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樂-건축] 피렌체(2) 르네상스의 걸작 피렌체 두오모 돔…그리고 부르넬레스키

  • 문화
  • 도시락(樂)

[도시樂-건축] 피렌체(2) 르네상스의 걸작 피렌체 두오모 돔…그리고 부르넬레스키

  • 승인 2017-06-09 16:40
  • 연선우 기자연선우 기자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의 돔을 만든 '필리포 부르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의 돔을 만든 '필리포 부르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피렌체 두오모) 건물 옆에 한 남자의 시선이 성당의 지붕을 향해 있다.

이 남자의 정체, 혹시 눈치 챘을까. 돔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는 필리포 부르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 1377~1446)로 바로 둥근 원형의 돔을 설계한 건축가다.

이제 그의 시점에서 그가 설계한 돔을 한번 올려다보자.



‘아름답다’ ‘거대하다’…

그리고 이어 떠오르는 질문,

“어떻게 만들었을까”


#돔의 지붕을 덮는자, 누구인가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은 ‘꽃다운 성모마리아 대성당’이란 뜻으로 1296년 아르놀포 디 캄비오의 설계로 착공됐다. 이후 1420년대 돔을 덮을 단계가 왔을때는 지름이 너무나 커 아무도 손을 쓸 수 없었다.

‘성당은 완성됐는데 어떻게 돔을 올릴 것인가’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였지만 지름 42m의 팔각형의 돔을 완성하는데는 쉽지않은 도전이었다. 반세기 이상 돔은 지붕없이 뻥 뚫린 상태로 버텨야 했다.

이때 해결책을 낸 사람이 로마에서 고대 건축을 공부하고 온 ‘부르넬레스키’였다. 그는 피렌체에 돔 안쪽에 또하나의 내부 돔을 만들어 무게를 줄일 수 있다는 계획안을 내놓는다.

“결국엔 무게를 견딜 수 없을거야~”

무려 400만장의 벽돌을 지지대 하나없이 쌓아 올린 그의 돔에 라이벌들은 시기와 질투를 쏟아냈지만, 그들의 예언은 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1436년. 피렌체 대성당 위에 106m 높이로 돔이 우뚝 솟아올랐다. 로마 ‘판테온’의 미학을 르네상스식으로 재해석 한 피렌체의 돔은 예술성과 기술성을 결합한 그야말로 천재의 한 수라 할만 했다.



#피렌체에 가면 조토의 종탑을 올라라

▲ 사진 왼쪽이 조토의 종탑(Campanile di Giotto)이다.조토가 제자 피사노와 함께 작업해 14세기말에 완성했다.  휴관일은 1월 1일, 부활절 일요일, 9월 8일, 12월 25일.
▲ 사진 왼쪽이 조토의 종탑(Campanile di Giotto)이다.조토가 제자 피사노와 함께 작업해 14세기말에 완성했다. 휴관일은 1월 1일, 부활절 일요일, 9월 8일, 12월 25일.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이라면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 앞에 누구나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부르넬레스키의 돔에 올라가느냐, 조토의 종탑(사진위 왼쪽 건축물)에 오를 것이냐’로 말이다.

부르넬레스키의 돔을 오르는 자체에도 의미가 있겠지만 사실 조토의 종탑에 오르면 돔을 가장 아름답게 조망할 수 있다. 멋진 여행사진은 덤이 되니 이곳에 올라 인생샷을 남겨보자.

1층에서 계산을 하고 나면 84미터 꼭데기까지 약 20분 가량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한다. 1334년 조토가 제자인 피사노아 함께 제작해서 14세기말에 완성한 고딕양식의 이 종탑(Campanile di Giotto)은 높이가 87미터에 이른다.

▲ 르네상스 문화의 발생지인 피렌체 도시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 르네상스 문화의 발생지인 피렌체 도시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땀을 흘리며 종탑 꼭데기에 이르니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 눈앞에 펼쳐졌다. 붉은 지붕들 사이로 장엄하고 웅장한 거대 돔 하나… 피렌체의 백미는 단연 이곳에서 바라보는 도시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종탑이 돔보다 먼저 완공됐으니 부르넬레스키도 이곳에 서서 자신의 작품을 감상했을 터. 당시의 상상을 더해 잠시 넋을 잃고 도시를 바라본다.

▲ 400만장의 벽돌을 지지대 하나없이 쌓아 올린 돔의 모습이 웅장하다.
▲ 400만장의 벽돌을 지지대 하나없이 쌓아 올린 돔의 모습이 웅장하다.

▲ 저멀리 베키오궁(사진 가운데위)이, 오른쪽엔 리퍼블리카 광장도 보인다.
▲ 저멀리 베키오궁(사진 가운데위)이, 오른쪽엔 리퍼블리카 광장도 보인다.

