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학교급식 갈등 확산 조짐… 야자 취소에 조리원 간 이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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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학교급식 갈등 확산 조짐… 야자 취소에 조리원 간 이견도

  • 승인 2025-04-09 17:33
  • 수정 2025-04-09 18:34
  • 신문게재 2025-04-10 6면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통신
A고교가 발송한 석식 중단 안내 가정통신문. /독자 제공
대전 A고교 '당일 급식파업' 여파로 야간자율학습(야자)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저녁 밥 중단이 계속되는 가운데, 급식 갈등이 지역 전체 학교로 확산할 조짐이 보여 해결책이 시급하다. 학생들의 급식 피해는 물론 야자신청 취소로 인한 학습권 침해, 조리원 간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중도일보 4월 2일자 6면 보도>

9일 A고교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에 따르면 급식 국그릇 사용문제 등을 놓고 학교측과 충돌한 조리원들이 3월 31일 당일 파업을 선언한 이틀 뒤인 4월 2일부터 석식이 중단됐다. 학교는 학교운영위 논의를 거쳐 7일 석식 중단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가정통신문엔 "조리원 쟁위행위 내용 적용 땐 급식 질이 낮아져 부득이하게 석식 중단을 결정했다"며 "원만한 합의를 통해 석식 운영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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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비노조 대전지부의 조리원 준법투쟁 포스터. /독자 제공
학비노조 대전지부는 학교측의 석식 중단을 노조 쟁의행위에 대한 보복으로 규정했다. 유석상 조직국장은 "학교의 일방적 결정으로 석식이 중단됐다"며 "조리원 근로강도 완화를 합법적 쟁의활동 보장 하에 교육청과 교섭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급식 갈등이 지역 전체학교로 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학교마다 쟁점이 되는 사안과 노조 가입 조리원들의 쟁위 참여도는 다르지만, 전체적인 직종교섭 요구안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7일 대전 B중학교에서는 조리원들이 덩어리 식재료를 거부하며 미역 없는 미역국이 배식됐고, 3월 C초등학교에서도 학생 자율배식대 청소 등의 문제로 급식파업 통보 후 마무리 정리를 하지 않고 퇴근한 일이 있어 지역 학교의 파업 확산이 우려된다.



A고교의 경우 석식 중단 이후 야자 신청 취소 사례가 늘어 학습권과 영향권 침해 지적이 나온다. 평균 145명이었던 석식 이용 야자 참여 학생은 석식 중단 이후 69명으로 절반이나 감소했다. 야자에 참여하지 않고 석식만 먹는 학생도 114명에 달해 총 259명의 학생들이 외식이나 도시락을 싸는 등 각자 끼니를 때우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예고 없는 급식 파업에 석식까지 중단되자 학부모 원성이 커지고 있다. 8일 아침 A고교 교문 앞에선 학부모들이 '아이들은 배고파요'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고, 지역 온라인커뮤니티엔 학교가 3월에 애벌세척기 교체 지원을 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비난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급식조리원 간 이견도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익명의 급식 조리원은 "조리시간 단체 대화방에 업무거부 내용과 투쟁 의지를 밝힌 글이 올라와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며 "조리원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노조의 요구사항엔 공감하지만, 학생 급식이 중단된 상황에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급식 갈등이 다른 학교로 번질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일각선 대전교육청이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대전교육청은 3월 '교육공무직 직종별 쟁의행위 관련 대응안내' 공문을 각 학교에 발송한 바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과거 예고된 파업과는 달리 돌발적 파업이 발생해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사안에 대해서 내부 검토 중"이라며 "조속히 노조와 교섭을 재개해 학생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은지 기자 lalaej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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