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국에서 알린 ‘D(DAEJEON)-무용’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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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국에서 알린 ‘D(DAEJEON)-무용’의 아름다움

5년만에 해외 무대에서 선 대전시립무용단
9월 24일부터 10월 2일까지 미국서 3차례 공연 선봬
창작 공연에 해외인과 현지 교민들의 뜨거운 호응

  • 승인 2023-10-12 09:56
  • 수정 2023-10-13 14:06
  • 신문게재 2023-10-13 9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26일_시애틀메카우홀_고향의봄
26일 대전시립무용단이 시애틀 메카우홀에서 1부 고향의 봄을 공연하는 모습.
한류열풍으로 한국문화가 국제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해외로 진출해 대전 무용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이들이 있다. 바로 대전시립무용단이다. 지난해 국내 국공립 공연 단체들을 대상으로 한 외교부 해외파견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코로나19 이후 5년 만에 해외 무대에 섰다.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었던 만큼 9월 24일부터 10월 2일까지 미국 시애틀과 포틀랜드 일대의 유명 공연장에서 세 차례 공연해 박수갈채를 받고 왔다. 특히 대전 출신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의 일대기를 다룬 '천몽' 등 대전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무용 공연을 선보여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공연을 끝내고 돌아온 김평호 대전시립무용단 예술감독과 주역 무용수인 김임중, 이지영, 이현수, 서예린 수석 단원을 만나 이번 투어의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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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대전시립무용단 예술감독
투어에서 대전시립무용단은 시애틀 메카우홀 수잔 브롯만 공연장과 우먼스 유니버시티 클럽, 포틀랜드 주립대 링컨홀 무대에 섰다. 특히 시애틀 메카우홀의 경우 2300석 달하는 대규모 공연장이었지만, 2000명의 관객이 공연을 찾았다. 오랜만에 서는 해외 무대일 뿐 아니라 빡빡한 일정에 걱정도 많았지만, 외국인과 현지 교민들의 기립박수에 투어 공연은 무용단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김평호 예술감독은 "메카우홀의 경우 전문 스텝이 음향, 조명 등 파트별로 25명이나 되는데, 무대 장인들이 많아 걱정을 덜 수 있었다"며 "1부 끝나고 관객 반응을 살피러 갔는데, 엉엉 우시는 교포도 계셨다. 우리 작품이 신비롭고, 혼이 담겨 있는 거 같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26일메카우홀객석
26일 메카우홀 객석 모습
오랜만에 해외 무대에서 선 이지영 단원은 "한국 교민들도 만나다 보니 우리의 마음을 더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진심을 다해 춤을 췄고 잘 전달돼 호응도 해주셔서 기분이 좋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첫 해외 투어를 떠난 서예린 단원 역시 "공연장에 선 것 자체가 재밌고 신기했다"며 "여러 작품을 하느라 무용수들이 고생 많았다. 감독님과 지도위원 선생님, 스텝, 선·후배님들도 수고 많으셨다"고 말했다.

무용수
왼쪽부터 김임중, 이지영, 이현수, 서예린 무용수
공연은 1~2부로 나뉘어 진행했다. '0시의 제단-그 시원으로부터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1부에서는 고향의 봄을 주제로 한 전통무용을 선보였다. 이번 미국공연을 위해 김평호 감독은 충청도가 가진 이미지를 담아 '향 장고 춤'을 만들었다. 2부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서사 무용극 '단재의 꿈 -천몽(天夢)'이다. 그동안 무용단이 선보였던 대표무용극으로 신채호의 사상과 인간적 고뇌, 뜨거웠던 삶을 춤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29일_포틀랜드_선비춤
29일 포틀랜드 공연장에서 진행한 1부 선비춤 공연 모습.
김임중 단원은 "천몽 같은 경우에는 외국인들이 다소 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케이팝처럼 화려한 문화도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픈 역사와 문화도 있는 걸 전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공연이었다"며 "무용이 말이 없는 예술이지만, 단원들이 다 열심히 해주셔서 의미가 전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평호 감독은 "우리 민족이 가진 음악의 언어가 엄청나다고 본다"며 "오페라와 발레, 뮤지컬 등 외국 공연 대부분은 4분의 4박자다. 우리는 가장 느린 음악이지만, 엄청난 리듬과 장단, 드라마틱한 기승전결을 가지고 춤을 만든다. 흥도 있지만, 심금을 울리는 한의 정서도 있어 복합적인 정서가 해외 인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27일_우먼스_장구춤
27일 우먼스 유니버시티 클럽에서 진행한 장구춤 공연 모습
물론 빡빡한 투어 일정에 단원들의 체력적인 고충도 있었다. 공연장마다 특징이 다른 만큼 빠른 시간 안에 무대 적응도 해야 했다. 바닥을 딛고 동작을 취해야 하는 만큼 무용수들은 공연장 바닥에도 예민할 수밖에 없다. 턴을 할 때 힘의 세기를 조절해야 하는 등 공간에 대해 이해할 시간도 필요했다.

이현수 단원은 "시차 적응이 안된 채로 일정이 타이트하게 진행되다 보니 컨디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했다"며 "이번 투어를 통해 공연을 준비하고 쉴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해외 공연이 이번이 끝은 아니다. 매년 무용단을 비롯해 대전시립예술단은 해외공연을 했었다. 코로나19로 3년간 주춤하기도 했지만, 내년부터 대전시립교향악단을 시작으로 다시 해외에 나간다. 대전의 문화예술을 본격적으로 알릴 시기가 온 거다.

김평호 감독은 "앞으로 단체별로 대규모 인원이 해외에 나갈 때도 있지만, 소규모로도 세계 시장에 노크를 해볼 수 있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에든버러 축제 등 해외 페스티벌에 소규모로 가서 공연을 통해 대전을 알리는 등 세계 시장에 도전해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26일_시애틀메카우홀_부채춤
26일 시애틀메카우홀에서 선보인 1부 부채춤 공연 모습
한류 열풍과 더불어 대전을 알리기 위해 그동안 대전에서는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공연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대전시립무용단은 천몽과 천년의 춤, 월인천강지곡 등 로컬 역사와 인물을 소재로 한 창작 기획공연을 다수 선보이기도 했다. 김평호 감독은 대표 공연으로 대전시립예술단이 다 함께 참여하는 공연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김 감독은 "대전시립예술단 전체가 참여하는 대전을 대표하는 오페라공연이 있으면 좋겠다"며 "20년 전에는 뮤페라(뮤지컬+오페라) '신 실크로드' 등 대전시립예술단이 함께 공연하기도 했지만, 단체들의 스케줄이 있고 주도해서 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도 없다 보니 각자도생하게 된 거 같다. 예술단 전체가 하나가 돼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본다"고 말했다.

이현수 단원은 "좋은 공연 레파토리는 계속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며 "물론 앵콜 공연을 계속하면 관객들의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거듭 공연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고 그에 대한 지원도 수반돼야 한다. 사실 예산이 가장 큰데, 앞으로의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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