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시장(市場)의 여장부' 송미나 대전중앙청과 사장

[중도초대석]'시장(市場)의 여장부' 송미나 대전중앙청과 사장

'2년 연속 최우수 법인' 유통 선도, 정가·수의매매 자금 지원 등 혁신 노력 새벽1시 시작하는 치열한 경매 현장, 거칠어보여도 나누는 情만은 뜨거워

  • 승인 2015-10-27 14:19
  • 신문게재 2015-10-28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중도초대석]송미나 대전중앙청과 사장

“농수산물은 경쟁의 문제가 아니라 지켜야할 가치입니다.” 송미나 대전중앙청과 사장(37)은 험하기로 소문난 도매시장 업계에서 여장부로 통한다. 남자들의 직업이라는 인식이 강한 도매업계인 만큼, 활동하는 여성인 CEO의 숫자도 많지 않다. 그러나 송 사장이 이끄는 대전중앙청과는 2년 연속 최우수법인에 선정되는 등 상종가를 구가하고 있다. 이 배경에는 단순한 농산물 하나를 팔기 위한 것이 아니라 농산물 유통 사업을 통한 도매 시장을 만들고, 새로운 유통문화를 조성하자는 그의 철학이 있다. 송 사장을 만나 급변하는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유통환경을 상대로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비전을 들어봤다.

-2년 연속 최우수 법인 선정 노하우와 소감은.

▲농산물 유통환경이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수법인에 선정된다는 것은 현재의 농산물 유통정책에 앞서간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 점에서 대전중앙청과는 평가방향과 앞으로 나아갈 길을 미리 예측하고 진행했다. 정부 농축산물, 즉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점이 평가항목에 오르기 전 부터 대전중앙청과는 가장 먼저 시행했고, 이 같은 농산물 정책에 대해 미리 짚어보고 행동하는 앞서가는 생각이 우수 점수를 받을수 있었던 것 같다. 어떤 분야이든 무언가를 선도한다는 것은 어려운 길이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고 생각한다. 많은 것을 시도하고 그 중에는 실패한 것도 많았지만 믿고 따라와 주는 임직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의 근간인 공영도매시장에서 '1단계 유통'이라는 개념을 가장 먼저 제시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에 대해 설명해준다면.

▲농산물 유통에는 꼭 필요한 단계들이 있다. 특히 공영도매시장에서 농산물 유통에 기여하는 바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산지를 대변하는 도매시장법인과 소비자를 대변하는 중도매인이 농산물 가격에 대해 서로 협상하고 대립하면서 우리나라 농산물의 기준가격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도매시장의 역할이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많은 농산물의 특징상 그동안 공정성과 투명성에 기여하였던 경매제도가 도매시장의 주를 이루었다면 농산물 유통환경의 변화에 발맞추어 정가·수의매매를 통한 농산물 유통의 효율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대전중앙청과의 경우 정가·수의매매 거래 확대를 위해 시장 내에 저온시설을 마련하고 산지에 박스 지원 및 정가·수의매매 활성화 자금 등을 지원하면서 농산물 유통의 또 다른 혁신을 위해 좀 더 노력하고 있다.

-거칠고 험한 도매시장에 젊은 여성 CEO로 운영에 어려운 점도 있었을텐데.

▲싸울땐 싸울 줄 아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곳 도매시장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살아가고 있다. 채소의 경우 새벽 1시부터 과일의 경우 새벽 4시부터 경매가 진행되고 있을 뿐더러 농산물은 생물이다 보니 시간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 이곳 농수산물시장은 농산물 가격이 결정되는 순간순간에는 전쟁과 같은 포화 속에 살아간다. 이러한 시간과의 전쟁을 하고 있는 곳이다보니 때론 거친 언사도 험한 인상을 쓰시는 분들도 있지만 이곳 도매시장에서 종사하는 분들이 참 좋다. 앞에서 웃고 뒤에서 우는 사람들 보다는 서로 같이 손을 잡고 울어주는 분들이 이곳에 있다. 싸울 땐 싸울 줄 아는 것 그러나 언제나 진정성을 가지고 회사 생활 하는 것 이것이 도매시장에서 살아가는 기본이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농축산물 유통 시장이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어떻게 보는가.

