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전자파 암 유발? ETRI 국제공동연구로 '연관성 없음'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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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전자파 암 유발? ETRI 국제공동연구로 '연관성 없음' 규명

韓 ETRI·아주대·독성연 日 카가와의대·딤스·나고야공대 참여
美 NTP 연구검증 위한 세계최초 국가 간 통합 동물실험 수행
연구진 "전자파 노출과 발암성 간 뚜렷한 관련성 확인 안돼"

  • 승인 2026-02-03 17:21
  • 수정 2026-02-04 16:52
  • 신문게재 2026-02-04 10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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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진이 휴대폰 전자파와 발암 간 연관성 검을을 위한 국제공동연구의 목적과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ETRI 제공
휴대폰 전자파가 암 유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사실일까?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이 국제 공동연구를 수행한 결과 연관성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휴대폰 전자파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TRI 연구진은 휴대전화서 발생하는 무선주파수(RF) 전자파의 장기노출이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일본 연구진과 함께 수행한 대규모 국제공동 동물실험에서 전자파 노출과 뇌종양·심장종양 발생 간의 유의한 관련성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휴대폰 전자파 인체 안전기준의 근거가 된 노출 강도에서 발암성 여부를 확인하고 2018년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독성연구프로그램(이하 NTP)이 6W/kg 수준의 900MHz CDMA 전자파에 평생 노출된 수컷 쥐에서 뇌·심장·부신 종양 증가를 보고한 결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추진됐다. 당시 WHO 등 국제기구가 해당 연구의 재현성·타당성 검증을 위한 추가 연구 필요성을 권고한 점도 연구의 배경이 됐다.

연구에는 사업 총괄인 ETRI 최형도 박사팀을 비롯해 아주대 의대 안영환 교수팀, 전자파 우수실험실관리기준(GLP) 환경을 갖춘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이하 독성연)가 한팀을 이뤄 참여했다. 일본 측은 카가와의대 이마이다 교수팀, 일본 독성과학 회사인 딤스(DIMS), 나고야 공대가 한팀을 꾸려 다학제간 연구를 수행했고 미국 NTP 연구 타당성 검증에 참여했다.

ETRI는 일본 연구진과 함께 '휴대전화 RF 전자파의 발암성 및 유전독성에 관한 한·일 공동연구'를 기획하고 2019년부터 세계최초로 독성 분야 국가 간 데이터 통합 방식의 장기 동물실험을 시작했다.

이번 연구는 NTP와 동일한 연구 시스템을 적용하고 OECD 독성시험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공동 프로토콜을 수립해, 한·일 양국이 같은 실험동물·사료·장비와 전자파 노출 환경 등 통일된 조건에서 연구를 수행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ETRI가 설계한 잔향실 기반 RF 노출 챔버를 한국과 일본에 각각 설치해 노출량 측정과 시뮬레이션을 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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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진이 전자파-발암 연관성 동물실험에 사용한 잔향실 내부 모습
실험은 ▲RF 전자파 노출군 ▲허위 노출(Sham)군 ▲케이지 대조군 3개 그룹으로 구성했다. 군당 70마리의 수컷 쥐를 대상으로 임신 초기부터 출생 후 생애 전 주기인 104주 동안 4W/kg 강도의 900MHz CDMA 전자파를 노출했다. 이는 인체 안전기준 설정에 근거가 된 노출 수준이다.

연구 결과 전자파 노출에 따른 체온·체중·사료 섭취량 변화 양상은 한·일 양국에서 전반적으로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사료 섭취량은 RF 노출군이 Sham 군보다 다소 낮은 경향을 보였다. 생존율은 한국에서 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일본에서는 RF 노출군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종양 발생 분석에서도 한국은 모든 실험군의 종양 발생률이 자연 발생 범위였으며 심장·뇌·부신 등 주요 장기에서 RF 노출군과 Sham 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일본 역시 종양 발생률과 발생 시점에서 군 간 차이가 없었고 주요 표적 장기 종양은 낮은 발생률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한·일 양국 모두에서 CDMA 휴대전화 전자파의 장기노출과 뇌·심장, 부신 종양 발생 간의 유의한 관련성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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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진이 전자파-발암 연관성 검증을 위한 동물실험에 사용한 잔향실의 구조와 내부 안테나
책임연구자인 아주대 의과대학 안영환 신경외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체보호 기준의 근거가 되는 노출 수준에서 NTP가 보고한 종양 증가 결과가 재현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휴대전화 전자파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WHO 국제암연구소(IARC)의 RF 전자파 발암성 등급 재평가 시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2년간의 장기노출 동물실험과 병리학적 분석을 총괄한 김용범 독성연 책임연구원도 "병리학적 평가가 양국 전문가의 상호 검증과 국제 제3자 피어리뷰를 거쳐 객관성을 확보했으며, 전자파 노출과 발암성 간 뚜렷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정익 ETRI 전파환경감시연구실장은 "이번 연구는 국제공동 동물실험의 표준 프로토콜 제시와 국가 간 실험 데이터 통합·분석 기반 마련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향후 4G와 5G가 공존하는 복합 전파환경에서도 발암 연관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후속 대규모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복합 전파환경에서의 국민건강 보호 기반 구축', '전파서비스 진화에 따른 전자파 인체위험성의 체계적 규명'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독성학 분야 국제 권위 학술지 '독성과학'(Toxicological Sciences)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한편 ETRI는 전자파 인체영향 연구 분야에서 2015년, 2018년(최우수), 2023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는 등 지속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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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진이 전자파 동물노출 장치의 내부 구조와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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