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늑대 종복원 18년 노력의 결실 '늑구'… 토종의 명맥 잇기도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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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늑대 종복원 18년 노력의 결실 '늑구'… 토종의 명맥 잇기도 '위태'

2008년 시작된 한국늑대 종복원 14마리 중 하나
1965년 영주서 잡힌 야생 한국늑대 끝으로 끊겨

  • 승인 2026-04-12 17:44
  • 수정 2026-04-12 18:26
  • 신문게재 2026-04-13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대전오월드에서 탈출해 닷새째 행방이 묘연한 늑대 '늑구'는 멸종된 한국늑대의 명맥을 잇기 위해 러시아 야생늑대를 들여와 진행한 종복원 사업을 통해 태어난 개체입니다. 과거 한반도 전역에 서식하던 한국늑대는 일제강점기 포획과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1997년 사실상 절멸되었으나, 오월드가 18년 전부터 복원 노력을 기울여 현재의 개체군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관계 당국은 토종 늑대의 혈통을 보존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탈출한 늑구의 행방을 긴급히 추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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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9시 30분께 대전동물원 오월드 사파리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  (사진=대전소방본부 제공)
대전오월드 사육공간을 벗어나 관계 당국이 추적 중인 늑구는 멸종한 한국늑대의 종복원으로 태어나 대전에 정착한 14마리 중 한 마리다. 한반도의 마지막 야생늑대는 1963년 경북 영주에서 포획돼 그해부터 1967년까지 창경원 동물원에 인계된 늑대 새끼 3마리와 다 큰 수컷 늑대 한 마리로 이후 사실상 멸종되었다는 게 학계의 분석이다. 일제강점기 많은 야생동물이 '해수구제'라는 명목으로 포획됐는데, 이때 부여와 논산, 공주, 청주, 진천 등에서 늑대의 출현 사실이 기사로 남아 늑대가 충청권에서도 서식했음을 보여준다.

탈출 닷새째 행방을 알 수 없는 늑대 늑구는 오월드가 18년 전부터 시작한 한국늑대의 종복원 노력으로 태어난 개체다. 러시아와 협약을 맺고 볼가강유역 내몽고 평원에서 야생늑대 7마리를 포획해 2008년 7월 오월드에 입식해 종복원으로 최근까지 오월드에서 생활한 한국늑대 14마리 중 한 마리다. 학계에서는 토종의 명맥을 이어온 서울대공원 영주늑대가 1997년 병으로 숨진 뒤 남한에서는 토종늑대가 절멸된 것으로 보고 있다.

청주대 동물보건복지학과 최현명 교수가 2019년 지은 책 '늑대가 온다'에 따르면, 1980년대 초 경북 문경에서 야생늑대가 마지막으로 발견되었다는 보고는 실체가 없으며, 1964년에서 1967년 사이에 창경원 동물원에 들어온 경북 영주 늑대들이 남한의 마지막 늑대라고 밝혔다. 1963년 동네 할머니가 산나물을 뜯으러 갔다가 강아지 네 마리를 바구니에 담아오는데 실은 늑대 새끼였고 1965년 노루를 잡으려 설치한 덫에 걸린 수컷 늑대까지 총 5마리가 1967년까지 창경원에 들어왔는데 이것이 한국 야생늑대의 마지막이라는 것. 녀석들은 1969년부터 1974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21마리의 새끼를 낳았으나 근친교배로 더 이상 번식이 불가능했고, 1997년 6월 서울대공원에 있던 마지막 영주 늑대가 폐사하면서 한국늑대의 명맥도 끊겼다.

충남과 충북에서 한국늑대의 출현은 일제강점기 발행된 신문 기사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창원대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으로 보고된 '일제강점기 해수 피해와 구제 사업-늑대 사례를 중심으로'를 보면, 일제강점기 충남 공주와 부여, 논산 그리고 충북 진천과 청주, 보은에서 늑대가 출현해 가축뿐만 아니라 인명피해가 있다는 신문 기사가 20건 남아 있다. 1940년 논산 연산면과 서산 운산면에 늑대 떼의 출몰로 가축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도를 포함해 1936년 충북 청주 남이면에서는 돼지 두 마리를 늑대가 잡아먹었다는 보도를 통해 실은 늑대가 한반도 생태계 구성원이었음을 알 수 있다.

최현명 교수는 그의 책 '늑대가 온다'에서 "한반도 늑대의 고향은 동북아시아고, 땅이 나누어져 있지 않던 그 옛날 늑대들은 남쪽 한반도로 내려왔다"며 "네이멍구와 압록강 사이에 생태통로가 마련되지 않는 한, 남과 북을 가르는 철조망이 걷히지 않는 한 남한에서 야생늑대를 더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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