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로 철거 예정된 유성시장, 아쉬움과 기대감 교차

  • 경제/과학
  • 지역경제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로 철거 예정된 유성시장, 아쉬움과 기대감 교차

2026년 말 철거 예정에 수십년 간 장사한 상인을 아쉬움
1400평 부지로 이전하지만, 정든 시장 떠나려니 만감교차

  • 승인 2026-02-11 17:07
  • 신문게재 2026-02-12 5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유성시장2
2026년 말까지 철거가 예정된 유성시장.  방원기 기자 bang@
"유성시장이 이전되면 가게를 다시 해야 하나 어쩌나 고민이네"

11일 대전 유성시장에서 6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인근 지역민과 시장 방문객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던 부산식당 박화자 할머니는 백발의 머리로 반찬을 건네며 이렇게 말했다. 시간이 멈춘 듯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녹아든 이 식당은 시장 내 인기 맛집으로 유명하다. 수십 년간 같은 자리를 지켰던 박 할머니에게 유성시장은 자식이나 다름없다. 식당을 방문하는 손님들은 하나 같이 유성시장 철거 이후 가게가 이전되는지 궁금해했다. "글쎄, 어쩌나," 박 할머니는 수십 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가게를 옮겨가긴 아쉬운 듯 말끝을 흐렸다.

1916년부터 지역의 고난과 역경, 슬픔과 기쁨 모두를 함께한 대전 유성시장이 대전 유성 장대B구역 재개발로 철거를 앞두고 있다. 유성시장 이전은 인근 1400평 부지로 계획된 상태다. 올해 말까지 철거를 앞두고 시장 내 상인들은 일찌감치 유성을 벗어난 다른 곳으로 이전하거나, 철거 전까지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가게 곳곳마다 이전한 장소를 표시하는 현수막이 붙었다. 일부 가게는 영업을 종료한다며 그간 방문해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손수 작성해 걸어놓기도 했다. 대부분 가게는 문이 닫혔으나, 자신의 집처럼 시장을 아꼈던 이들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킨다.

오랜 시간 유성시장과 함께한 상인들은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고 설명한다. 유성시장에서 20년간 철물점을 운영한 한 상인은 "주변 가게들 모두 가족처럼 지내고,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들도 최소 10년 넘게 오다 보니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며 "철거되기 전까지 다시 찾아주는 손님들이 있어 아직 가게를 정리하지 않고 이전하는 시점에 옮기려고 하는데 마음이 무겁기도 하고 새로운 곳에 대한 설렘도 있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옷가게를 운영 중인 한 상인 역시 아쉬움을 금치 못한다. 이 상인은 "세대수가 많은 아파트가 들어서면 소비자들이 많아져 장사는 더 잘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한 곳에서 평생 장사한 상인들은 아쉬운 마음을 지울 순 없다"며 "모쪼록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유성시장의 트레이드마크인 5일장은 철거 전까지 지속적으로 진행된다. 1970년대까지는 종합시장이었던 유성시장은 5일과 10일 장이 열리는 5일 장으로 변경했으나, 비가 잦자 4일과 9일로 장날을 바꿨다. 지역에서 몇 없는 장날을 열고 있는 유성시장의 새로운 모습에 이곳을 자주 찾는 소비자 역시 아쉬움과 기대감이 공존한다. 주부 김 모(64) 씨는 "어릴 때부터 찾아오던 시장이라 정이 많이 가고, 상인들과도 정말 친구처럼 지냈는데 이전하고 나서도 그런 분위기가 될지 궁금하다"며 "깔끔한 모습으로 북적북적한 시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교단만필] 서글프지 않은 이별을 배우기까지
  2. '민주 박수현·국힘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자 등록 완료
  3. 충남교육감 후보자 등록 첫날, 이병도·김영춘·이병학 등록 마쳐… 이명수 15일 등록으로 변경
  4. [스승의날-대전교사 신문고] 명퇴·퇴직 희망 교사 절반 이상… 빛바랜 스승의날 '씁쓸한 교사들'
  5. 목원대 라이즈 사업단, 동아리로 학생 창업 역량 키운다
  1. 김종민 의원, '조상호 후보' 지원 사격… 메아리 없는 민주당
  2. [스승의날-대전교사 신문고] "말도 안 되는 민원 안 받게…" "민원 안전장치 필요"
  3. 2022년 화재참사 현대아울렛 점장·소방업체 소장 실형 구형
  4. 대덕경찰, 오정중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상담
  5. 중국에서 돈 벌겠다 출국 후 보이스피싱 가담한 30대 징역형

헤드라인 뉴스


진영 바꾸고 공수 전환… 충청 광역단체장 `꿀잼 매치`

진영 바꾸고 공수 전환… 충청 광역단체장 '꿀잼 매치'

6·3 지방선거 후보 등록이 14일 시작된 가운데 여야 최대 승부처 충청권 시도지사 매치업 구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거대 양당 후보가 정권교체로 이른바 공수교대 뒤 재대결이 이뤄졌거나 정치가와 행정가의 승부, 보수와 진보 진영을 서로 바꿔 경쟁하는 경우까지 꿀잼 매치가 즐비하다. 대전시장 선거에서 맞붙는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와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는 4년 만의 리턴매치다. 흥미로운 점은 두 후보가 공수를 교대했다는 점이다. 2022년 제8회 지선에선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당시 여당이었던 이 후보가 연임을 노리던 허 후보에..

`제2회 올댄스페스티벌 전국댄스경연대회` 16일 대전서 막오른다
'제2회 올댄스페스티벌 전국댄스경연대회' 16일 대전서 막오른다

대전시댄스스포츠연맹은 16일 한밭체육관에서 '제2회 올댄스페스티벌 전국댄스경연대회'를 개최한다. 대전댄스스포츠연맹이 주최·주관하고 대전시와 대전시체육회가 후원한 이번 대회는 댄스스포츠를 비롯해 라인댄스, 힙합, 방송댄스, 코레오 등 다양한 장르의 댄스가 함께한다. 전국 각지에서 선수와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며, 참가자들은 장르별 무대를 통해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과 개성 넘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돼 눈길을 끈다. 대회 마지막 순서로 진행되는 라인댄스 무료 워크숍은 참가..

금강벨트 4개 시도지사 후보등록 직후부터 뜨거운 난타전
금강벨트 4개 시도지사 후보등록 직후부터 뜨거운 난타전

6·3 지방선거 공식 후보 등록 첫날인 14일, 충청권 광역단체장 4석이 걸린 금강벨트에서 여야 후보들이 일제히 등록을 마친 뒤 거세게 충돌했다. 각각 내란청산과 정권심판 프레임을 내 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들이 충청 지방 권력 쟁탈 혈전에 돌입하면서 헤게모니 싸움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4년 전 4개 시도지사를 모두 내주며 참패한 여당은 설욕을 위해, 당시 대승을 거둔 제1야당은 수성을 위한 건곤일척 혈투가 본격화된 것이다. 각 시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등 4개 시·도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바쁘다 바빠’…선거운동 앞두고 유세차량 제작 분주 ‘바쁘다 바빠’…선거운동 앞두고 유세차량 제작 분주

  • 전국동시 지방선거 대비 대테러 합동훈련 전국동시 지방선거 대비 대테러 합동훈련

  • 오늘은 내가 대전시의원…‘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오늘은 내가 대전시의원…‘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 ‘딸과 함께 후보자 등록’ ‘딸과 함께 후보자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