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 촉법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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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 칼럼] 촉법소년

이승현 변호사(山君 법률사무소)

  • 승인 2026-02-26 09:54
  • 신문게재 2026-02-27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이승현(신규사진)
이승현 변호사(山君 법률사무소)
형법 제9조는 "14세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만 14세 미만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형사미성년자(刑事未成年者)'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년법 제4조 제1항 제2호는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소년은 소년보호사건으로 심리한다"라고 하여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범죄를 저지른 소년을 '촉법소년(觸法少年)'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통상의 교육과정상 생일이 지난 초등학교 4학년생부터 생일이 지나지 않은 중학교 2학년생 정도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초등학생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 항상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중학생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 대체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범죄를 저지른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에게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혜택을 주는 것이 온당할까요? 촉법소년이 렌트카를 훔쳐 운전하다가 대학 입학을 예정인 퀵서비스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을 차로 들이받아 숨지게 한 사건이 사회적으로 공분(公憤)을 일으킨 일이 있습니다. 숨진 청년과 유족들을 생각하면,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게 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헌법재판소는 "형법 제9조는, 육체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소년의 경우 사물의 변별능력과 그 변별에 따른 행동통제능력이 없기 때문에 그 행위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없고, 나아가 형사정책적으로 어린아이들은 교육적 조치에 의한 개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형벌 이외의 수단에 의존하는 것이 적당하다는 고려에 입각한 것이다. 그리고 일정한 정신적 성숙의 정도와 사물의 변별능력이나 행동통제능력의 존부·정도를 개인마다 판단·추정하는 것은 곤란하고 부적절하므로 일정한 연령을 기준으로 하여 일률적으로 형사책임연령을 정한 것은 합리적인 방법으로 보인다. 형사책임이 면제되는 소년의 연령을 몇 세로 할 것인가의 문제는 현저하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것이 아닌 한 입법자의 재량에 속하는 것인바,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을 너무 낮게 규정하거나 연령 한계를 없앤다면 책임의 개념은 무의미하게 되고, 14세 미만이라는 연령기준은 다른 국가들의 입법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지나치게 높다고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자의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따라서 청구인의 재판절차진술권이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형사미성년자 제도를 합헌이라고 보았습니다.

형사미성년자 제도 자체를 폐지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형사미성년자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촉법소년의 형사상 혜택 자체를 없애자는 것이 아닌, 현재 만 14세를 만 13세로 1년 하향하자는 것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형사미성년자의 연령 하한에 관한 이야기를 함에 따라 다시금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다만 만 13세와 만 14세 간에 소년범죄 발생 건수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 내지 생리학적으로 인식능력·통제능력에 있어 현실적·과학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의문이 있습니다. 유의미한 차이가 없음에도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하한하는 것은 사회적 공분의 무의미한 해소에 불과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형사미성년자 제도는 개인적인 관점과 사회적인 관점이 충돌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만약 필자의 자녀가 미성년자가 운전한 차에 치여 사망했다면, 반대로 미성년자인 필자의 자녀가 자동차를 몰래 운전하다가 사람을 치여 사망하게 했다면, 필자는 전자의 경우 '개인적인 관점'을 들어 형사미성년자 제도의 폐지를 울부짖고, 후자의 경우 필자는 '사회적인 관점'을 들어 형사미성년자 제도의 보호를 받고 싶어 할테니 말입니다. /이승현 변호사(山君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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