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칼럼] 전쟁에서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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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칼럼] 전쟁에서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방기봉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 승인 2026-03-12 10:36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방기봉
방기봉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기업인들은 불확실한 것을 두려워한다. 항상 안전한 길을 갈 수는 없겠지만, 모호하고 변수가 많은 상황을 피하려 한다. 미래를 예측하는데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고, 험난한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제45대 미국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가, 47대 대통령으로 귀환한 것도 기업인들에게는 커다란 시련이다. 정치적으로는 고립주의, 경제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를 대표하는 트럼프는 한국·유럽·일본 등 동맹들과 끊임없이 갈등하고 마찰을 빚고 있다. 높은 관세는 예상이 됐지만, 군사 작전으로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전격 체포한 것은 충격적이다. 명분은 마약 밀매 혐의였지만, 기실은 전 세계 매장량 1위라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때문이라는 게 것이 정설이다.

그린란드에 대한 탐욕도 같은 선상에서 봐야 할 것 같다. 그린란드에는 스마트폰, 전기차 배터리, 첨단 무기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가 상당량 매장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야욕이 있다 해도 정치적인 신념과 가치, 동맹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정도를 벗어난 선택'을 하지 않는 것이 그간의 정치인들이 보여 준 양태였다. 그러나 트럼프는 '자신'이나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저지를 수 있음을 강조해왔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트럼프는 이란을 공격했다.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가 사망했고 전 세계는 말 그대로 불확실성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예상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석유 가격이 치솟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정유 에너지, 미국 셰일 생산업체, 유전서비스 기업, 방위산업 등을 매수해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나름대로 대비책을 세우고 실천해 가는 있음이다. 그렇지만 전쟁상황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

지난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는 전쟁이 이렇게까지 길어질 것이라고는 누구도 전망하지 못했다. 4년을 넘어서면서 전선은 고착화되고 있다. 1차 세계대전을 떠올리게 하는 참호전과 현대적인 드론 공격이 공존하는 기이한 풍경이 외신을 통해 흘러나온다.

두 나라 모두 피해 상황을 공표하지 않고 있으나 미국과 영국군의 데이터를 취합하면 러시아군의 사망 및 부상자 수는 약 50만~60만 명으로 추산된다. 우크라이나군의 사상자는 30만~40만 명 수준으로 분석된다.

UN의 발표에 따르면 공식 확인된 민간인 사망자만 1만 명을 웃돌며, 실종자와 미집계 인원을 포함하면 수만 명에 달한다. 마리우폴 등 초기 점령지에서의 피해는 온전히 집계조차 되지 않았다고 한다. 우크라이나의 GDP는 전쟁 첫해에만 30% 이상 폭락했고, 주요 수출품인 곡물 생산량이 급감했으며, 국가 예산의 절반 이상을 서방의 원조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자생적 경제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온다.

첩첩이 가중되고 있는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기업들은 어떤 전략과 수단이 써야 할까? 생존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특단의 전략이 필요하다. 총성이 울리는 전장에서는 떨어져 있지만, 그 파장은 전 세계 기업의 회계장부와 공장 가동률, 소비자의 일상에까지 깊숙이 스며든다.

이제 기업은 중립을 지키기 어려운 시대다. 과거에는 분쟁이 발생한 지역에서 기업활동을 하더라도 정치적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 세계가 촘촘히 연결된 지금, 기업의 침묵은 자칫 '전쟁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메시지'가 된다. 리스크 관리 측면도 있으나, 기업이 지향하는 가치와 국제사회의 규범에 대한 공개적 선언이다. 위기는 기회라 하지만 손실은 불가피하다

전쟁과 기업의 승리는 전략물자의 지속가능성에 좌우될 수 있다. 희토류·반도체·에너지 자원 등 전략 물자의 확보는 필연적이다. 비용 효율성이 아닌 '안정과 안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비용 효율성만을 최우선으로 삼던 과거의 글로벌 분업 체계는 점차 '안보와 안정성'을 고려한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최저가가 아닌 최적 리스크의 관점에서 기업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방기봉 대덕산단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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