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다문화]키르기스스탄과 한국의 삶 속에 자리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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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키르기스스탄과 한국의 삶 속에 자리한 산

여름 고산 목초지와 등산길로 살펴본 두 나라의 산 문화

  • 승인 2026-09-09 09:33
  • 황미란 기자황미란 기자

키르기스스탄과 한국은 국토의 많은 부분이 산지로 이루어져 있어 산이 일상과 문화의 중심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키르기스스탄은 유목 문화의 터전인 고산 초원을 중심으로, 한국은 등산과 휴식을 즐기는 공간으로 산을 활용하지만 자연에서 위안을 얻는 정서는 서로 닮아 있습니다. 두 나라의 산은 비록 풍경과 이용 방식은 다르더라도 자연을 존중하며 공동체의 기억을 공유하는 소중한 공간이자 마음을 잇는 매개체가 됩니다.

굴나즈 명예기자 첨부사진
사진=카스모바 굴나즈 명예기자
산은 단순한 자연경관이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고향이고, 누군가에게는 쉼터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이다. 서로 멀리 떨어진 키르기스스탄과 한국에서도 산은 사람들의 삶과 문화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국토 대부분이 산악지대인 키르기스스탄은 높이 솟은 톈산산맥과 넓게 펼쳐진 고산 초원으로 유명하다. 도시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거대한 산을 만날 수 있어 키르기스스탄 사람들에게 산은 특별한 여행지가 아니라 일상과 맞닿아 있는 공간이다.

전통적으로 유목생활을 해 온 키르기스인들에게 산은 오랫동안 삶의 터전이었다. 여름이 되면 가축과 함께 높은 산에 있는 여름 목초지 '자일로오(жайлоо)'로 이동해 전통 천막집인 유르트를 세우고 자연과 함께 생활했다. 도시화가 진행된 오늘날에도 자일로오를 찾는 문화는 이어지고 있다. 가족과 함께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전통 음식을 나누는 시간은 키르기스인들에게 고향과 자신의 뿌리를 떠올리게 한다.

한국인의 삶에서도 산은 매우 가까운 존재다. 국토의 상당 부분이 산지로 이루어져 있어 서울의 북한산과 관악산, 부산의 금정산처럼 대도시에서도 산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주말이면 많은 사람이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와 함께 산을 오르며 건강을 돌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을, 가을에는 단풍을 감상하며 계절의 변화도 느낀다.

두 나라가 산을 이용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키르기스스탄의 산이 초원과 목축, 유목문화로 이어지는 생활의 공간이라면, 한국의 산은 등산과 휴식,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에 가깝다. 그러나 산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가족과 공동체의 기억을 떠올리며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는 점은 서로 닮아 있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키르기스스탄 사람들에게 한국의 산은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장소가 되기도 한다. 산의 규모와 풍경은 고향과 다르지만 산길을 걷다 보면 멀리 두고 온 가족과 자연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한국인이 키르기스스탄의 톈산산맥과 고산 초원을 바라본다면, 익숙했던 산과는 또 다른 장엄한 풍경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모습과 높이, 산을 이용하는 방식은 달라도 자연을 존중하고 그 안에서 평온함을 느끼는 마음에는 국경이 없다. 키르기스스탄의 자일로오와 한국의 등산길은 자연과 함께 살아온 두 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 주는 공통의 언어인지도 모른다.

카스모바 굴나즈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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