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 관세 피해기업 긴급경영자금 연말까지 13.6조 푼다

  • 경제/과학
  • 지역경제

정부, 美 관세 피해기업 긴급경영자금 연말까지 13.6조 푼다

중소·중견기업 대출금리 0.3% 낮추고 대출한도 10배 확대
대전·세종·충남 대미 수출기업 1317곳 전체의 30.2% '수혜'

  • 승인 2025-09-03 16:08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GYH2025090300050004400_P4
정부가 미국의 관세 조치로 피해를 입은 수출기업에 연말까지 13조60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자금을 공급한다. 대전·세종·충남의 경우 대미 수출기업은 1317곳으로 지역 전체의 30.2%를 차지하는 만큼, 상당수 기업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3일 관계부서 합동으로 경제관계장관회의 및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美 관세협상 후속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미국과 관세협상을 통해 상호관세를 15% 수준으로 낮췄지만, 수출 하방 요인이 여전해 이번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 여력과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중소기업에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실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대미수출 중소기업 609곳 중 63.1%가 상호관세 여파로 대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관세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발표는 연말까지 관세 피해기업을 대상으로 13조60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자금을 공급하는 게 핵심이다.



특히 산업은행은 관세피해업종 저리 운영자금 3조원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피해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를 0.3%포인트 추가로 인하하고, 대출 한도도 현재 중소기업 30억원, 중견기업 50억원에서 중소기업 300억원, 중견기업 500억원으로 10배 늘린다.

수출입은행은 '위기 대응 특별 프로그램' 지원 대상을 신용등급 'p5+' 이하에서 'p4' 이하 기업까지로 확대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도 '통상 리스크 대응 긴급자금' 대상에 고율의 관세 부과가 부과되는 구리 수출 업체도 추가하는 등 지원을 늘린다.

관세 피해 수출기업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무역보험 규모도 당초 256조원에서 270조원 규모로 14조원을 더 확대한다.

중앙부처들도 내년까지 수출바우처를 4200억원 가량 지원한다. 부처별로 산업부 1400억원, 중기부 1600억원, 농식품부 1040억원, 해수부 170억원 등이다.

이와 함께 '50% 품목관세'로 피해가 큰 철강·알루미늄 수출기업은 원부자재 구입비나 시설투자에 대한 이자부담을 보조하는 이차보전 사업에 1700억원이 투입되며, 무역협회에서는 긴급 저리융자자금 200억원을 신설키로 했다. 또 정부는 철강 핵심 원자재에 대해 긴급 할당관세를 연내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소기업 및 주력산업의 수출 경쟁력 제고에도 박차를 가한다. 뷰티, 패션, 라이프, 푸드 등 '4대 K-소비재'를 중심으로 수출 강소기업을 육성하고, 신시장개척을 위한 금융·인증·마케팅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철강과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초격차기술 R&D(연구개발)를 확대하는 한편, 100조원 이상의 '국민성장펀드' 조성방안도 조속히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clip20250903155210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다만, 정부는 이날 관세 피해 업종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철강,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가전·디스플레이, 기계, 석유화학, 조선, 이차전지 등 대미 수출 비중이 높거나 미국 의존도가 큰 업종이 지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세종·충남 수출기업들도 일부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가 조사한 자료(2024~2025년)에 따르면, 지역 내 대미 수출기업은 1317곳으로 전체 기업(4362곳)의 30.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무역협회 지역본부 관계자는 "15% 상호관세로 인해 대부분 수출기업들이 피해 업종에 해당된다"면서도 "다만,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으로 50% 고율의 품목관세를 부과받은 철강·알루미늄 기업이 우선 지원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통상현안 대응과 수출기업 지원을 위해 내년도 예산을 올해 1조6000억원보다 2배 이상 증액한 4조3000억원을 편성했다"면서 "우리 기업의 관세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조국혁신당 세종시당, '내홍' 뚫고 정상화 시동
  2. [이차전지 선도도시 대전] ②민테크"배터리 건강검진은 우리가 최고"
  3. 대전시 2026년 정부예산 4조 8006억원 확보...전년대비 7.8% 증가
  4. 대전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공유재산 임대료 60% 경감
  5. [문화人칼럼] 쵸코
  1. [기고]농업의 미래를 설계할 2025년 농림어업총조사
  2. [대전문학 아카이브] 90-대전의 대표적 여성문인 김호연재
  3. 농식품부, 2025 성과는...혁신으로 농업·농촌의 미래 연다
  4. [최재헌의 세상읽기]6개월 남은 충남지사 선거
  5. 금강수목원 국유화 무산?… 민간 매각 '특혜' 의혹

헤드라인 뉴스


[기획취재]농산물 유통과 전통주의 미래, 일본서 엿보다-2

[기획취재]농산물 유통과 전통주의 미래, 일본서 엿보다-2

우리에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동해를 사이에 둔 지리적 특징으로 음식과 문화 등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 양국 모두 기후 위기로 인해 농산물의 가격 등락과 함께 안정적 먹거리 공급에 대한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유통시스템 개편을 통한 국가적 공동 전략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도일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관한 4박 5일간의 일본 현장 취재를 통해 현지 농산물 유통 전략을 살펴보고, 한국 전통주의 새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도요스 중앙 도매시장의 정가 거래..

교육부, 비수도권 대학 육성 위해 내년 3조 원 투입
교육부, 비수도권 대학 육성 위해 내년 3조 원 투입

교육부가 국가균형성장을 위한 지역대 육성을 위해 내년 3조 1448억 원을 투입한다. 일명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인 9개 거점국립대 경쟁력 강화를 위해 8855억 원을 투자하며, 사립대와 전문대의 학과 구조 혁신과 특성화를 위해 1190억 원을 신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8개 대학 재정 지원 사업이 추가로 편입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이하 라이즈)'도 2조 1403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3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내년도 교육부 소관 예산·기금운용계획이 국회 본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됐다...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지방소멸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남 금산군이 '아토피자연치유마을'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국 인삼의 80%가 모이며 인구 12만 명이 넘던 금산군은 산업구조 변화와 고령화, 저출산의 가속화로 현재는 인구 5만 명 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금산군은 지방소멸 위기를 '치유와 힐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아토피자연치유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아토피·천식안심학교' 상곡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금산에 정착하고 있는'아토피자연치유마을' 통해 지방소멸의 해법의 가능성을 진단해 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