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나는 운이 좋다고 생각하자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나는 운이 좋다고 생각하자

정연헌 변호사

  • 승인 2025-07-31 16:54
  • 신문게재 2025-08-01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정연현-변호사
정연헌 변호사
나는 시골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상경하여 부모님의 어려운 사정도 모르고 철없이 놀다가 1997년 31살의 늦은 나이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5년 사법시험 2차시험에 떨어지고 부모님께 군법무관 시험을 볼테니 1년만 더 시간을 달라고 사정사정하여 간신히 허락을 받았다. 진로 문제 등으로 고민하던 내가 불쌍해 보였는지 고시실 옆자리의 선배는 "내가 아는 선생님이 계신데 사주를 정말 잘 보신다"면서 그 선생님께 내 사주를 보고 왔다. 그 선생님 말씀의 요지는 "낙방 이유는 '노력 부족, 공부 부족'이고, 이 좋은 팔자로 왜 아직도 이러고 있나. 조금만 공부하면 사법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였다.

귀가 얇은 나는 용기를 내어 사법시험 1차 시험을 3∼4개월 남기고 부모님 몰래 다시 사법시험 공부를 시작했다. 너무 늦은 결정이었으나 나름 최선을 다하여 그 해 1차를, 그 다음 해에 사법시험에 최종 합격하였다. 생각해 보면 나는 참 운이 좋았다.

'인생은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는 것이 바로 운이라는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운의 중요성을 실감하다가 말년에는 결국 '돌아보면 모든 것이 운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잘 살게 된 것도, 뜻하지 않은 어려움도, 운의 흐름 속에서 일어난 일일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나는 운이 좋다'고 믿는 사람과 '나는 운이 나쁘다'고 믿는 사람의 차이가 보인다. 운이 좋다고 믿는 사람은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고, 운이 나쁘다고 여기는 사람은 주저하며 남 탓만 한다. 결국 운에 대한 인식이 인생의 방향을 좌우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는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성공하여도 자만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도움, 사회의 도움으로 성공하였다고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 것이고 그에 따라 사회를 위하여 공헌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나는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려움에 처하면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이다'라고 감사히 생각하면서 자기의 잘못을 바로잡으며 하루 하루 충실히 살아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고 다시 비약할 길을 찾을 것이다.

이와 달리 '나는 운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성공하면 자신의 능력 덕분이라고 생각해 교만해지고 잘난척하다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운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실패하면 나는 성실하고 능력도 있는데 동업자나 거래처의 잘못으로 또는 사회구조적 문제로 내가 이모양 이꼴이 되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 자기 잘못을 고칠 기회를 잃고 더더욱 상황이 악화되어 결국 나락으로 떨어지게 될 지도 모른다.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갑질이 문제되어 나락으로 떨어진 사람이 있다. 운을 믿는 사람은 사람을 쉽게 폄하하지 않고, 갑질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람팔자는 시간문제여서 그 사람이 언제 어디서 성공할지, 나도 언제 어디서 위난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주팔자를 믿는 사람들의 긍정적인 측면은 타인을 존중하는 것이다. 모든 이는 타고난 소명이 있고, 그의 삶의 흐름은 때마다 달라지며, 누구든 '반전'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의 흐름을 알면 자신이 잘 나갈 때 갑질이 아니라 더욱 겸손한 자세로 덕을 베풀 것이다. 그러면 좋은 운을 더 잘 이용할 수 있고, 좋은 운이 다하여 나쁜 운이 올 때에도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인생이 힘들고 잘 풀리지 않을 때에도 과거의 내가 교만하지 않았는지, 시대에 뒤떨어지지는 않았는지 나의 잘못을 반성하고 '그래도 이만하면 다행이다', '그래도 이 정도면 운이 좋다'라고 생각하면 절로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길이 생기지 않을까.

