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 교연비 제도 폐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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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 칼럼] 교연비 제도 폐지할 때다

송복섭 한밭대 건축학과 교수

  • 승인 2026-01-15 10:09
  • 신문게재 2026-01-16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송복섭
송복섭 한밭대 건축학과 교수
곳곳에서 AI가 난리다. 공영방송이 수시로 AI를 주제로 특집을 내보내고 유튜브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를 자처하는 인사들이 AI가 휘저어놓을 근미래 세상을 점치며 제각기 호들갑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미 AI를 일상으로 활용한다고 하고, 입시에서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의사도 AI 세상에서 대체될 직업군으로 꼽는다. AI가 등장하면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들이 사라지거나 축소될 것으로 전망한다.

AI 관련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고 역설하지만, 한국은행이 작년 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인력 16%가 해외에서 근무 중이고, AI 인재 해외 유출 이유는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탓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 양성한 고급인재를 외국에 빼앗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학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더 나은 조건을 좇아 해외로 떠나는 이공계 수도권 대학교수들이 비운 자리를 지방대학 교수들이 채우러 떠나는 연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역 소재 국립대학 교수들의 상황이 두드러진다. 낮은 연봉과 실망스러운 업무환경이 주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선 다른 직업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학부를 졸업하고 석사와 박사과정을 거치다 보면 족히 5~6년은 소요되고 박사후과정이나 유학을 떠나면 보통 10년쯤은 거뜬히 지나간다. 그러다 보니 대학교수로 임용되는 나이가 40세를 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데 막상 임용의 문턱을 넘어도 보람과 자부심보다는 비애를 넘어 자괴감까지 드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조교수로 시작하는 국립대 초봉은 세금을 제외하면 6000만 원대에서 출발한다. 비슷한 나이대 다른 직업과는 크게 비교되는 현실이다. 국립대 교수도 엄연한 공무원 신분이다 보니 공무원 보수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긴 수련 기간과 미래의 동량을 길어내고 첨단 연구를 주도한다는 역할을 고려하면 보상이 초라하기 짝이 없다.

물론, 국립대에는 적은 연봉을 벌충하는 제도가 하나 있다. '교연비'라는 것인데 '교육 연구 및 학생지도비'를 일컫는다. 상대적으로 적은 국립대 교수의 급여를 보전하기 위해 지급하던 '정액연구비'가 2015년부터 성과를 평가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본연의 업무와 관련한 수당이 아니라 사업비로 지급하다 보니 연금에도 반영되지 못하고 학생 등록금 부담을 가중하는 결과만 낳았다. 초중등교사를 비롯해 타 직군의 수당이 기본적으로 연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기준소득월액에 포함돼 연금액을 높이는 역할을 하지만, 대학교수만은 예외로 하는 셈이다.

교연비를 지급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많다. 교육이야 맡은 바 강의시수를 채우면 그만이지만 연구 분야는 사전에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했을 때만 지급하다 보니 어쩌다 계획한 논문이 해를 넘기게 되면 못 받는 구조다. 미뤄진 논문이 다음 해에 발표됐다고 해서 소급하는 것도 아니다. 학생지도도 마찬가지다. 학생이 상담을 원하면 어느 교수가 이를 마다할 것인가만은 학기당 20명의 할당량을 의무적으로 채워야 하다 보니 굳이 얘기할 거리가 없다는 학생을 불러 이것저것 물어야 하고, 어떤 학생은 이 제도를 이용해 교수를 압박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국립대 교수로서의 특권을 주장하자는 것이 아니다. 수도권 일부 사립대를 제외하곤 더 열악한 사립대 교수들의 사정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만 직업마다 고유의 상황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교수란 직업은 일정 정도 자유로운 직업환경 속에서 창의적인 사고로 연구에 몰두하고 교육에 열정을 쏟을 마음가짐이 필수적인데, 그러기 위해선 이에 합당한 보상과 자부심을 북돋을 필요가 있다. 이미 효과가 없다고 평가받는 교연비 제도는 자괴감만 들게 할 뿐이다. 이러한 현실은 역량 있는 교수가 대학을 떠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용적 시장주의와 능력 중심 인재 활용을 강조하는 이재명 정부가 교연비 제도를 폐지해주길 기대한다. /송복섭 한밭대 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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