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지역의 숨은 잠재력, 혁신 소기업 창업으로 깨우다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지역의 숨은 잠재력, 혁신 소기업 창업으로 깨우다

박정용 한남대 교수

  • 승인 2025-04-17 16:48
  • 신문게재 2025-04-18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박정용 교수
박정용 한남대 교수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라는 이분법적 경제 구조 속에서 지역 간 불균형이 심화되어왔다. 인구, 자본,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역의 활력은 점차 저하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 확산으로 '장소의 제약'이 완화되면서, 지역 기반 창업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지역 창업의 가장 큰 장점은 지역 특성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각 지역의 고유한 문화, 자연환경, 산업 기반을 활용한 창업은 전국 단위의 획일화된 비즈니스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제주의 청정 환경을 활용한 웰니스 스타트업, 전통 공예 도시의 문화 콘텐츠 기업, 항만 도시의 물류 혁신 비즈니스 등이 좋은 예다.

또한 지역 창업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창업 비용이라는 이점이 있다. 사무실 임대료, 생활비 등 고정 비용 부담이 적어 초기 창업가들에게는 자금 효율성 측면에서 큰 이점이 될 수 있다. 이는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방식으로 작게 시작해 점진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그러나 지역 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인재 확보의 어려움이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 전문 인력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지역 스타트업들은 핵심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투자 생태계, 멘토링 시스템, 네트워킹 기회 등 창업 인프라의 부족도 큰 과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대학, 기업,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지역 창업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지자체는 창업 공간 제공, 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 기본 인프라를 조성하고, 지역 대학은 창업 교육과 연구 개발을 통해 인재 양성의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 지역 기반 중견·대기업은 개방형혁신(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스타트업과의 협력 모델을 발굴하고, 시민들은 적극적인 참여와 소비로 지역 창업을 지원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하이브리드 창업생태계' 구축도 중요하다. 물리적 제약을 넘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수도권의 투자자, 멘토, 협력사들과 연결되는 네트워킹 채널을 구축하고, 지역 간 창업생태계를 연결하는 것이다. 이는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지역만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균형점이 될 수 있다.

대전, 세종, 충청 지역의 창업 생태계도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기존의 중소기업 및 벤처창업 이외에 다양한 형태와 성격의 창업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정부의 창업지원 정책, 지자체와 자치구의 노력, 민간 액셀러레이터들의 성장이 서로 연계되며 창업생태계의 토대가 점차 단단해지고 있다.

중소벤처 창업의 시대에서 스타트업 창업의 시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지역특화 산업의 미래가치가 높은 기술 스타트업 육성은 물론이고, 1인창조기업, 대학생기업, 콘텐츠기업, 사회적경제기업, 여성기업 등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창업기업들은 특히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많이 발굴되고 있으며, 기술스타트업과 비교하면 기술기반보다는 아이디어와 사회문제해결 위주라는 특성이 있고, 자영업과 비교하면 매장 및 기존 아이템보다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통한 시제품 개발 위주라는 특징을 보인다.

지역 창업 활성화는 단순한 창업 숫자의 증가가 아닌, 지속가능한 지역 경제 생태계 구축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지역 창업의 또 다른 중요한 가치는 지역민에 의한, 지역민의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된, 그리고 지역민이 주체로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경제활동의 창출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디지털 시대, 장소의 제약이 점차 사라지는 지금이야말로 지역 기반 창업의 새로운 기회다. 작지만 혁신적인 소기업들이 지역의 고유한 가치와 현대 기술을 융합함으로써, 우리는 더 균형 있고 다양성 넘치는 창업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한화이글스의 도전이 끝나는 순간! 마지막 육성응원 최강한화 1
  2. 대전의 가을밤을 뜨겁게 달군 과학관 응원단장! 한화팬-대전시민여러분께 1
  3. 대전사랑메세나, 취약계층과 지역주민이 함께한 '더 노은로 작은음악회' 성료
  4.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가을나들이 행사 진행
  5. 계룡건설, 감성 콘텐츠 등 브랜드 소통 확대
  1. 가성비 좋은 겨울옷 인기
  2. 식장산부터 장동까지 평화견학…제8회 평화발자국 참가자 모집
  3. 대전과학기술대 여자 배드민턴부, 전국종별배드민턴대회 3위 쾌거
  4. 군의관과 간호장교 부부에서 시작, 을지재단 창립 69년 기념식
  5. 심사평가원 대전충청본부, 보건의료지원단 빅데이터 역량 교육

헤드라인 뉴스


대전 부동산시장 "민간임대 비율 조정" 목소리 커져

대전 부동산시장 "민간임대 비율 조정" 목소리 커져

지방에서 미분양이 쏟아지는 등 부동산 한파가 심각한 가운데 지방 도시개발사업에서 천편일률적인 임대주택건설 의무 비율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전시는 이 같은 여론을 주시하면서 지역 부동산시장의 면밀한 분석을 통한 '조정'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어 주목된다. 민간임대주택의 장점과 수요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건설 경기 부양 등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염두한 최대공약수 찾기에 나선 것이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분양이 이뤄진 아파트 단지 청약 미달률은 1순위 기준 41.9%에 달했다. 반면 서울만 0%를..

`호남고속도로지선 확장 공사`예타 통과
'호남고속도로지선 확장 공사'예타 통과

대전의 숙원 사업인 '호남고속도로지선 확장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함에 따라 충청과 호남의 축 병목 해소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근 대전시에 따르면 '호남고속도로지선 확장 사업'은 10월 31일 기획재정부 제10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예비타당성조사 심의 결과 최종 통과했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 3522억 원 규모로 호남고속도로지선 서대전분기점~회덕분기점 구간(총 18.6㎞)이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하는 사업이며 사업기간은 약 8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대전시와 지역 정치권은 이 구간을 '충청·호남을 잇는 병목지점'으로 지목하며..

대전 소상공인·전통시장 경기 체감 지수 상승 뒤 유지... 11월 전망지수도 `밝음`
대전 소상공인·전통시장 경기 체감 지수 상승 뒤 유지... 11월 전망지수도 '밝음'

대전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이 느끼는 경기 체감 지수가 상승 곡선을 그린 뒤 유지하고 있다.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원 등으로 반등한 지수가 우상향하고 있는 것인데, 11월 경기 상황을 내다보는 전망 지수도 올라서면서 경기가 나아질 것이란 희망을 내비친다. 2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소상공인시장 경기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전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의 10월 경기 체감 지수는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원으로 상승한 이후 평행선을 유지 중이다. 경기 동향 조사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사업체 운영자의 체감 경기 파악..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가성비 좋은 겨울옷 인기 가성비 좋은 겨울옷 인기

  • 겨울철 대비 제설작업 ‘이상무’ 겨울철 대비 제설작업 ‘이상무’

  • 중장년 채용박람회 구직 열기 ‘후끈’ 중장년 채용박람회 구직 열기 ‘후끈’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한화 팬들의 응원 메시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한화 팬들의 응원 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