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밖]두견새 울리기 게임

  • 오피니언
  • 문화칼럼

[안과밖]두견새 울리기 게임

  • 승인 2007-11-15 00:00
  • 신문게재 2007-11-16 21면
  • 최충식 논설위원최충식 논설위원
울지 않는 두견새는―죽여야 한다.(오다 노부나가)
울지 않는 두견새는―울게 해야 한다.(도요토미 히데요시)
울지 않는 두견새는―울 때까지 기다린다.(도쿠가와 이에야스)


장태산의 까치 소리도 기분 좋지만 여주 이릉의 두견새 소리도 들을 만하다. 한 번 울면 두견화가 한 송이씩 지는데 사연 또한 애달프지 않으랴. 태안 학암포 근처의 두멍골에도 두견새가 되어 주위를 맴도는 애틋한 처녀 이야기가 전해진다. 두견새 우는 사연은 저마다 간직할 테니, 전설과 사연과 노래에만 살아 있지는 않다. 화투 4월 10점짜리에 나오는 새도 두견새다.

필자의 경우는 이런 것도 있다. 언론계 선배가 전화를 했다. 책 가져가라는 분부였다. 집 정리를 하다 책 뭉치를 보니 생각난 모양이었다. 그렇게 뜻하지 않게 이런저런 책들을 복습했고 22년 만에 22권짜리 『대망』도 고맙게 섭렵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굴욕을 참아가며 천하를 손에 넣기까지의 흥미진진한 과정은 지금 눈높이로 봐도 재미가 줄지 않았다.

동시대를 살았던 세 풍운아의 인생관은 두견새 울리는 법에 축약돼 있다.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칼로 새의 목을 쳐라(오다 노부나가), 어떻게든 울게 만들어라.(도요토미 히데요시) 울 때까지 기다려라.(도쿠가와 이에야스). 임진왜란의 애증을 잠시 잊고, 우리가 일본을 쪽발이라며 우습게 아는 유일한 나라라는 자부심을 접는다면 그 리더십만은 버릴 데가 없다.

인생은 물론 기업과 국가 경영의 지표에 참고할 가치가 다분하다. 용감한 노부나가는 결단력 있는 리더십을, 꾀돌이 히데요시는 지모와 독창성의 리더십을, 느긋한 이에야스는 때를 기다리는 지혜와 지속 가능의 리더십을 일깨운다. 세 가지 특질이 혼재하며 일본을 부강한 나라를 만들었다. 오부나가의 화끈함은 일본 군대의 철학적 기반이다. 꾀돌이 히데요시는 정치외교 방법론의 모태인가 하면 이에야스 스타일은 기업 경영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국내 정치인 중 고건 전 국무총리의 성격은 도쿠가와형(型)으로 분류된다. 김종필씨는 과거 히데요시형을 좋아했다. 세종대왕 리더십을 외치는 후보, 그 리더십을 신뢰 못하겠다고 막아서는 후보, 합당 반발로 시험대에 오른 후보 등등, 대선 후보들의 리더십도 어느 타입에 넣을 수 있다. 말년 병장은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한다는데, 임기 말년의 대통령도 이하 동문.

두견새 울리기의 방법이란 통합과 조정의 능력이기도 하다. 과정이 어찌되었든 두견새 울리기 게임에 승리한 사람이 대권을 거머쥔다. 마쓰시타 창업자처럼 ‘울지 않는 새 또한 좋은 두견새’라며 방식을 바꿀 수야 있겠지만, 두견새를 울리고자 하면 먼저 마음을 얻어라. 리더는 많지만 리더십에 목마른 계절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호남에 반도체 짓는데 송전선로는 충남으로?… 지역 주민 반발 확산
  2.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최종 부결
  3. [대전 선도지구 정비사업장을 가다] 인태섭 둔산 14구역 추진준비위원장 “선도지구 선정은 모두 주민들 덕"
  4. 우주서 25㎝ 해상도 지구관측 광학위성… 대전 우리별1호 잇는 '스페이스아이T'
  5. [인터뷰]중도일보 오피니언면 <문화인> 칼럼 쓰는 이희성 교수
  1. 적립금 늘고 등록금도 올랐다… 대전 사립대 살펴보니
  2. 둔산서 사건은 유성서로… 대전경찰도 ‘가족 사건 상피제’
  3. 대전 대덕구의회 두달 넘게 파행…주민 불편 현실화
  4. 천문연 연구진, 은하단 1만 개에 하나 나옴직한 '원시초은하단' 발견
  5. 한밭대 신임 총장 임용 1순위에 윤린 기계공학과 교수

헤드라인 뉴스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찬반투표 최종 부결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찬반투표 최종 부결

충남대학교와 국립공주대학교의 통합안이 구성원 찬반투표에서 최종 부결됐다. 공주대에서는 교원과 직원·조교, 학생 등 모든 직군에서 찬성 의견이 우세했지만, 충남대에서는 학부생과 직원들의 반대가 크게 나타나면서 통합안이 부결됐다. 양 대학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교원과 직원·조교, 학생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충남대는 투표 대상자 2만4346명 가운데 1만8426명이 참여해 75.6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직군별로는 교원의 경우 924명 가운데 591명(63.96%)이 찬성했고 333명(36.04%)이..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이재명 정부가 내년 162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지방재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기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내국세에서 일정액을 먼저 떼어낸 뒤 지방교부세를 산정하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으로 내려가는 자주 재원이 크게 줄어들 수 있어 충청권 등 전국 시도는 재정 자율성 훼손을 걱정하며 공동 대응에 나설 움직임이다. 10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지난달 정부는 반도체 추가 세수 등에 따른 재원으로 내년 162조 3000억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청년과 국가 성..

충청권 LH임대주택 9892호… 6개월 이상 `빈집`
충청권 LH임대주택 9892호… 6개월 이상 '빈집'

충청권 LH 건설임대주택의 6개월 이상 장기 공실이 9892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남과 세종은 공가율이 각각 10.4%, 12.2%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장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서구갑)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전국 LH 건설임대주택 97만 7240호 중 3만 8493호가 6개월 이상 공가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공가율은 3.9%다. 충청권에선 충남의 장기 공가 물량이 가장 많았다. 충남은 LH 건설임대주택 5만 2294호 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