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지속적인 공급망 관리가 결국 국가 경쟁력이다!

  • 오피니언
  • 전문인칼럼

[전문인칼럼] 지속적인 공급망 관리가 결국 국가 경쟁력이다!

윤경준 배재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 승인 2025-05-18 11:00
  • 신문게재 2025-05-19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윤경준 교수(배재대-무역물류학과)
윤경준 배재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2025년 들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주요 교역 대상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 역시 그 영향을 피해 가지 못하고 있으며, 철강·자동차·반도체 등 핵심 수출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통상 정책의 유연성 확보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대응 전략 수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 약화와 수익성 저하를 우려하고 있으며 나아가 보복관세 현실화 시 기업들은 추가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거나 수익성 악화를 감내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할 수 있다.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 우선 WTO 제소 등 국제 규범에 기반한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WTO의 기능 마비와 미국의 탈 다자주의 성향을 고려할 때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실무급 통상 협의를 강화하고, 전략적 파트너십 국가들과의 공조를 통해 다자적 연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민간 차원의 대응도 병행되어야 한다. 미국 내 생산기지 확장을 통한 '현지화 전략'은 관세 회피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동시에 북미-중남미-유럽을 연결하는 수출 다변화 전략도 적극 추진 중이다. 기업들은 제품 생산의 유연성을 높여 특정 국가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미중 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대비책도 병행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미국의 관세 정책은 전 세계 공급망 구조를 다극화하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의 저비용 중심 글로벌 공급망에서 벗어나, 안정성과 회복력을 중시하는 '친환경·안전·회복탄력성 중심의 공급망'으로 재편이 진행 중이다. 한국 기업 역시 이를 인식하고,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와 같은 전략 품목의 경우, 단일 국가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유럽·동남아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으로 공급망을 재편 중이다. 예컨대, 삼성과 LG 등은 미국 현지 공장 확대와 더불어, 베트남·인도·멕시코 등지로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기적인 비용 부담이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회복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다.

향후 한국은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통상 충격을 최소화하고,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첫째, 정부는 통상 전문가 TF를 구성하여 주요 교역국 정책 변화에 실시간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공급망 리스크 분석 시스템을 고도화해 기업에 정보를 신속히 제공해야 한다.

둘째, 기업은 생산 효율성과 공급 안정성 간 균형을 고려한 '혼합형 공급망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핵심 부품은 국내 또는 우방국 내에서 조달하고, 일반 부품은 저비용 국가에서 조달하는 식의 이원화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장기적으로는 기술 독립과 고도화가 핵심이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소재·부품에 대해 기술 자립을 강화하고, AI, 양자기술, 차세대 배터리 등 미래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의 관세 부과 강화는 단순한 통상 문제를 넘어, 산업 전략과 공급망 구조 전반을 재점검해야 하는 신호탄이다. 우리 정부는 이를 단기적 위기가 아닌 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하며, 민관이 함께 공급망 다변화, 기술 고도화, 전략적 통상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2025년 이후의 글로벌 경제질서는 보다 예측 불가능한 환경이 될 것이며, 이에 대비한 유연하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윤경준 배재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인천 연수구, 지역 대표 얼굴 ‘홍보대사 6인’ 위촉
  2. 시흥시, 별빛 축제 ‘거북섬’ 점등식
  3. 행정수도와 거리 먼 '세종경찰' 현주소...산적한 과제 확인
  4. 대전 방공호와 금수탈 현장 일제전쟁유적 첫 보고…"반전평화에 기여할 장소"
  5. 호수돈총동문회, 김종태 호수돈 이사장에게 명예동문 위촉패 수여
  1. [경찰의날] 대전 뇌파분석 1호 수사관 김성욱 경장 "과학수사 발전 밑거름될 것"
  2. 초등생 살해 교사 명재완 무기징역 "비인간적 범죄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3. "아산으로 힐링 가을여행 오세요"
  4. ‘가을 물든 현충원길 함께 걸어요’
  5. "일본에서 전쟁 기억은 사람에서 유적으로, 한국은 어떤가요?"

헤드라인 뉴스


사실상 큰산 넘은 CTX… 행정수도 완성에 발맞춰야

사실상 큰산 넘은 CTX… 행정수도 완성에 발맞춰야

대전과 세종, 충북을 급행철도로 연결하는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가 민자적격성조사 문턱을 넘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비례)이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위한 CTX의 조기 개통 로드맵 마련을 주문했다. 황 의원은 21일 대전 동구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코레일)·국가철도공단·에스알(SR)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50번에는 행정수도 세종 완성이 있고, 그 주요 내용을 보면 전국 접근성 개선에서 서울에서 1시간 전국 주요 도시에서 2시간 접근 가능한 교..

2025 AAPPAC 대전총회 개막…"지역의 영감이 세계로 확산되다"
2025 AAPPAC 대전총회 개막…"지역의 영감이 세계로 확산되다"

과학과 예술의 도시, 대전시가 세계 공연예술의 중심에 우뚝 섰다. 21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2025 아시아·태평양 공연예술센터연합회(AAPPAC) 대전총회'가 3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지역적 영감에서 세계적 영향으로(From Local Inspirations to Global Influences)'를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에는 세계 20개국 80여 개 공연예술 기관 관계자가 참석해, 지역이 품은 창의성과 상상력이 세계로 확산되는 길을 함께 모색했다. 첫 번째 세션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K-컬처'에서는 한국 문화예술이..

대전 방사능 위협 여전한데…유성구 뭐했나
대전 방사능 위협 여전한데…유성구 뭐했나

대전 유성구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원자력안전 교부세 신설이 수년째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입법이 좌절된 이후 올해 초 또다시 관련법이 제출됐지만,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성 나아가 144만 대전시민의 안전과도 직결된 사안인데 행정당국의 이슈파이팅 부족으로 현안 관철은 멀기만 해 보인다. 21일 취재에 따르면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대전유성을)이 대표발의 한 이른바 '원자력안전교부세법'(지방교부세법 일부개정안) 7월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현재 위원회 차원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최고의 와인을 찾아라’ ‘최고의 와인을 찾아라’

  •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두꺼운 외투 챙기세요’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두꺼운 외투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