▲가뜩이나 얼어붙은 국내 소비시장을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과 불만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농축산물 유통 시장이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과일과 축산물의 20% 이상이 추석과 설 명절 기간에 유통되는데,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선물 소비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농산물 자체에 제약을 가하는 것도 문제지만, 앞으로 다뤄야하는 가공품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6차 산업화를 통해 농가들은 직접 가공품 즉 선물용 제품을 만들어 홍보하고 있는데, 김영란법으로 이 부분이 제약된다면 판로가 사실상 막히는 것이다. 더욱이 고객들은 구매해서 먹을 기회를 잃는 것이고, 우수한 농산물을 홍보할 수 있는 부분 역시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가뜩이나 한미, 한중 FTA 때문에 과수생산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과일 선물이 급감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과일 소비가 줄어들게 되고 가격 폭락으로 이어져 결국 피해는 농민들에게 돌아간다. 이런 점에서 농산물은 제외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농가, 관련업체들 역시 우리 농수산물의 가치를 알리고,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농수산물의 브랜드화 정책 필요성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지자체들 마다 대표 농수산물 등을 내세워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한번에 지역 곳곳에서 수십여개의 브랜드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에 대해 신뢰를 하지 않는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일부 규제도 하고 지원도 할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가에서 대표브랜드를 살려 제대로 홍보하고 판로까지도 힘써주는 것이 바로그것이다. 많은 브랜드화보다는 정부에서 정책, 또는 시책적으로 고급브랜드화 하는 특화된 지역 농산물이 필요하다.

-산지가격 대비 시중에 유통되는 농수산물의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상품이 너무 많이 다양하다. 사과 하나만 예를 들어도 얼마든지 많다. 빅데이터를 체계화 시키려고 한다. 내부적으로 작게는 경매가가 떨어진것은 중도매인 사장님들이 판매를 할 때 확인을 한다. 내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전체적인 시스템화는 미흡하고 있다. 특히 경매사들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산지에 대해 언제, 어떻게가 중요하다. 또 미리 앞으로의 시세를 예측하는것도 필요하다. 그만큼 생활의 박사가 되어야 한다. 올해는 수입물량에 대해서 영향을 받았다. 예를 들면 체리가 들어오면 체리물량 뿐만아니라 같은기간 판매되는 과일들이 팔리지 않게 된다. 과일은 가격대비 받는게 아니라 똑같은 양을 어디것을 먹느냐가 중요하다. 즉 수요의 영향을 받게되는 것이다. 반면, 채소는 시세의 영향을 받게된다.

-마지막으로 역점적으로 추진할 사업 계획은.

▲얼마 전 월가의 투자 귀재인 짐 로저스가 서울대 강연에서 “경운기를 몰 수 있는 학생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단 한명도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짐 로저스는 “서울대 학생들은 똑똑하다는데 미래 최고 유망 업종인 농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에 실망스럽다”고 말을 했다.우리 농업의 미래를 확신하고, 먹거리 산업이야 말로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그 어떤 분야보다 무한하다고 믿고있다. 그런 만큼 앞으로 도매시장에서의 농산물 유통이 더욱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도매법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산지가 만족하는 가격을 소비지가 만족하는 품질을 유지하는 농산물 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한 대전중앙청과에서만 공급할 수 있는 농산물을 특화시키는데 더욱 노력하겠다. 일인가족 고령화 시대에 맞추어 우리 소비자들이 어떻게하면 편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지에 고민하고 있다.앞으로 도매시장내에 소포장 시설을 더욱 활성화시킬 계획도 갖고 있다.


▲송미나 사장은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학사)졸업, 충남대 경영학(석사), 단국대 환경자원경제학과 박사과정
-대전중앙청과(주) 기획실장(2007~2011년)
-대전중앙청과(주) 사장(현)
-대전대 물류유통학과 겸임교수
-대전경찰청 인권위원회 위원
-(사)한국외식산업협의회 대전세종충남과역지회 부회장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자문위원

대담=김재수 취재2부 부국장

정리=박수영·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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