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의문화 장미의문화]지역신문, 더 많이 읽히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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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의문화 장미의문화]지역신문, 더 많이 읽히려면

  • 승인 2010-09-02 13:57
  • 신문게재 2010-09-03 21면
  • 이규식 한남대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문학평론가이규식 한남대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문학평론가
취업난 속에서도 일부 직종에서는 구인난이 심하다. 힘든 작업에 노동량에 비해 보수가 적거나 나름의 시간관리가 어려운 분야에서는 인력난에 허덕인다. 신문배달이 그러하다. 대부분 이른 새벽 가정이나 사무실로 전해지는 조간신문 배달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전화 한통이면 총알같이 달려오는 배달의 왕국이라는 타이틀이 아직 건재한 우리나라에서도 신문배달 시스템이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미국에서는 아직 신문배달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지만 유럽에서 신문을 보려면 가두 판매점을 찾는 수 밖에 없다. 더러 우편으로 받아보기도 하지만 속보성이 떨어지는 만큼 출퇴근 때 신문을 구입하거나 빵을 사러 가는 길에 들르는 것이 보통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지방지가 전국지에 비해 결코 덜 읽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대표적인 지방지로 '웨스트 프랑스'를 꼽는데 전국지 구독자가 20% 안팎, 지방신문을 읽는 비율은 40%에 가깝다. 정치뉴스나 먼 곳 이야기보다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고장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앞선다.

전국적인 정치경제 뉴스는 TV나 인터넷 같은 다른 경로로 신속히 접할 수 있어 내가 사는 지역의 소식을 살갑게 전해주는 지역신문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웨스트 프랑스', '라 부아 뒤 노르', '르 프로그레', '르 도핀 리베레' 그리고 '니스 마탱' 같은 지방신문들의 구독률과 비중은 대단하다. 특히 '웨스트 프랑스'는 서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프랑스 언론 특히 일간지의 으뜸가는 특성은 개인의 사생활을 거의 다루지 않는데 있다. 정치인을 비롯한 공인들의 애정문제나 가정생활 등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언론이 문제 삼지 않는다. 사생활을 철저히 보호하고, 직무와 프라이버시를 엄격히 구분한다는 원칙이다. 과거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애정문제를 폭로하고 의기양양하던 '파리 마치'라는 잡지에 대해 주요 일간지들은 “에, 알로르(E, alors)?” 즉 “그런데 그게 어떻단 말인가?” 라는 냉랭한 반응을 보였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자의 전문화나 심층적인 보도수준도 강점이다. 각 분야 기자들은 교수나 전문가 못지않은 깊은 소양과 경륜으로 보도하고 전망한다. 인터넷에 비해 종이신문이 갖는 강점은 차분하고 객관성 있는 분석과 해설일텐데 특히 지방지의 경우 여기에 충실하다. 기자들이 한 파트에 오래 일하면서 전문성을 높이는 일이 필요하다. 때로 파격적인 지면편집 그리고 바로 내 이야기다라는 밀착감을 줄 수 있는 기사발굴도 중요하지만 관건은 독자들의 판단과 의식이 아닐까.

아직도 일부 전국지가 벌이는 현금, 상품권, 자전거, 몇 달 무료구독 같은 물량공세에 넘어간다면 지역지의 장래, 지역의 균형발전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다른 지역에 비해 지방신문 구독률이 현저히 낮은 대전충남지역의 현실에서 외국 지방지들의 특성화 노력과 독자 속으로 파고드는 지역밀착전략은 분석해볼만 하다.

프랑스의 '오주르뒤'라는 신문은 전국판이고 같은 회사에서 나오는 '르 파리지앵'<사진>은 파리권 지역신문이다. 서울이 하나의 '지방'이듯 파리도 '지역'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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