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복지관·정원·DMZ…74개 작품이 그려낸 경기 건축의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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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복지관·정원·DMZ…74개 작품이 그려낸 경기 건축의 지형

경기도 건축, ‘건물’에서 ‘공간과 기억’으로…74개 수상작 주목

  • 승인 2026-09-29 09:22
  • 이인국 기자이인국 기자
코트야드 메리어트 평택(사용승인부문 대상)
코트야드 메리어트 평택 '사용승인부문 대상' (사진=경기도 제공)
경기도 건축의 평가 기준이 건물 자체의 완성도를 넘어 주변 환경과 공공성, 그리고 공간이 담아낼 기억까지 넓어지고 있다.

올해 경기도건축문화상 수상작 74점을 살펴보면 하나의 건축물만 놓고 경쟁하는 공모전이라기보다 '공간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지어진 건축물에서는 도시와 이용자를 고려한 공간 구성이, 미래 설계에서는 전쟁과 분단의 기억을 건축으로 풀어내는 시도가 등장했다.

도는 경기건축문화제 추진위원회 심사를 거쳐 '제31회 경기도건축문화상' 수상작 74점을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 기능을 넘어 주변과 관계 맺는 건축

사용승인부문 대상은 평택의 '코트야드 메리어트 평택'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호텔이라는 용도보다 설계가 주어진 조건을 어떻게 해결했느냐에 있다. 건축 부지가 가진 지형적 어려움과 법적 제약을 기하학적인 단면 구성으로 풀어내고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고려했다는 것이 심사에서 제시된 평가다.

금상 역시 특정 용도의 건축물에만 집중되지 않았다. 파주 '운정다누림 노인장애인 복지관'을 비롯해 '양평군 체육센터', 성남 '구미동 성남물빛정원', KG기념관 '자강헌' 등 4개 작품이 금상을 받았다.

은상에는 '안성시 서운면 행정복지센터', '카페 몽브레뉴 주거용도인', '무언가(無言家)', '풍은재(風隱齋)' 등이 선정됐다.

복지·체육·행정·문화·주거 등 서로 다른 기능의 건축물이 수상작에 포함되면서 건축의 역할도 단일한 기준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양상을 보였다.

아직 현실 공간으로 완성되지 않은 대학생들의 설계 작품에서는 '치유의 경계 DMZ'라는 주제를 통해 공간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대상작은 순천향대학교 염미르 학생의 'Unfinished Return: 6.25 전쟁 신원미상 유해 안치 시설'이다.

6·25전쟁 신원미상 유해를 위한 시설을 구상한 이 작품은 전쟁이라는 과거의 사건을 시간성과 장소성을 고려한 공간계획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건축물이 단순히 사람이 머무는 시설을 넘어 기억을 보존하고 특정한 역사적 경험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설계 주제로 끌어들인 셈이다.

금상은 삼육대학교 서정빈·김담윤 학생의 '화평지도 : 대립의 수면을 지우고 평화를 그리다'가 차지했다.

은상에는 순천향대학교 김민규 학생의 'FOR : REST', 영남대학교 이지숙·김동선·김기태 학생의 'From Root to Horizon', 순천향대학교 조민서 학생의 'DMZ-119'가 선정됐다.

■ 74점에 담긴 현재와 미래

올해 수상작은 크게 두 종류의 건축적 시간을 보여준다.

사용승인부문 41점은 실제 도시 공간에 구현된 결과물이다. 계획부문 33점은 앞으로 구현될 수 있는 건축적 아이디어다.

사용승인부문은 본상 9점, 특별상 14점, 입선 18점으로 구성됐으며 계획부문에서는 본상 5점, 특별상 14점, 특선 7점, 입선 7점이 선정됐다.

수상작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기준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대상작만 놓고 보면 현재의 건축은 주어진 땅과 환경의 조건을 해결하는 문제, 미래의 건축은 ?역사와 기억을 공간으로 해석하는 문제에 각각 접근하고 있다.

이번 공모전의 의미도 여기에 있다. 건축문화상은 완성된 건축물의 외관을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직 현실이 되지 않은 설계안까지 함께 다루면서 경기도 건축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는 장이 됐다.

수상작은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파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내 지혜의 숲에서 공개되며, 시상식은 10월 24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파주시와 함께하는 제14회 경기건축문화제' 개막식에서 진행된다. 경기=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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