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나를 만나러 가는 시간, 수업 성찰!

  • 오피니언
  • 교단만필

[교단만필] 나를 만나러 가는 시간, 수업 성찰!

조태욱 중일고 교사

  • 승인 2024-04-11 16:48
  • 신문게재 2024-04-12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40411110938
조태욱 중일고 교사
저는 교사로서 십수 년 수업에서 학생들을 만나왔습니다. 제 수업 시간 속에서 '학생들의 배움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져봅니다. '나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들만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암기를 강요한 것은 아닐까?, 학생들에게 진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수업은 무엇인가?' 해가 갈수록 나를 짓누르는 문제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 해답을 찾으러 교실 문을 두드립니다.

'학교란 무엇인가, 선생님이 달라졌어요' EBS 다큐 프라임을 제작한 정성욱 PD는 수많은 '학교의 위기'를 목격했다고 말합니다. 그 위기는 집보다 학교에서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일 것입니다. 배움의 기쁨보다는 문제 풀이 요령만 가르쳐준 교사가 주된 이유일 것이고 저도 거기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예전에 저는 학교라는 현장의 중심에 있지만 '학교 위기, 교실 붕괴'를 먼저 '내 탓'이라 인정하지 않았고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막연한 생각으로 노력을 게을리하는 학생들에게 책임을 돌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저는 교사로서 배움이 있는 교실, 앎의 즐거움을 느끼는 교실을 학생들과 함께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배움이 있는 교실의 시작점은 어디일까요?' 그 해답은 아마 학생들을 배움의 동반자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절대적인 지식 측면에서 학생들이 교사보다 열등한 존재가 아니라 배움을 함께 하는 동반자로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사가 모든 것을 알 수도 없고 학생들이 교사에게 배운 지식으로 일생을 살아가는 시대는 이미 끝났습니다. 학생들이 부딪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해답을 찾는 자세, 즉 학생들이 배움으로의 여정에서 힘들어하는 부분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교사가 제가 바라는 이상적인 교사상입니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교육학자인 죤 듀이는 'We don't learn from experiences. We learn from reflecting on experience'라고 말했습니다. 즉, '우리는 경험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성찰하는 과정에서 배운다.'라는 말입니다. 교실에서 학생들을 수년간 가르쳤다고 해서 유능한 교사가 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수업에 대한 성찰이 없다면 스스로 자신의 부족한 점을 찾기 힘들고 교실 안에서 학생들의 진정한 배움이 일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수업과 학생들의 배움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저는 학생들이 배울 때 가장 어려운 부분에 대해 더욱 집중하게 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쉽고 명확한 예시와 보기에 대해 시간을 쏟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조금 뒤처지는 학생들을 위해 수업시간 안에 해낼 수 있는 학습량을 주어 그들도 학습의 성취감을 느끼게 수업을 바꾸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이 배운 지식을 실제로 적용하고 활용할 때 가장 몰입합니다. 학생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중요한 교과서 개념을 자신만의 언어로 설명하는 마인드맵 그리기, 자신의 미래 배우자에게 영어 편지 쓰기,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의 일부분을 영어로 더빙하는 것 등의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자신이 배운 지식이 책 바깥에서도 유용함을 알고 배움의 참 즐거움을 느끼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똑같은 수업을 여러 교실에서 반복하면서 생긴 요령을 가지고 스스로 잘 가르친다고 위안 삼았던 저는 이제 수업 성찰이라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참 배움에 대해 고민합니다. 일기를 쓰듯이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무엇이었고, 실제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었으며,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는지를 떠올려 봅니다.

오늘도 저는 수업 성찰을 통해 학생들의 배움의 동반자로서의 저를 마주합니다. 조태욱 중일고 교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법원, 정차 차량 들이받고 도주한 40대 여성 '징역 1년 6월'
  2. 천안시의회 박종갑 의원, 경로당 안마기기 구매 과정 점검 필요성 제기
  3. 천안시의회 노종관 의원 대표발의, '천안시 지역생산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본회의 통과
  4. 행복청, 2026년 4월 중앙동 전진 배치...행정수도청 시동
  5. 국립한밭대 교수 연구팀, 데이터센터 설비인프라 연구 성과 입증
  1. 충남콘텐츠진흥원 지원기업, 데이터 창업대회 대통령상 쾌거
  2.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3. 백석대 상담대학원, 서울보호관찰소와 교류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4. 연암대 연합팀 '7DO', 충청·강원권 공유·협업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대상
  5. 한밭새마을금고, 취약계층 위한 성금 1000만 원 기탁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5극 3특' 체제를 거론하며 "지역 연합이 나름대로 조금씩 진척되는 것 같다"면서도 "협의하고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규모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생..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가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김태흠 지사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안병철 지엔씨에너지 대표이사, 정영훈 디씨코리아 대표이사와 당진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3만 3673㎡(1만 평) 부지에 건축연면적 7만 2885㎡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위해 지엔씨에너지는 디씨코리아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2031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엔씨에너지는 이와 함께 200여 명의 신규 고용..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넘어섰다. 평당(3.3㎡) 분양가로 환산하면 2797만 원에 달했다. 5일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827만 원이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로 1년 새 6.85% 올랐다. 전국 ㎡ 당 분양가는 지난 2021년 530만 원에서 2023년 660만 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75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상승 흐름은 더 빨라져 9월 778만 원, 10월 798만 원, 11월 827만 원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