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성범죄, 경찰과 성평등가족부 공동대응을" 대전 경찰·연구원 머리맞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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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성범죄, 경찰과 성평등가족부 공동대응을" 대전 경찰·연구원 머리맞대

대전동부경찰서와 대전연구원 공동 세미나

  • 승인 2025-10-31 21:51
  • 수정 2025-11-02 13:16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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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부경찰서와 대전연구원은 30일 '관계성 범죄 예방'을 주제로 우송대 우송관에서 공동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전용재 배재대 경찰법학부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사회적·정서적 유대가 존재하나 권력 불균형이 있을 때 감정적 충돌이 관계성 범죄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반적인 범죄와 다른 탓에 그동안 가해자 중심 수사만으로 관계성 범죄를 예방하기 어렵고, 피해자의 주거지 변경이나 가족과 동거 등의 변화가 필요한데, 경찰뿐만 아니라 성평등가족부가 공동으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자는 제안이 제시됐다.

대전 동부경찰서와 대전연구원은 30일 우송대에서 '관계성 범죄 예방'을 주제로 공동 정책세미나를 열고 교제폭력, 스토킹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범죄예방을 논의했다. 최근 관계성 범죄가 사회적 현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친밀한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범죄가 발생하는 역학관계로 바뀌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논의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날 우송대 재학생 150명이 세미나를 방청하고 정활채 동부경찰서장, 정미숙 동구중독관리센터장 등이 참석해 무엇을 관계성 범죄로 볼 것인지부터 논의를 시작했다.

▲대전 대학생 설문 80% 관계성 폭력 노출

임창호 대전대 경찰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발제에서 양승희 대전연구원 도시안전연구센터장은 2015년부터 시행하는 범죄예방 도시환경디자인(CPTED)을 사례를 소개하고 효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CCTV를 설치하고 가로등을 촘촘하게 세워 밤에 골목을 더 밝게 하고, 은폐를 최소화하도록 반사경을 설치하고 관제센터 신고로 이어지는 비상벨을 마련하는 등의 범죄예방 도시환경 만드는 것을 말한다. 대전은 2017년 범죄예방 환경설계 기본계획을 마련해 도시재정비 사업이나 도시공원 조성 시 범죄예방 도시환경을 반영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서구 관저2동 관저문예회관 일원에 비상벨과 보안등, 무인택배함, CCTV를 범죄예방 도시환경 차원에서 설치를 마쳤다. 대전연구원은 2023년 8월 지역 대학교와 대학원생 1522명을 대상으로 연인과 데이트 상대의 친밀한 관계에서 폭력을 가하거나 당한 적 있는지 설문조사 했고, 폭력의 주체가 된 경험이 있다는 응답에서 '통제(61%) > 스토킹(23.9%) > 언어적 위협(23%) > 성적 위협(20%)' 순으로 많았다. 반대로 피해를 당한 경험에서는 '통제(65%) > 스토킹(38%) > 언어적 위협(38%) > 성적 피해(30%)' 순이었다. 응답자의 80%는 관계성(데이트) 폭력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양승희 대전연구원 도시안전연구센터장은 "관계성 범죄 등 생활공간 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범죄에 대응과 예방을 위한 셉테드 원리 적용을 강화하고 미세 음원을 감지해 비상벨과 연계하는 등 요소를 지속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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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동부경찰서와 대전연구원은 우송대에서 관계성범죄 예방을 위한 세미나를 갖고 전문가 토론을 진행했다.  (사진=임병안 기자)
▲재피해 예방에 피해자 역할변화 필요

이어 전용재 배재대 경찰법학부 교수는 '관계성 범죄 대응과 유관기관의 역할' 주제로 발표해 일반 범죄와 달리 피해자가 역할이 중요하고 경찰이 현재 시행하는 피해자 모니터링제도를 성평등가족부와 협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 교수는 관계성 범죄의 가해자와 피해자 수가 대칭적으로 유사한 상황은 가해자가 피해자를 아주 구체적으로 지목해 범죄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는 길거리에서 이뤄지는 일반적 범죄와 달리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탓에 가해자 중심의 예방정책만으로는 관계성 범죄를 근절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상대가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알고 있어 범죄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고 범죄가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는 문제가 있는데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정서·경제적으로 의존해 신고를 주저하거나 신고를 취소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전 교수는 대안으로 피해자가 일시적으로 피신하거나 가족과 같이 지내기, 경찰의 안심귀가서비스 활용 등 피해자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염려해 경찰에 대한 협력을 거부한 사례에서도 지자체와 성평등가족부 등 여성친화적 기관의 상담과 치료지원은 수용하고 있어 이러한 특징을 범죄예방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전용재 교수는 "스토킹과 교제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경찰은 모니터링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관계성범죄에서는 경찰은 A등급 피해자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담당하고, 다소간 재피해 가능성이 낮은 B등급 피해자는 성평등가족부에서 관리하는 협력과 분업을 검토해봄직 하다"라고 제안했다.

이은 토론에서 관계성 범죄에 출동해 대응을 주관하는 경찰서 담당 과장과 전문 변호사, 피해자 지원의 상담센터장이 자신의 견해를 각각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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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동부경찰서와 대전연구원이 30일 우송대에서 세미나를 갖고 관계성범죄를 의논하고 공동대응을 모색했다.
▲주변 피해자의 작은 신호 살피기부터

양문상 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범인과 증거를 찾는 전통적 범죄의 수사와 달리 관계성 범죄는 피해자 보호와 재범 예방에 초점이 맞춰지는데 새로운 범죄 유형을 규정한 법률이 아직 부족하고 불분명해 현장에서 경찰의 적극적 역할 수행에 어려움이 있다"라며 "현장과 피해자를 마주하는 우리 경찰은 대상자 분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임시조치를 요청했을 때 검찰과 법원의 시각이 일치하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관계성 범죄를 법률로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채경준법률사무소의 채경준 변호사는 "범죄자와 피해자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고, 그러한 관계가 범죄에 이용되었다는 특수성이 있는 탓에 신속한 대응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통해 재범을 방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조치는 현행법상 일부 특별법에서만 인정되고 있다"라며 "우리 지역인 대전 대덕구 박정현 의원이 대표발의한 '교제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안'에서 반의사불벌죄의 적용 배제하고 음주 등으로 인한 심신장애 사유 적용을 배제하는 내용의 법률안이 의미 있게 논의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순란 대전열린가족통합상담센터장은 "지난 8월 대전경찰청이 지난 1년간 스토킹과 교제 폭력처럼 관계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추가 피해 여부를 전수조사했는데 조사대상이 1만2000여 건에 이를 정도로 관계성 범죄가 이미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라며 "관계라는 것은 친구, 연인, 가족, 직장처럼 스펙트럼이 넓고 어디까지 범죄를 볼 수 있을지 아직 충분히 규정되지 않아 여러 기관과 당사자들이 참여한 논의가 더 있어야 하고, 주변에 관계성 범죄 피해자의 작은 신호를 민감하게 살피는 것이 예방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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