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권 도전 시사 정치권 반응 엇갈려

  • 정치/행정
  • 국회/정당

반기문 대권 도전 시사 정치권 반응 엇갈려

  • 승인 2016-05-26 16:19
  • 신문게재 2016-05-26 4면
  • 오주영 기자오주영 기자

청와대, 반 총장 발언에 침묵 모드
새누리당 충청권, 환영 일색
야당, 총장 신분의 대권 출마 시사 비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5일 제주도에서 “퇴임 이후 역할을 결심하겠다”고 한 발언을 놓고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청와대는 26일 ‘대권 도전’을 시사한 반 총장의 발언에 대해 “지금 청와대는 다 아프리카로 옮겨 바쁘게 일하는 중”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지난 25일 출국에 앞서 공항에 마중 나온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건넨 “어려운 상황인데 잘해줄 것이라고 믿는다”는 정치적 함의에 주목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오후에 제주포럼이 열리는 제주행 비행기를 타고 반 총장을 만났다.

새누리당 대권 잠룡들은 일단 반 총장의 발언을 반기는 모습니다. 인물난에 침체된 당 분위기를 반전 시킬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충청권을 중심으로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뜻이라면 돕겠다”며 ‘환영’ 일색이다.

반 총장(충북 음성)과 같은 충청 출신(공주)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제주포럼 개막식에 앞서 반 총장과 조우해 “국민 통합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다. 큰 힘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고 본보에 전했다.

비박계지만 홍문표 사무총장(홍성 예산)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이 상당히 두렵거나 겁을 먹는 것 같다”며 “이 분이 아직 결심도 안 섰는데 (야당에서) 견제를 많이 하는 걸로 봐서는 우리 당에 (대선후보로) 오면 승리할 수 있다”고 ‘반기문 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그는 반 총장이 대선 출마 결정 시 새누리당을 택할지 여부에 대해선 “성장과 발전 등 보수적 가치를 상당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분”이라며 “새누리당의 성향이 아닌가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여권 내에서는 결을 달리하는 언급도 나왔다.

새누리당 소속의 정갑윤 국회부의장은 “우리나라가 반 총장과 같은 인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우리나라 정치는 정말 복잡다단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내치에 대해 조금 더 노력을 해봐야 하고, 그런 부분은 아직 숙제다”라고 말했다.

야권에선 아직 임기가 7개월 남아 있는 반 총장을 국내 정치에 끌어들이는 여권에 대한 비판 기류가 흐른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선 사무총장 퇴임 이후 출신국가 정부직 진출을 제한하는 유엔 결의문을 명분으로 출마에 부정적인 시각이 주를 이뤘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와서 대권 도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서 나라가 어수선하다”고 반 총장의 출마 시사를 꼬집었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반 총장이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야 한다. 총장을 만든 장본인이 노 전 대통령이지 않나”라며 “인간적인 도리를 다 해야 한다. 본인이 대권에 대한 의지가 있으니 이런 인간적 도리를 차마 못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엔총장 임기가 남아 있는데 이렇게 성급하게, 설사 계획을 하고 있더라도 당사국인 한국에 들어와서 이렇게 강한 톤의 대권 출마 시사 발언을 하는 것은 유엔사무총장으로서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아도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박은 사실 대권후보가 무주공산이기 때문에 (반 총장이) 그쪽으로 기울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황명수ㆍ오주영기자 ojy83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트램 공사로 인한 교통제도 개편
  2. [시리즈] 대전의 미래, 철도굴기로 열자 ②
  3. 한 발짝 남은 본지정… 대전지역 글로컬 소외 없어야
  4. [오늘과내일] 대전에도 시민이 있어요
  5. 충청권 시도지사, 이 대통령 만나 지역 현안 건의
  1. 충청 정가, 여야 전당대회 결과 따라 정치지형 변화?
  2. 대전 서구, 정림동 붕괴위험지역 위험 수목 제거
  3. 대전시, 국토부'제3차 드론특별자유화 구역' 선정
  4. 李정부 국정과제에 대전 현안 사업 담길까 촉각
  5. 대전관광공사 "스포츠와 관광 한 번에 즐겨요"

헤드라인 뉴스


"국내 자립도 위해"… 대전 국방반도체 생산시설 구축에 국비 절실

"국내 자립도 위해"… 대전 국방반도체 생산시설 구축에 국비 절실

대전시가 국방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해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순탄치 않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방 반도체의 문제 해결을 위해 대전에 관련 연구와 국내 생산이 가능하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나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서다. 4일 대전시에 따르면 국방반도체 양산 지원을 위한 대형 클린룸 및 공공 반도체 생산 시설(Fab)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1월 행정당국과 방위사업청이 국방반도체 발전과 상호 간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으며 공론화됐다. 국방용 반도체는 무기체계와 미사일, 레이더, 위성 등..

여야 정파 초월, 철강산업 살리는 ‘K-스틸법’ 제정안 공동 발의
여야 정파 초월, 철강산업 살리는 ‘K-스틸법’ 제정안 공동 발의

국회 여야 국회의원 106명이 4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 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인 일명 ‘K-스틸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정파를 초월한 여야의 협치가 세계적으로 공급 과잉과 탄소 규제, 보호무역 장벽 등 삼중고에 직면한 한국 철강산업의 위기를 제대로 돌파하는 엔진이 될지 주목된다. 이 법안은 ‘국회철강포럼’ 공동대표인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충남 당진)과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경북 포항남구·울릉군)이 4일 공동으로 대표 발의했다. 발의에 앞서 국회철강포럼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의..

소상공인 울리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악용... 환불부터 주문지연 등 불만 지속
소상공인 울리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악용... 환불부터 주문지연 등 불만 지속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이후 불법 현금화 시도와 가게별 대면 결제 등으로 소상공인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음식에 머리카락이 들어갔다며 소비쿠폰 사용 후 현금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가 나오는가 하면, 배달 대행업체를 이용해야 하는 탓에 주문이 밀리는 등의 고충이 이어진다. 4일 대전 소상공인 등에 따르면 7월 말부터 신청·발급이 시작된 민생소비쿠폰을 두고 이 같은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우선 소비쿠폰으로 결제한 뒤 환불을 요구하는 불법 현금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대전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 중인 A 씨는 "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북적이는 워터파크와 한산한 도심 북적이는 워터파크와 한산한 도심

  • 노인들의 위험한 무단횡단 노인들의 위험한 무단횡단

  • 대전 0시 축제 준비 완료…패밀리테마파크 축제 분위기 조성 대전 0시 축제 준비 완료…패밀리테마파크 축제 분위기 조성

  • 교제 범죄 발생한 대전 찾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교제 범죄 발생한 대전 찾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