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톡]인생 U턴의 교훈

[공감 톡]인생 U턴의 교훈

  • 승인 2016-05-14 12:06
  • 김소영(태민)김소영(태민)

딸내미 학교행사가 있던 날. 바쁘게 서둘렀다. 설거지 끝내고 민낯으로 갈 수가 없기에 손질 좀 했다. 거울을 보며 립스틱 바르는 흉내도 냈다. 시간이 촉박했다. 오늘 따라 거리로 나온 차들이 많았다. 딸내미 학교로 들어가려면 U턴을 해서 들어가야 했다.

그러나 U턴하는 곳까지 가려면 좌회전 신호가 짧기에 한 차례 더 받아야 될 것 같았다. 이곳에선 거의 모든 차량들이 불법 U턴을 하고 있었다. 시간에 쫓긴 나도 급한 마음에 불법 U턴을 해버렸다. 그런데 그게 문제였다.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것. 걸려들고 말았다. 맞은편에서 오고 있던 경찰기동대 차량에. 왜 하필 나만 붙잡지? 억울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지시대로 차를 갓길에 댔다. 사이렌까지 울려가며 달려온 경찰차가 차 옆으로 다가오더니 창문을 내리라는 손짓을 하였다.

딱히 변명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가슴이 콩딱콩딱 뛰는 것을 억누르느라 휴~ 큰 숨 한 번 내쉬며 창문을 내렸다.
"이것 보세요. 경찰차가 오고 있는데 왜 보고도 무시하고 불법 U턴을 하시는 겁니까? 경찰이 우습게 보입니까?" 화난 목소리였다.

그러나 거수경례를 붙이며 다가오는 그가 오히려 밉지가 않았다.

"아이고 그럴 리가 있나요. 봤으면 당연히 안했죠. 전 겁이 많아서 경찰아저씨 엄청 무서워 하거든요. 그런 제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어요. 너무 급해서 그만 ..미처 못 봤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미안해하며 생글생글 미소로 잘못을 빌었다. 굳었던 경찰의 얼굴이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십시오. 주의 하십시오" 그리고 경찰도 나도 미소를 지으며 헤어졌다.

원래 경찰기동대는 직무수행 외에 범칙금 스티커를 떼지 못하게 되어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이 딱지를 떼려는 목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같이 U턴 했던 분들 중 한 남자분은 뻔뻔하게 U턴하기 불편하게 해놓고 어쩌라는 거냐는 둥 핑계를 대다가 결국 경찰 기동대와 실랑이를 벌이느라고 곧장 풀려나지 못했다.

▲ 김소영 시인
▲ 김소영 시인

가끔 우리는 공인인 연예인들이나 정치인들이 음주운전이나 도박, 논문표절, 비자금 문제로 매스컴을 타는 것을 볼 수 있다.

얼마 전 국정 교과서 전도사 발언으로 유명세를 얻었던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인 전모의원이 논문표절이 문제가 되어 SNS가 떠들썩한 것을 보았다. 그러나 문제가 됐던 것은 논문표절 보다도 그후 그녀의 태도에 있었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그렇게 말한 사람들의 탓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그는 공교육 문제와 교육 정책들을 다루는 전문가로서 40대의 쓸만한 인재로 촉망받던 사람이었기에 지지하는 자들이 많았다. 그런 그이기 때문에 더 큰 실망감에 빠진 국민들은 그의 사퇴를 원하고 정치판에서 아예 떠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만약에 자기의 잘못에 대하여 용서를 구했다면 오히려 더 큰 인정을 받았을 것이다.

그녀의 이 같은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역사교육 정상화에 아까운 인재를 잃게 된 것 같아 안타까웠다.

사람들은 살다보면 누구나 잘못을 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죄를 짓는 것보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뉘우치지 않는 것이 더 큰 잘못이라는 것을 안다.

오늘의 불법 U턴. 그것은 ‘나’를 ‘나’답게 하는 인생 U턴의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돌아오는 길. 경찰관의 거수경례가 멋스럽게 클로즈업 되고 있었다.

/김소영(태민) 시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광안리 드론쇼, 우천으로 21일 변경… 불꽃드론 예고
  2. "마을 앞에 고압 송전탑 있는데 345㎸ 추가? 안 됩니다" 주민들 반발
  3. 세종청년센터, 2025 청년 도전과 성장의 무대 재확인
  4. 천안법원, 지인에 땅 판 뒤 근저당권 설정한 50대 남성 '징역 1년'
  5. 천안시, 자립준비청년의 새로운 시작 응원
  1. 천안시, 맞춤형 벼 품종 개발 위한 식미평가회 추진
  2. 천안시 동남구, 빅데이터 기반 야생동물 로드킬 관리체계 구축
  3. 남서울대, 미국 조지아텍과 글로벌 인재 양성 위한 국제협력 본격화
  4. 천안도시공사, 개인정보보호 실천 캠페인 추진
  5. 백석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협력…지역 창업 생태계 활성화 기대

헤드라인 뉴스


이장우 "김태흠 지사와 충청 미래를 위해 역할 분담할 것"

이장우 "김태흠 지사와 충청 미래를 위해 역할 분담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적극 추진으로 급물살을 탄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단체장 출마에 대해 "김태흠 충남지사와 함께 충청의 미래를 위해 역할분담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19일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가진 오정 국가시범지구(도시재생 혁신지구) 선정 관련 브리핑에서 대전충남행정통합시장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통합시장을 누가 하고 안 하고는 작은 문제이고, 통합은 유불리를 떠나 충청 미래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이라면서 "(출마는) 누가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과도 상의할 일이다. 김태흠 충남지사와는 (이..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청양 목면초등학교 4학년 김가율 학생이 2025 충남 재난 안전 퀴즈왕에 등극했다. 충청남도,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후원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이 18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골든벨은 충남 15개 시군 퀴즈왕에 등극한 학생 및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여 충남 퀴즈왕에 도전하는 자리로, 27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행사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김택중 예산부군수,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재헌 중도일보 내포본부장 등이 참석해 퀴즈왕..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