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골령골 발굴유해서 첫 신원확인… 4·3사건 김한홍씨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대전 골령골 발굴유해서 첫 신원확인… 4·3사건 김한홍씨

제주4·3평화재단 골령골 유해 200구 감식 중 확인
진실화해위 2천구 감식 시작해 신원확인 확대될듯

  • 승인 2023-09-25 17:27
  • 신문게재 2023-09-26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골령골11
6월 27일 대전 골령골에서 산내학살사건 합동위령제에서 유가족들이 흰국화를 바치며 부모와 형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6·25전쟁 발발 직후 우리군과 경찰에 의해 대전 골령골에서 희생된 유해 중에서 제주4·3사건 당시 행방불명된 고(故) 김한홍씨의 유해 신원이 확인됐다. 이와 별개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민간인 학살 희생자 유해 2000여 구에 대한 유전자 감식을 시작해 신원이 밝혀지는 사례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25일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대전 동구 골령골에서 수습된 유해 중 70구에 대한 유전자 감식 결과 제주시 조천면 북촌리 출신의 고 김한홍 씨의 유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김한홍 씨는 제주4·3 당시 토벌대와 무장대를 피해 마을에서 떨어진 밭에서 숨어지내다가 26살이던 1949년 1월 말 '군에 와서 자수하면 자유롭게 해주겠다'는 소문에 자수하고 주정공장수용소에 수용된 후 소식이 끊겼다고 유족들은 밝혔다. 수형인 명부에는 희생자가 1949년 7월 4일 징역 7년 형을 선고받고 대전형무소에서 복역한 사실이 등재돼 있다. 김씨의 아들은 부친을 찾기 위해 2018년 채혈해 유전자 분석을 의뢰했고 2020년 아들까지 사망했으나, 올해 진행된 유해 감식에서 채혈된 유전자와 골령골 발굴 유해 사이 친자관계가 성립하는 것을 확인했다. 대전 골령골에서 현재까지 1441구의 유해가 발굴됐으나, 유전자 감식을 통해 이름과 후손이 확인된 사례는 처음이고, 제주4·3 행방불명인의 유해가 제주도 이외 다른 지역에서 발굴된 것도 처음이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골령골에서 발굴된 유해 중에서 제주 4·3사건 희생자를 확인하기 위해 올해 200여 구에 대한 유전자 감식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었고, 1차 70구에 대한 검사를 완료한 결과다. 제주도는 김씨 유해 확인을 최근 김씨의 손자 등 유가족에게 통보했고, 10월 4일 세종 은하수공원에서 유족회 주관으로 제례를 진행한 후 화장해 항공기를 통해 제주로 봉환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진실화해위는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사건의 희생자 유해가 봉안된 세종추모의집에 안치된 2800여 구의 유해 중 2000구에 대한 유전자 감식을 시작했다. 검체를 제출해 유전자 감식을 의뢰한 골령골 희생자 유족회 500여 명과 대조해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대전시장 도전 許 출판기념회에 與 일부 경쟁자도 눈길
  3.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4.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5.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1.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2.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3.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4.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5.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