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 다문화]에어컨, 냉장고 없는 유년시절의 여름을 어떻게 보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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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 다문화]에어컨, 냉장고 없는 유년시절의 여름을 어떻게 보냈나.

  • 승인 2023-09-19 16:44
  • 신문게재 2023-09-20 10면
  • 고영준 기자고영준 기자
냉장고 안의 얼음물을 마시고 에어컨 바람을 쐬다 보니 무더운 여름이 슬그머니 지나갔다, 예전의 여름에는 에어컨이 없고 냉장고도 없었는데 우리는 어떻게 지냈단 말인가.

냉장고가 없던 시기, 무엇을 먹었을까,여름에 가장 어울리는 과일은 당연히 수박이다, 수박을 사 오면 엄마는 찬물 한 대야를 받아 수박을 물에 담가두시거나 근처 개울에 갖다 놓으신다.



무더운 오후에 함께 둘러앉아 수박을 먹으면 너무 시원하다.

그때는 아이스크림 종류가 별로 없었는데, 작은 아이스바 한 개가 5전(한국돈 10원)이였고, 천천히 먹으면 마지막에 색깔이 없어지고 하얀 얼음 찌꺼기만 남았다.



그때는 왜 아이스바를 파는 아주머니의 자전거에 두꺼운 솜이불이 덮여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스마트폰이 없던 여름, 무엇을 했을까, 밥을 먹고 모두가 아파트 입구에 앉아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때때로 회사에서 설치한 노천 영화가 있었는데, 마치 즐거운 저녁 파티와 같았다.

영화 커튼 옆에는 아이스바를 파는 사람과 간식을 파는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은 작은 걸상을 들고 일찍 자리를 차지하러 갔었다, 늦게 도착하면 앉을 곳이 없었고, 또 영화 반대편에 가서 보는 사람도 있었다.

아이들은 가만히 앉아 있질 못하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반딧불을 잡고 매미를 찾았다, 매미는 매미가 되기 전에 영양가가 매우 높다고 한다, 우리는 저녁에 손전등을 들고 나와 느낌에 따라 큰 나무에 가서 매미를 찾았다.

매번 오빠가 나보다 훨씬 많이 잡았던 것이 기억난다. 그리고 다음날 간식이 하나 더 생겼는데 매미 유충 튀김이었다, 낮에는 친구들과 밀밭에서 숨바꼭질을 하거나 개울에 가서 물고기를 잡았다.

에어컨이 없는 시절 무척 더웠을 텐데 어떻게 지냈을까, 어렸을 때 집 천장에 선풍기 하나가 있었는데 윙윙거리는 소리만 들렸을 뿐 사실 시원한 바람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때의 부들부채는 가장 좋은 물건이다, 엄마는 내가 잠들 때까지 계속 부채질을 할 것이다, 흰색 조끼와 큰 반바지에 부들부채를 들고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가장 더울 때는 밤에 돗자리를 깔고 가족들과 실외에 누워 별을 보며 잔다, 별을 보고 자는 것은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았다, 모기가 가장 큰 문제인데 '청량유','풍유정'은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모기약이다.

10년 전 이집트에 갔을 때 모기약 '청량유'를 많이 가지고 갔는데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 모기약을 상인에게 주고 가격을 깎았던 기억이 있다.

이번 여름에 어느 날 40도의 고온에서 아이와 함께 큰 나무 아래에서 배구 연습을 할 때 공이 고공으로 날아가 우뚝 솟은 오동나무를 보았다.

잎과 그림자가 흔들리는 틈새에서 에어컨과 냉장고가 없고 정말 간단하고 단순했지만 한없이 즐거웠던 여름날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웃고 있다. 당리(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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