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지역사회 문제해결, 인문사회융합인재가 이끈다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지역사회 문제해결, 인문사회융합인재가 이끈다

  • 승인 2025-05-29 16:53
  • 신문게재 2025-05-30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박정용 교수
박정용 한남대 교수
지방소멸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시대다. 지역의 청년 인구는 해마다 줄어들고, 산업은 정체되어 간다. 급격한 사회변화, 기술 발전,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인한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은 인문학적 통찰력과 사회과학적 분석력, 그리고 실용적 문제해결 능력이 융합된 새로운 인재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여 인문사회융합인재양성사업은 지역사회의 현안을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중요한 교육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2023년부터 운영하는 인문사회융합인재양성사업(HUSS)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남대, 충남대, 한밭대, 대전대 및 건양대 등 전국 50여개 주요대학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있다. 인문사회융합인재양성사업은 4차 산업혁명, 포스트 코로나 등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인문사회적 통찰력과 융합적 사고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국가적 사업이다. 기존의 전공 중심 교육을 넘어 대학 간, 학과 간 경계를 허물고, 사회문제 해결 역량을 갖춘 융합형 인재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지역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은 단순히 행정적, 정책적 차원에서만 접근해서는 본질적 해결이 어렵다. 예를 들어, 지방 소멸이라는 문제는 단순한 인구 감소 통계를 넘어 지역 정체성의 위기, 문화적 단절, 경제적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지역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사회과학적 방법론으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도출하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융합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특히 이 사업은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 양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한남대를 비롯한 지역 대학들의 인문사회융합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지역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하고, 이를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예를 들어, 대전의 근대 역사를 담은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충남 농촌 마을의 구술 역사를 기반으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체험형 콘텐츠 개발 등이 그것이다.



인문사회융합인재양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론과 실천의 균형이다. 대학에서 배운 지식이 실제 지역사회의 문제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산학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남대의 경우,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대전사회혁신센터(커먼즈필드), 사단법인 대전마을기업연합회 등 지역기관들의 한남대의 협약을 통해 지역의 요구와 특성에 맞는 인문사회 융합인재를 길러내어 지역 기업가와 혁신가를 육성하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인재들이 활동할 수 있는 지역 창업 생태계 구축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대학, 지자체, 기업, 시민이 협력하여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이 실제 창업이나 사회적 활동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최근 대전지역 중심으로 콘텐츠기업들이 연합하여 한국콘텐츠기업협회가 결성되었다.

특히 콘텐츠 산업은 대표적인 융복합 산업이다. 하나의 콘텐츠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인문학적 통찰, 사회적 맥락의 이해, 디자인 감각, 기술적 구현 능력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 따라서 지역 기반의 콘텐츠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라도 인문사회융합인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지역에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수없이 많다. 쇠퇴한 구도심의 재생, 전통문화의 현대적 재해석, 고령화에 따른 돌봄 문제, 청년 일자리의 부족 등. 그러나 동시에 이 모든 문제는 새로운 콘텐츠의 기회이자 창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지역대학은 지역의 인재를 떠나보내는 곳이 아니라, 지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혁신의 거점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인문사회 기반의 창의성과 타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인재들이 있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법원, 정차 차량 들이받고 도주한 40대 여성 '징역 1년 6월'
  2. 천안시의회 박종갑 의원, 경로당 안마기기 구매 과정 점검 필요성 제기
  3. 천안시의회 노종관 의원 대표발의, '천안시 지역생산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본회의 통과
  4. 국립한밭대 교수 연구팀, 데이터센터 설비인프라 연구 성과 입증
  5. 행복청, 2026년 4월 중앙동 전진 배치...행정수도청 시동
  1. 충남콘텐츠진흥원 지원기업, 데이터 창업대회 대통령상 쾌거
  2.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3. 백석대 상담대학원, 서울보호관찰소와 교류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4. 교실 CCTV 설치 근거 생길까… 법사위 심의 앞두고 교원단체 반발
  5. 연암대 연합팀 '7DO', 충청·강원권 공유·협업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대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5극 3특' 체제를 거론하며 "지역 연합이 나름대로 조금씩 진척되는 것 같다"면서도 "협의하고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규모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생..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가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김태흠 지사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안병철 지엔씨에너지 대표이사, 정영훈 디씨코리아 대표이사와 당진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3만 3673㎡(1만 평) 부지에 건축연면적 7만 2885㎡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위해 지엔씨에너지는 디씨코리아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2031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엔씨에너지는 이와 함께 200여 명의 신규 고용..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넘어섰다. 평당(3.3㎡) 분양가로 환산하면 2797만 원에 달했다. 5일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827만 원이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로 1년 새 6.85% 올랐다. 전국 ㎡ 당 분양가는 지난 2021년 530만 원에서 2023년 660만 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75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상승 흐름은 더 빨라져 9월 778만 원, 10월 798만 원, 11월 827만 원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