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악취 현실적 해결 막막… "이젠 변화만이 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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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악취 현실적 해결 막막… "이젠 변화만이 살 길"

[악취에 갇힌 충광농원, 새 미래를 찾다 下]
한센인 정착촌 이루며 축산으로 생계 꾸려
대규모 축산단지 악취 민원 수십년 이어져
시 저감대책 효과 미미... 도시개발 등 모색
사업 무산 우려... "시 검증, 주민피해 막아야"

  • 승인 2026-02-12 14:38
  • 수정 2026-02-14 13:19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충광공원
수십년간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세종시 충광농원 /사진=이은지 기자
1970년대 중반, 한센인의 아픔 위에 세워진 대규모 축산단지인 세종시 충광농원이 50여 년 만에 도시 개발의 문턱에 섰다.

일제강점기 한센병(나병) 환자에 대한 강제 격리 정책이 1960년대 전국 각지의 한센인 정착촌 조성으로 이뤄졌고, 충광농원도 이렇게 탄생했다.

하지만 대규모 축사시설로 인한 악취가 지역을 감쌌고, 시 출범 이후로는 도심까지 번지며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후 농원 이전 요구가 끊임없이 쏟아졌으나, 지역 민·관·정은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중도일보는 과거 한센인의 생계를 위해 꾸려진 충광농원의 탄생 배경부터 도시 개발에 이르기 위한 여정을 두 차례의 연속 보도를 통해 짚어본다. <편집자 주>



[악취에 갇힌 충광농원, 새 미래를 찾다]

상. 부강면 반세기 숙원, '도시 개발' 새 대안 부각

하. 한센인 아픔 서린 땅, 악취까지… 해결 방안은



세종시 충광농원의 탄생 배경엔 한센인들의 애환이 서려 있다.

일제강점기 소록도에 강제 수용됐다 탈출하거나 해방 후 전국을 떠돌던 한센인 1세대들이 당시 충북 청원군 부강면(현 세종시 부강면) 등곡리 일대에 터를 잡고 정착한 것이 충광농원 역사의 시작이다.

당시 그들은 생계 대책으로 소·돼지 축사와 양계장을 운영하며 대규모 농원을 이뤘고, 2012년 세종시 출범과 동시에 세종시로 편입돼 수십 년에 걸쳐 충청권에서 손꼽히는 기업형 축산단지로 성장해왔다.

현재 농가를 운영하는 47세대 88명 중 남은 한센인은 10세대 33명(축산 영위 한센인 4명) 정도다. 19곳의 농가에서 소 96마리, 돼지 2만 6000여 마리, 닭 26만 2000여 마리를 사육하며, 하루 약 778t의 가축분뇨를 배출하고 있다.

문제는 가축 분뇨 등에서 배출되는 암모니아 등 성분이 하절기 더욱 강한 악취를 유발하며 도심지까지 번지고 있다는 데 있다. 과거에는 농장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가장 컸으나, 신도시(행복도시)가 확장되면서 인근의 3~4생활권으로까지 민원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세종시는 악취 저감 지원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현재 등곡리에 운영 중인 가축분뇨처리시설 관리·운영비 25억 원을 제외하더라도 냄새 저감 약제 살포, 생균제와 탈취제 구입 등에 연간 3000만~4000만 원의 고정 예산이 투입된다.

하지만 주민들이 체감할만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악취 저감사업 참여 농가가 절반(2023년 기준 40%)도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캡처
세종시 부강면 충광농원 위치도(위성사진)
세종시 관계자는 "축산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과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악취를 원천적으로 없앨 순 없어, 실제 효과가 미미하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많다. 규모가 큰 농가의 경우 소독제 살포 작업 등에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현실 속에 충광농원은 수십 년간 폐업을 고민하거나 산단 조성 등 변화를 모색해왔다.

지난 2020년 경마공원 조성 움직임은 사행산업 유치에 대한 주민 반대로 철회됐고, 2021년 산업단지 개발 사업도 부지면적 부족과 높은 분양단가로 무산되며 희망 고문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5년 만에 추진되는 공동주택 개발 사업의 관철 요구가 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악취 민원, 고령화로 인한 축산 가업 승계 어려움 등으로 주민들은 충광농원의 '새로운 변화'에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실제 이번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희망하는 등곡3리(충광농원) 주민은 93%에 달한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주민도 있다. 그간 사업 추진과 무산이 거듭돼오며 불신이 쌓인 탓이다. 그들은 시행사의 철저한 보상 이행과 더불어 시의 꼼꼼한 검증작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행정 주체로서 사업 추진 절차에 개입해 주민 피해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부강면에 지역구를 둔 김동빈 세종시의원은 "부강면엔 산단이 15개나 조성돼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들이 악취 때문에 떠나고 있다. 행정수도 세종의 대규모 도시 개발 흐름에 맞춰 지역의 오랜 현안인 충광농원 개발이 이번 기회에 꼭 추진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최민호 시장도 취임 이후 부강면 등곡3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충광농원 현안 해결 의지를 밝힌 만큼, 시의 도시개발 사업 의지와 실행력에 관심이 쏠린다. <끝>
세종=이은지 기자 lalaej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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