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발 개헌론에 더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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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발 개헌론에 더 집중해야 한다

  • 승인 2025-02-03 17:42
  • 신문게재 2025-02-04 19면
정치적 위기 때마다 주요 화두로 떠올랐던 소재가 '개헌'이다. 정치권과 지역에서 잠복해 있던 개헌론이 분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직 대통령이 사달을 낸 계엄·탄핵 정국에서 특히 주목받는 부분이 권력구조론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휩싸였던 개헌 격랑과 유사하다. 그러면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자는 공감대는 확장돼 있다.

논의의 중심엔 너무 강한 대통령 권한을 분산시킬 권력구조 개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 지금이 적기라며 추진 중인 지방분권형 개헌은 중요하다. 시·도 의견을 수렴해 헌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합의 가능한 사안부터 정리해 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역이 주도하면 개헌 논의가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이끌리는 걸 막는 효과까지 있다. 후진적 정치 풍토를 바꾸는 데도 일조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개헌 관련 입장과 소신을 밝히는 단체장들이 늘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가 3일 지방분권 주장과 함께 제시한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도 우리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검토해볼 대상이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승자독식의 정치 구도를 깨기 위한 개헌을 역설한 바 있다. 일당 독점 폐해를 막으려면 양원제까지 논의 대상에 못 넣을 것은 없다. 국가 운영 시스템의 개보수를 위해서는 최민호 세종시장이 꾸준히 강조하는 행정수도 개헌 역시 약방의 감초와 같다. 지방분권이나 정치개혁과도 연관이 깊다.

발제만 하고 번번이 실패했던 그동안의 개헌 추진 사례들은 꼭 곱씹어봐야 한다. 다음 대선에서 권력을 잡을 가능성 등 유불리에 따라 선 그을 사안은 아니다. 정치·사회·문화적 변화가 담기지 않은 헌법 테두리 안의 개혁은 한계를 드러냈다. 누구나 말하지만 누구도 실현하지 못한 개헌에 집중할 시기가 오고 있다. 거대 양당의 정치공학적 계산을 한꺼번에 충족해야 하는 개헌은 어렵다. 대선 후보로 꼽히는 인사들이 정치적 셈법을 곁들여 내세우는 개헌론은 더 난해하다. 지역이 동참해 헌 집 허물고 새집을 지으면 여러모로 좋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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