운명이나 남을 탓하기보다는,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희망을 품고 미래를 준비하며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요즘 최악의 불경기라고 난리이다. 나는 오늘도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이다', '나는 운이 참 좋다'라는 말을 되뇌이며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충실히 살려고 노력한다. 곧 좋은 날이 오겠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교사노조, 교육감 후보들에 정책요구… 후보들 답변은?
  2. 원성수 전 총장, 세종교육감 6인 구도서 빠지나
  3. [교단만필] 아이들의 함성, 세상을 깨우는 박동
  4. 손소리복지관 청각장애인·난청인 '소리 찾기' 지원사업 추진
  5. 행복청, 2040 탄소중립 이끌 '전문가 자문단' 출범
  1. 굿네이버스 대전충북사업본부, 방글라데시 조혼예방 캠페인
  2. 세종시 조치원 A아파트 화재… 수습 국면 돌입
  3. "실종문자가 계속 와요"… 실종신고 증가에 생활치안 문제 없나
  4. “아이가 먼저 구명조끼부터 챙겨요”…대전교육청 생존수영 교육 '눈길'
  5. 충남대병원 제25대 원장 복수경 교수 임명

헤드라인 뉴스


[유권자의 날] "공약 이해하기 쉽지 않아"…첫 선거 마주한 18세

[유권자의 날] "공약 이해하기 쉽지 않아"…첫 선거 마주한 18세

대전 반석고 3학년 황서연 양(18)은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생애 처음으로 '한 표'를 행사한다. 유권자가 된다는 사실은 설레지만, 막상 처음 마주한 지방선거는 기대보다 '어렵다'는 느낌낌이 먼저 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황서연 양은 "대통령선거나 총선은 뉴스나 SNS에서라도 자주 접하는데 지방선거는 후보도 많고 역할도 헷갈려 어렵게 느껴진다"며 "누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공약을 내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공약집을 자세히 읽어보진 않았지만 투표 전에는 후보와 정책을 꼭 비교해볼 생각이라고..

“아이가 먼저 구명조끼부터 챙겨요”…대전교육청 생존수영 교육 `눈길`
“아이가 먼저 구명조끼부터 챙겨요”…대전교육청 생존수영 교육 '눈길'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과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한 체육교육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대전교육청은 학생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실천형 안전교육을 진행해왔다. 특히 학생들은 생존수영 교육을 통해 물에 적응하고 생존 뜨기와 구조 요청 방법, 구명조끼 활용 등 실제 위험 상황에 필요한 대응력을 체험 중심으로 배우며 스스로 지키는 힘을 키우고 있다. 체육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도 최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학교 유휴교실을 체육활동 공간으로 조성하는 '드림핏(Dream Fit)..

하반기 심의로 미뤄진 `행정수도특별법`… 통과 전략이 관건
하반기 심의로 미뤄진 '행정수도특별법'… 통과 전략이 관건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행정수도특별법'이 올해 하반기 정기 국회 문턱을 넘어 현실화할 수 있을지 실행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7일 상임위 재심의에 앞서 열린 전문가 공청회에선 특별법 제정을 통한 정면돌파로 의견이 모였으나 법안 명칭부터 헌법재판소의 위헌 요소 분리, 국민투표 필요성 등 다양한 방법론도 제시됐다. 지난해부터 차례로 발의된 행정수도특별법 5건은 이날 국회 공청회를 거친 데 이어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상정을 다시 앞두게 됐다. 앞서 특별법은 지난 3월 말부터 두 차례 소위에 상정됐지만 후순위로 안건이 배정..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유성온천 문화축제 준비 ‘이상무’ 유성온천 문화축제 준비 ‘이상무’

  • ‘공정선거 함께해요’ ‘공정선거 함께해요’

  • 시민 눈높이 설치 불법 현수막 ‘위험천만’ 시민 눈높이 설치 불법 현수막 ‘위험천만’

  • ‘과학과 나무랑 놀자’…유성 어린이 한마당 행사 성료 ‘과학과 나무랑 놀자’…유성 어린이 한마당 행사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