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CES 2026이 보여준 혁신의 지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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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CES 2026이 보여준 혁신의 지향점

정철호 목원대 산학협력단장

  • 승인 2026-01-13 17:12
  • 신문게재 2026-01-14 18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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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호 단장
매년 1월의 시작과 함께 전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는 이벤트가 바로 'CES(Customer Electrics Show, 소비자가전전시회)'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전 세계 4100여 개의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그 화려한 막을 열었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ustomer Technology Association, CTA)가 제기한 2026년 행사 슬로건은 'Togehter, All On'으로 모든 산업과 기업이 하나가 되어 인류의 문제를 혁신적 기술로 해결해 보자는 것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IT 전시회인 CES에는 수많은 첨단 기술과 제품은 물론 각종 서비스가 출품되어 전시되며 경쟁을 펼친다. 현재 세계의 산업과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술 트렌드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혁신 기술을 미리 만나볼 수도 있다. CES는 전 세계 기술혁신을 선도하며 산업과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처럼 CES는 더 이상 '신기한 전자제품 전시회'가 아니다. CES 2026은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가보다, 기술이 산업과 경제는 물론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를 명확히 보여준 자리였다.

CES 2026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AI의 일상화, 물리와 디지털의 융합,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전제로 한 혁신이었다. 즉, AI가 화면을 벗어나 이제는 우리의 생활과 산업 현장으로 들어온 것이다. 필자 또한 지역대학 RISE 사업단 교수진 및 학생들과 함께 CES 2026을 현장에서 참관하며 든 생각과 소회를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요약해 보고자 한다.

첫째, 인공지능은 더 이상 독립적인 기술이 아니라 모든 산업에 스며든 기본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CES 2026에서 소개된 AI는 '더 똑똑한 모델'이기보다는 '더 잘 쓰이는 AI'였다. 개인화된 헬스케어, 자율적으로 최적화를 수행하는 제조 시스템,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는 스마트 홈 등 AI는 보이지 않는 조력자로서 자연스럽게 일상과 업무에 녹아들었다. 특히 온디바이스 AI와 엣지 컴퓨팅의 확산은 개인정보 보호와 실시간 처리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둘째, 물리 세계와 디지털 세계의 경계는 한층 더 흐려졌다. 공간 컴퓨팅, 디지털 트윈, 로보틱스 기술은 미래 개념이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와 산업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솔루션으로 진화했다. 공장과 도시, 병원과 물류 현장에서 현실을 그대로 복제한 디지털 환경 위에서 의사결정을 내리고, 로봇이 이를 실행하는 구조는 생산성과 안전성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인간의 판단을 확장하는 기술로서의 진화를 의미한다.

셋째, 지속가능성은 선택이 아닌 혁신의 전제조건이 되었다. CES 2026에서는 친환경 소재, 에너지 효율 개선, 순환 경제를 고려한 설계가 기술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다뤄졌다. 특히 에너지 관리, 배터리 기술, 스마트 그리드 분야에서의 진전은 기술 혁신이 환경 문제 해결과 양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착한 기술'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기술'의 시대가 본격화된 것이다.

CTA 소유주이자 CES 주최·기획 총괄책임자인 게리 샤피로(Gary Shapiro)는 "CES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혁신의 검증 무대이고,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기술이 지역사회, 비즈니스, 정책과 만나는 공간이다"라고 말한다. CES 2026 또한 약 1200개의 스타트업을 포함 4100개 이상의 혁신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들을 해결하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조명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CES 2026이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명확하다. 혁신은 더 빠르거나 더 강력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 사회의 문제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기술 중심에서 가치 중심으로', '기능 경쟁에서 경험 경쟁으로의 이동', 이것이 바로 CES 2026이 보여준 혁신의 방향이자 지향점이며, 앞으로 기업과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다.

/정철호 목원대 산학협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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