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함께가는세상미소의 정총 및 신년음악회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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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톡] 함께가는세상미소의 정총 및 신년음악회에 가보니…

김용복/평론가

  • 승인 2026-02-01 10:27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 아야 뛰지마라 배 꺼질라. 가슴시린 보릿고개 길

주린 배 잡고 물 한 바가지 배 채우시던 그 세월을 어찌 사셨소

초근목피의 그 시절 바람결에 지워져 갈 때

어머님 설움 잊고 살았던 한 많은 보릿고개여

풀피리 꺾어 불던 슬픈 곡조는 어머님의 한숨이었소 ♬



가수 진성이 나타난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마이크를 잡고 간절히 울부짖는 가수는 이 고장의 목민관인 최충규 구청장이었다. 그는 60년대 초에 태어났기에 칡뿌리나 풀뿌리를 캐서 죽을 쒀서 먹거나, 소나무 껍질을 먹지 않고 자랐을 것이다. 그래서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말의 뜻도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대덕구 법동 시장 입구에 있는 '함께 가는 세상 미소' 박현아 노래교실에 와서 이 노래로 하소연 하고 있는 것이다.

보릿고개는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도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를 내걸고 새마을 운동을 하던 1960년대까지 존재했다. 그 후 1970년대에 들어와서야 새마을 운동이 성공하고 농업 생산량의 증가와 화학비료의 본격적 보급, 교통망 발달로 사라지게 되었던 것이다.

왜 하필 신년 음악회에 와서 이 노래를 불러 하소연 하였을까?

그랬을 것이다. 노래교실 40여 명 회원들 대부분이 70중반을 넘긴 어르신들이다. 이 어르신들은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미국에서 보내준 강냉이 가루와 밀가루로 죽을 쒀 먹으며 고픈 허리띠를 동여맸던 어르신들이기 때문이다.

최충규 청장은 마이크 잡고 하늘을 우러러 하소연하고, 회원들은 노래를 들으며 흐느끼고.

필자도 눈물이 마구 흘러 손등으로 훔쳐내기 시작했다. 그런 줄도 모르는 최 청장은 2절까지 불러댔다.

아아! 최 청장이여, 어찌 이리 구민들의 심정을 알고 이 노래를 택하였는가?

최충규
보릿고개를 불러 관중을 울게 만든 최충규 구청장
이왕 울기 시작했으니 한번 더 울어보자.

♬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 비에 젖는구려

왕거미 집을 짓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울었오 소리쳤오 이 가슴이 터지도록♬

본래 제2, 3대 대덕구의회 의원을 역임하였던 정치인인 장선행 목사님이 변신하여 하나님 종으로 재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이 노래를 불러 회원들의 눈물을 마구 쏟아내게 하였던 것이다.

이 울고넘는 박달재라는 고개는 충청북도 제천시에 있는 고갯길로 거기에 얽힌 전설을 배경으로 한 향토적이고도 구슬픈 가사와 그에 걸맞은 호소력 있는 음색을 가미하여 당시 대중들의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 냈는데 그때 울던 사람들이 여기에 모인 70대 이상 어르신들이다.

우리 장 목사님도 그 나이쯤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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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넘는 박달재를 불러 관중들을 울게한 장선행 목사
그리고 필자를 초청해준 박현아 가수 자랑 안 할 수 없다.

♬ 무심히 흘러간 저 세월은 / 어느새 머리 위로 말없이 내려앉고

얄밉게 지나간 내 청춘은 / 어깨 위로 쌓여만 가네

외로운 그 여자 쓸쓸한 그 여자/ 무얼 위해 살아왔나

한숨짓고 눈물짓는 / 거울 속의 한 여자 ♬

분위기를 바꿔야 하는데 역시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그런 노래를 불렀던 것이다.

그래 오늘만은 싫컷 울어보자.

필자도 사랑하는 아내를 저 세상으로 보내고 얼마나 흐느끼며 살았던가?

여자가 한숨짓고 눈물짓는 경우는 대개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질 때 우는 것이 대부분인데 오늘은 이곳 회원들은 물론 함께한 모든 이들 누구를 막론하고 울어댔던 것이다.

여러 해 동안 늘 함께하던 그 남자의 자리, 혹은 그가 항상 생각하던 내가 이제는 서서히 잊혀져 간다는 것이 현실로 다가오기 때문였을 것이다.

오늘 이곳에 격려를 하기 위해 송석찬 전 국회의원과, 김수연 대덕구 의원, 그리고 찬조출연한 품바명인 지창수, 멘톨링 엔젤 예술단의 진여정 난타팀, 임정아 가수, 정미 가수, 윤소라 가수, 김성화 가수의 자랑은 다음으로 미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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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는 세상 미소' 신년음악회에 참석한 주민들
'함께 가는 세상 미소'의 자랑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함께 가는 세상 미소'의 예술단 공연은 대덕구 지역 주민들 위한 축제로 매주 금요일 박현아 노래교실에 진행되는데 즐거운 노래강의와 맛있는 건강식 점심을 김규태, 조성순, 최순애 봉사자 분들이 제공해주고, 푸드뱅크에서는 회원들 모두에게 생활필수품을 금요일마다 드린다고 한다.

어려운 운영비 마련하느라 장선행 목사님께서는 육체 노동을 하여 생긴 수입금으로 큰 봉사를 하고 있다 했고, 또한, 법동 MG 새마을금고 정광모 이사장과 사모님도 소리 없이 이곳 지역 어르신을 위한 아름다운 봉사를 하고 계시다니 얼마나 훈훈한 이웃들인가?

최충규 청장께 당부 좀 하자.

지금까지 이곳을 후원하고 계시다 하니 MG 새마을 금고 정광모 이사장과 함께 손을 잡고 '함께 가는 세상 미소' 회원들이 더 활짝 웃게 해주시기 바란다. 이곳 회원들 모두가 보릿고개를 넘긴 한을 안고 살아가는 어르신들이기 때문이다.

김용복
김용복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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