드라인 뉴스


CTX 민자적격성조사 통과… 충청 광역경제권 본격화

CTX 민자적격성조사 통과… 충청 광역경제권 본격화

대전과 세종, 충북을 통합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대전~세종~충북 광역급행철도(CTX) 사업이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이 본격화 됐다. 4일 국토교통부와 대전시에 따르면 비수도권 최초의 광역급행철도인 대전~세종~충북 광역급행철도(CTX) 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민자적격성 조사는 정부가 해당 사업을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절차다. 이번 통과는 CTX가 경제성과 정책성을 모두 충족했다는 의미로 정부가 민간 자본을 유치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

11월 13일 수능 당일 8시 10분까지 입실해야… 모바일 신분증 `불가`
11월 13일 수능 당일 8시 10분까지 입실해야… 모바일 신분증 '불가'

13일 열리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 수험생은 8시 10분까지 시험실에 입실해야 하며 반드시 수험표와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단 모바일 신분증은 인정되지 않으니 주의가 요구된다. 교육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의 수험생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교육부는 수험생들을 향해 수능 하루 전인 12일 예비소집에 반드시 참여해 수험표를 수령하고 시험 유의사항을 안내받을 것을 당부했다. 수험표에 기재된 본인의 선택과목을 확인해야 하며 시험 당일 시험장을 잘못 찾아가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위치를 파악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시험 당..

與野 대표 대전서 맞불…지방선거 앞 충청표심 잡기 사활
與野 대표 대전서 맞불…지방선거 앞 충청표심 잡기 사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약 7개월 앞두고 여야 지도부가 잇따라 대전을 찾아 충청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4일 한남대에서 특강을 했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5일 대전시청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주재하는 등 충청권에서 여야 대표가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거대 양당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내년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금강벨트에서 기선을 잡기 위한 전략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5일 대전시청에서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국비 확보 현황과 주요 현안을 점검한다. 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 전국 최고의 이용기술인은? 전국 최고의 이용기술인은?

  •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