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雪雪' 빙판길 된 이면도로…제설 손 놨나

주택가 골목 등 제설 사각지대, 대전 도심 곳곳 미끄럼틀 방불 '내집앞 치우기 조례' 유명무실 하지만 자치구 조례 만 강조 '뒷짐'

▲ 폭설과 한파가 몰아친 19일 대전 중구 중촌동의 주택가 이면도로에서 한 시민이 얼어붙은 도로를 위태롭게 걷고 있다.
이성희 기자

19일 대전지역 꽁꽁 얼어붙은 도심 주요 도로와 상가 주변은 밤샘 제설작업으로 제 기능을 되찾고 있지만, 주택가 이면도로와 골목길, 아파트 단지 내 도로는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 있어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더욱이 지역 자치구들은 건축물 관리자의 제설·제빙에 관한 조례를 강조하며 뒷짐만 지고 있어 주민 불편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대전시·5개 자치구에 따르면 본격적인 기온저하와 폭설과 한파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겨울철 자연재난에 대비해 사전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부터는 겨울철 제설종합대책과 도로 긴급제설 상황실을 상시 가동 중이다.

지난 18일 폭설이 내린 이후 시청과 각 구청이 제설작업을 펼쳐 대전지역 주요 간선도로와 일반 도로 제설은 마무리됐지만, 주택가 이면도로와 골목길은 제설 사각지대로 방치돼 있어 인근 주민의 불편은 여전했다.

실제 중구 선화동 세무서 주변 골목길과 인도에는 밤새 내린 눈이 쌓여 꽁꽁 얼어붙었고, 주택가 골목길에서 큰 도로로 나가는 이면도로에 쌓인 눈이 그대로 얼어붙어 아침 출근길 일부 시민들은 차를 몰고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기도 했다.

특히 빙판으로 변한 대형 아파트와 고층빌딩 뒤편 골목길의 상황은 심각했다.

시는 이날 염화칼슘 217t, 소금 575t 등 제설 자재를 투입해 결빙 해소작업을 벌였지만, 주요 간선도로 제설에만 매달린 셈이다.

간선도로와 접해있는 이면도로는 그나마 신고를 하면 공무원이 작업에 나서지만 골목길까지는 공공기관의 역량이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이나 상점 앞, 구석구석 골목길, 이면도로는 제설·제빙 작업에 발 벗고 나설 주민이 없다는 점에서 제설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이에 대해 자치구들은 자연재해대책법 제 17조의 규정에 의거한 일명 '내 집앞, 내 점포 눈치우기'조례가 제정돼 시행되고 있는 만큼 주택가 이면도로와 아파트 단지 내 쌓인 눈치우기는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조례는 행정상 책임 규정이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다.

자치구 한 관계자는 “이면도로 제빙작업은 주민센터가 맡고 있지만, 제빙작업에 나설 수 있는 인력은 한정돼 있어 모든 구역에 제빙작업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신고가 들어오는 지역을 중심으로 제빙작업을 펼치고 이면도로, 골목길 등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