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선생님, 척추 수술 꼭 해야 하나요?" 25년 차 의사의 대답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건강] "선생님, 척추 수술 꼭 해야 하나요?" 25년 차 의사의 대답

전택수 바른생각병원 원장

  • 승인 2025-12-30 17:11
  • 신문게재 2025-12-31 10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전택수_병원장_증명사진 사이즈
전택수 바른생각병원 원장
"선생님, 수술을 꼭 해야 하나요?"

진료실에서 제가 지난 20여 년간 가장 많이 들어온 질문입니다. 척추 전문의로서 25년째 한길을 걸어오며 약 20만 건의 진료와 1만 건의 수술을 집도해 왔지만, 이 질문 앞에 서면 언제나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아마도 환자분들은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정말 이 방법뿐인가'라는 간절한 확인을 받고 싶으신 거겠지요.



최근 우리 주변을 보면 한 해 약 280만 명의 환자가 디스크 질환으로 병원을 찾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많은 분이 1차 의료기관이나 통증 클리닉에서 고가의 MRI 검사를 받은 뒤, 곧바로 '디스크가 터졌다'라는 무시무시한 진단을 듣고 옵니다. 마비나 신경학적 이상이 없는 단순 요통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영상 소견만으로 시술이나 수술을 성급하게 권유받는 현실은 같은 의사로서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환자의 소중한 시간과 비용이 낭비되는 것은 물론, 평생 관리해야 할 척추에 너무 일찍 칼을 대는 우를 범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젊은 시절의 저는 가급적 많은 수술을 해내는 것이 유능한 의사의 징표라고 믿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만 건이 넘는 수술 경험이 쌓인 지금, 제 신념은 확고합니다. 수술은 'MRI 사진이 나빠서' 하는 것이 아니라, '수술을 통해 확실히 좋아질 것이 예상되거나, 하지 않았을 때 치명적인 후유증이 있을 때'만 선택해야 하는 최후의 수단이어야 합니다.



실제로 척추 질환의 70~80% 이상은 적극적인 약물치료나 주사 요법 같은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됩니다. 디스크나 협착증은 사실 우리 몸이 나이 들며 겪는 자연스러운 퇴행성 변화의 일종입니다. 통증만 적절히 조절한다면 우리 몸은 스스로 치유할 힘이 있습니다. 때로는 조급함을 내려놓고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기다림'이 가장 훌륭한 치료제가 되기도 합니다.

타 병원에서 수술 권유를 받고 불안한 마음으로 저를 찾아온 분들에게 제가 가장 자주 드리는 말씀은 이것입니다. "아닙니다. 지금 바로 수술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일단 좀 쉬면서 천천히 치료해 보시죠." 이 말을 들은 환자분들의 표정이 한순간에 밝아지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진료실을 나설 때, 저는 외과 의사로서 수술 성공을 거뒀을 때보다 더 큰 보람을 느낍니다.

척추 건강은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것입니다. 당장의 통증에 휘둘려 급하게 칼을 대기보다는, 당신의 일상을 이해하고 함께 고민해 줄 수 있는 의사와 함께 긴 호흡으로 척추 건강을 지켜나가시길 바랍니다. /전택수 바른생각병원 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충북' 통합 뜬금포...특별법 제정 해프닝 그쳐
  2. 충청권 대학 29곳 '교육국제화역량 인증' 획득… 우수대학 5곳 포함
  3. [독자칼럼]암환자 운동, 왜 파크골프인가?
  4. 대전시 설 연휴 맞아 특별교통대책 추진
  5. 국고 39억원 횡령혐의 서산지청 공무원 구속기소
  1. 또 훔쳤다… 대전 촉법소년 일당 이번엔 편의점서 절도
  2. ‘대전 죽이는 통합법, 절대 반대’
  3. 소년범죄 대전충남서 연간 5500여건…"촉법소년 신병확보 보완부터"
  4. 대전시, 설 연휴 식중독 비상상황실 운영한다
  5. 대전교통공사, 전국 최초 맞춤형 승차권 서비스 제공

헤드라인 뉴스


[설특집] "얘들아, 대전이 노잼이라고?" N년차 삼촌이 소개하는 대전 투어

[설특집] "얘들아, 대전이 노잼이라고?" N년차 삼촌이 소개하는 대전 투어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앞만 보고 달리느라 소홀했던 시간들. 이번 설날, 나는 서울에 사는 초등학생 조카 셋을 위해 대전 투어 가이드를 자처했다. 대전에 산다고 하면 조카들은 으레 "성심당 말고 또 뭐 있어?"라며 묻곤 했다. 하지만 삼촌이 태어나고 자란 대전은 결코 '노잼'이 아니다. 아이들의 편견을 깨고 삼촌의 존재감도 확실히 각인시킬 2박 3일간의 '꿀잼 대전' 투어를 계획해 본다. <편집자 주> ▲1일 차(2월 16일): 과학의 도시에서 미래를 만나다 첫날은 대전의 정체성인 '과학'으로 조카들의 기를 죽여(?) 놓을 계획이다...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 국회 행안위 의결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 국회 행안위 의결

충남과 대전의 행정통합 근거를 담은 특별법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정부와 여당이 '2월 내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속도전에 나서면서, 오는 6·3 지방선거를 통합 체제로 치를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국회 행안위는 12일 밤 10시 10분 전체회의를 열고 자정 직전 대전·충남을 비롯해 전남·광주,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을 의결했다. 각 특별법에는 새로 출범할 통합특별시에 서울시에 준하는 위상을 부여하고, 이에 따른 국가 재정지원과 교육자치 특례 등을 담았다. 행정통합의 특례 근거를 명시한 지방자치법 개정안도 함..

또 훔쳤다… 대전 촉법소년 일당 이번엔 편의점서 절도
또 훔쳤다… 대전 촉법소년 일당 이번엔 편의점서 절도

주운 신용카드로 1000만 원 상당의 금 목걸이를 구입하고, 택시비를 내지 않는 등의 범행을 일삼은 대전 촉법소년 일당이 11일 경찰의 귀가 조치 직후 편의점에서 현금을 또다시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과 경찰의 보호자 인계 조치, 그리고 재범이 반복되다 12일 대전가정법원이 긴급동행영장을 발부하면서 이들은 법원 소년부로 넘겨져 소년원 송치 심사를 받게 됐다. 촉법소년 제도의 실효성과 재범 차단 장치에 대한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18분께 서구 갑천변 일대에서 만 13세 남학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건강하고 행복한 설 명절 보내세요’ ‘건강하고 행복한 설 명절 보내세요’

  • ‘대전 죽이는 통합법, 절대 반대’ ‘대전 죽이는 통합법, 절대 반대’

  • 누가 누가 잘하나? 누가 누가 잘하나?

  •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 전달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 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