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 점진적인 발전 거두는 한 해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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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 칼럼] 점진적인 발전 거두는 한 해 되어야

방기봉 대덕산단관리공단 이사장

  • 승인 2026-01-01 12:37
  • 신문게재 2026-01-02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방기봉
방기봉 대덕산단관리공단 이사장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가 시작됐다. 올해는 불의 기운이 강한 해라고 한다. 전통적으로 보면 말의 해에는 역동과 진취, 그리고 성장을 기대해 왔다. 지혜로운 선택으로 침체를 넘어 점진적인 발전을 거두는 한 해가 되길 희망해 본다.

다행스럽게도 미국의 중앙은행은 2026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약 2.3% 수준으로 잡고 있는데, 과거의 전망보다 상향된 수치다. 금리와 물가의 안정 속에서 완만한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경기 침체보다 연착륙에 무게를 두며, 1.8~2.5%대 성장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도 침체보다는 0.5~1.5% 수준의 저성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유럽은 미국에 비해 회복 속도는 느리지만 점진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리의 경제전망도 조심스럽게 성장 쪽으로 모아진다.

글로벌 공급망은 효율 중심에서 안정과 가치 중심으로의 이동이 심화되고, 탄소중립·인공지능·반도체·방위산업과 같은 전략 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창조적으로 대응해 기회를 만들어내야 한다. 지정학적 리스크, 정책의 불확실성, 고물가는 주의해야 할 변수다.

지난해 교수신문은 "변동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선 한국 사회가 안정과 지속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변동불거(變動不居)를 선택한 바 있다. 계엄령이 선포됐고,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을 탄핵했으며, 정권 교체 이후에도 여야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6월 3일에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른다. 선거 때마다 `최악의 후보를 피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결단`을 내려왔던 과거의 경험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한다.

대내외의 경제 환경 못지않게 미래를 제대로 예측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잘못된 예측은 국가와 회사, 국민의 삶을 나락으로 빠뜨린다. 전근대에서는 점성술과 역법으로 불확실성을 예측했다. 바로는 나일강 가에서 살진 소 7마리와 파리한 소 7마리가 번갈아 나타나고, 파리한 소가 살진 소를 먹는 꿈을 꾸었다. 우여곡절 끝에 요셉에게 해석을 부탁하고 "애굽에 7년간 풍년이 들고, 그 후 7년간 심각한 기근이 닥친다"는 예언을 듣는다. 요셉은 총리가 되어, 애굽의 환난을 관리해 국가적 위기를 극복한다. 점성술로 불확실성을 극복한 한 예가 되겠다.

근대 국가의 형성기에는 인구조사와 이를 기반으로 한 조세제도를 확립해 국가의 불확실성을 보완해 나갔다.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상비군을 만들었고 국민들을 계몽하고 바른길로 인도할 관료제를 만들었다. 전쟁이나 경제적 사회적 혼란을 국가제도를 통해 관리했던 시기다. 영국이 해상보험으로 무역리스크를 분산시켰고, 중앙은행을 설립해 금융 불안을 완화시켰다.

20세기 전반에는 복지국가를 표방해 실업과 빈곤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펴나가면서 불확실성에 대응했다. 실업보험과 연금을 통해 개인의 위험을 사회화한 것은 큰 공적이다. 2000년대까지는 국가 간 상호의존을 통해 위험을 분산시키려는 노력이 득세했다. 미국과 유럽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확대했고 파생상품으로 자격과 환율을 관리했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해 급진적인 성장과 안정을 확보했다. 이 기간 우리는 수출 다변화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이제 2010년대 이후는 불확실성의 상시화라는 새로운 환경이 도래했다. '회복력'이 최우선 과제로 등장했고, 미국은 반도체 배터리의 자국화와 산업안보와 기술동맹을 강화해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현시대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완벽한 미래 예측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흡수하는 데 방점이 모아지고 있다.

미래를 예측을 하느라 시간과 자금, 조직, 지력을 낭비할 것이 아니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AI 기반 정책 시뮬레이션, 조기경보 시스템, 유연한 규제, 다중 시나리오 예산 편성, 위기 대응 매뉴얼 국가 표준화, 기후와 안보 기술 그리고 위험을 통합 관리하는 지혜가 요구되는 한 해다.

말은 매우 역동적이며 빠르다. 과속할 경우 위기를 불러온다는 점을 명심하자. 경쟁이 격화되겠지만. 슬픔은 줄이고 웃음으로 가득 찬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방기봉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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