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칼럼] 116. 종교는 양날의 칼이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염홍철 칼럼] 116. 종교는 양날의 칼이다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 승인 2025-04-17 12: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염홍철칼럼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요즘 개신교, 더 나아가 종교에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9·11테러 후에 일부의 무신론자들에 의해 종교의 해악을 비판하는 논의들이 많았는데, 최근 우리나라는 탄핵 정국에서 '광장'의 시위를 주도하는 목사들의 언행에서 실망을 넘어 분노까지 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비중인지는 정확히 확인할 수 없으나, 많은 분이 분노하는 것은 개신교 목사들이 정치적 의사를 밝히거나 정치 참여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분들도 정치적 발언을 할 충분한 권리가 있습니다. 문제는 그분들의 언어가 과격하고, 폭력적이며, 천박하고, 국민 분열을 조장하고, 불법을 선동하며 나아가 성경 정신에 위배되는 말들을 쏟아내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한국 교회에 대한 비판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구체적인 예로, 1992년부터 한국에서 활동하며 루터대학교 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이말테 교수의 지적인데, 이분은 교회의 윤리 회복을 촉구하였지요. "지금 한국 개신교에는 루터 시대 천주교회와 닮았다" 또는 "루터 시대 천주교회 면죄부가 사후세계를 향한 것이었다면 오늘 개신교에서는 현재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것이다"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특히 "목사들의 도덕적 타락"을 지적하고 있어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은 바 있지요.



시야를 좀 더 넓혀보면 아인슈타인은 1930년에 '뉴욕 타임즈 매거진'에 '과학과 종교'라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종교는 인정하였지만 무신론자였지요. 그러나 아인슈타인이 인정한 그 종교는 '신의 창조'와 '영생'을 믿는 종교가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발견한 종교였습니다. 그의 무신론적 견해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비롯하여 최근에는 '만들어진 신',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종교는 망상이며, 오히려 세상에 존재하는 악의 대부분은 종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분은 종교는 전쟁, 종족 학살, 테러리즘 등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라고까지 비판하지요.

이런 주장과 탄핵 정국의 광장에서 쏟아낸 어느 목사의 막말을 비교하면 논리적 비약이겠지요. 그러나 그분의 말은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고 그 말을 추종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테러리즘을 옹호하고 이념이 다르면 같은 국민도 처단해야 한다는 무서운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가요. 그러나 어느 한 '목사'의 일탈이라고 인정하고 싶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와 반성은 필요한 부분이지요.

위에서 제기한 무신론자들의 종교 비판에 대하여 큰 흐름을 잡아 준 사람이 있습니다. '세계의 사상가'로 선정된 바 있는 조너선 화이트입니다. 그는 세 번에 걸친 TED 강의와 그것을 더 확장한 '바른 마음'이라는 저서를 통해서 무신론과 종교, 선과 악에 대한 균형 잡힌 분석을 한 바 있습니다. 그는 인류 역사에서 거의 기적과도 같이 도덕적 진화가 이루어졌는데, 이것은 종교의 역할이라고 인정하였습니다. 따라서 종교는 이기심을 억눌러 주는 역할을 하고, 그렇지 못할 때는 최소한 이기심을 활용하되 그것이 집단에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과학은 세상의 법칙을 밝힐 수 있지만 세상이 왜 생겼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지요. 세상은 '필요'해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생겼다고 믿고 싶습니다. 따라서 종교는 양날의 칼입니다. 잘 쓰면 현세에서의 위로와 치유 그것이 '영생'으로 연결될 수 있지만, 잘못 쓰면 상처를 입을 뿐만 아니라 가장 무서운 사회적 해악이 될 수 있습니다.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월요논단] CTX(충청권 광역급행철도) 출발역을 서대전역으로
  2. "검증된 실력 원팀 결집" VS "결선 토론회 수용해야"
  3. 지방선거에 대전미래 비전 담아야
  4. 대전 동구, 신흥문화·신대소공원 재조성…주민설명회 개최
  5. 與 지방선거 충청경선 수퍼위크…뜨거워지는 금강벨트
  1. 대전도시공사, 대덕구 평촌지구 철도건널목 안전캠페인
  2. 대전 둔산·송촌 선도지구 공모 마감…과열 경쟁 속 심사 결과 촉각
  3. 대전시 3년 연속 메이커스페이스 공모 선정
  4. 월평정수장 주변 샘솟는 용출수 현상 4곳…"원인 정밀조사 필요"
  5. 대전 서구, ‘아트스프링’ 10일 개막…탄방동 로데오거리서 개최

헤드라인 뉴스


與 충남지사 양승조-박수현 세종시장 이춘희-조상호 결선行

與 충남지사 양승조-박수현 세종시장 이춘희-조상호 결선行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경선에서는 양승조·박수현 후보가, 세종시장 경선에서는 이춘희·조상호 후보가 각각 결선에 진출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두 지역 모두 양자 대결로 압축돼 최종 승부가 가려지게 됐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충남지사·세종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 개표 결과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경선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권리당원 50%와 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진행됐다. 개표 결과 두 지역 모두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1·2위 후보 간 결선 투표가 치러..

대전, 이스포츠 수도 입지…`이터널 리턴`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유치
대전, 이스포츠 수도 입지…'이터널 리턴'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유치

대전시가 국내·외 대형 이스포츠 대회와 프로 리그를 연이어 유치하며 '이스포츠 수도'로서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와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국제 대회 유치에 이어, '이터널 리턴'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2026년 프로 정규시즌 유치까지 성공했다. 이에 따라 올해 '이터널 리턴 마스터즈 파이널 대회'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프로시리즈(이하 PMPS)' 모두 대전에서 열린다. 두 종목 모두 한국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인기 게임으로, '이터널 리턴'은 20..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결선에 쏠린 눈… `허태정 vs 장철민` 본격화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결선에 쏠린 눈… '허태정 vs 장철민' 본격화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결선투표를 앞두고 장철민 국회의원과 허태정 전 대전시장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장 의원이 1차 경선에서 탈락한 장종태 의원과의 '장장 연대'를 고리로 기세를 올리는 반면 허 전 시장은 풍부한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대전형 정책공약을 띄워 맞불을 놨다. 먼저 장철민 의원은 6일 장종태 의원과 함께 대전시의회 기자실을 찾아 '원팀 정책연대'를 공식 선언했다. 이날 기자실 방문과 기자회견은 두 의원의 '장장 연대'를 대외적으로 공식화하는 자리였다. 연대에 따라 장철민 의원은 장종..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중동전쟁 장기화에 요소비료 수급 불안 중동전쟁 장기화에 요소비료 수급 불안

  • 꿈돌이 선거택시 대전 도심 달린다 꿈돌이 선거택시 대전 도심 달린다

  • ‘용접은 내가 최고’ ‘용접은 내가 최고’

  • 벚꽃 활짝…대전에 봄 왔네 벚꽃 활짝…대전에 봄 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