▲ 성당 맞은편에 자리한 산 조반니 세례당(오른쪽). 이 세례당은 피렌체 수호 성인 산 조반니에게 바치기 위해 11세기에 세워졌다.
▲ 성당 맞은편에 자리한 산 조반니 세례당(오른쪽). 이 세례당은 피렌체 수호 성인 산 조반니에게 바치기 위해 11세기에 세워졌다.




#“너의 서른 번째 생일날, 피렌체 두오모에서 만나자"


문득 이곳에 서서 쿠폴라 속 관광객들을 바라보니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가 떠올랐다.



소설로 영화로 큰 인기를 끌었던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주인공 준세이와 아오이는 연인들이 사랑을 맹세한다는 피렌체 두오모의 쿠폴라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한다. 영화 속 대사처럼 피렌체의 쿠폴라는 두 사람의 사랑을 이어 주는 결정적인 오작교가 되었다.


▲피렌체를 사랑의 명소로 만든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피렌체를 사랑의 명소로 만든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피렌체에 다시 오면 꼭 저들처럼 쿠폴라에 오르자 했지만 두 번의 여행에서도 끝내 오르지 못했다. 사랑하는 연인과 떠났다면 달랐을까.



▲미켈란젤로가 그 아름다움에 반하여 '천국의 문'이라 불렀다는 기베르티의 작품. 기베르티가 청동문을 완성한 것은 작품 제작에 착수한지 23년이 지난 1424년이었다. 문 한 쌍을 만들기 위해 20년이 소요된 것이다.
▲미켈란젤로가 그 아름다움에 반하여 '천국의 문'이라 불렀다는 기베르티의 작품. 기베르티가 청동문을 완성한 것은 작품 제작에 착수한지 23년이 지난 1424년이었다. 문 한 쌍을 만들기 위해 20년이 소요된 것이다.

사실 부르넬레스키는 성당 앞 세례당의 문을 제작하는데만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었다. 1401년 제작 공모에서 절친 ‘기베르티’와 응시를 했지만 최종 우승자는 기베르티에게 돌아간 것.

공모에 낙선한 부르넬레스키는 로마에 가서 고대건축을 공부를 하게 됐고, 결국엔 피렌체의 상징인 돔을 만들게 됐다. 아마도 부르넬레스키가 공모에 우승했다면 우리는 피렌체 두오모의 돔을 다른 형식으로 마주했을 것이다.

무려 16년동안 만들어진 피렌체의 돔은 르네상스의 기적으로 불린다. 이 후 300년간 이런 돔을 만든 성당은 없었다. 미켈란젤로가 제작한 ‘베드로성당의 돔’도 바로 이 부르넬레스키의 공법을 응용한 것이다.

로마의 판테온, 피렌체의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 그리고 바티칸의 베드로성당까지… 모방은 그렇게 위대한 창조를 낳았다.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을 두오모의 돔에서 배워본다. /연선우 기자




▲ 부르넬레스키의 석상이 있는 반대편에서 바라 본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
▲ 부르넬레스키의 석상이 있는 반대편에서 바라 본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
▲이렇게 밤의 모습도 아름답다.
▲이렇게 밤의 모습도 아름답다.

tip
피렌체 여행객들이라면 ‘두오모 성당 통합권’을 눈여겨 보자. 이 티켓은 두오모 성당 내부와 지하 세례당, 쿠폴라, 조토의 종탑과 오페라 박물관 등 5곳의 입장이 가능하다.

두오모 성당 통합권(가격 15유로) :티켓 구입후 48시간 사용 가능/재입장 불가
티켓판매소(Biglietteria/Ticket office)는 두오모 성당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왼쪽 위치

이어보기-피렌체(1) 아름답도다 ‘베키오 다리’… 그리고 히틀러의 사랑















-도시락(樂) : 세계 문화기행 기사 몰아보기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 시각 개표현황] 밤 10시 개표율 5.56%… 이재명 45.61%, 김문수 46.30%
  2. 남서울대, '2025 취업 마스터 캠프' 성료
  3. 세계효운동본부 고문에 김두호 신영균 예술문화재단 상임이사 위촉
  4. 백석문화대, 2025학년도 학생홍보대사(18기) 위촉식 개최
  5. 국내 최대 규모 '2025 대전바이크페스티벌 및 제5회 전국크리테리움챔피언쉽' 성료
  1. 6일 국립대전현충원 교통혼잡 예상…오후 3시 이후 방문 권장
  2. 천안시청소년재단, 2025 천안시 청소년의 날 기념행사
  3. [부고]심규익 전 대전문화재단 대표 모친상
  4. [이 시각 개표현황] 밤 11시 개표율 23.11%… 이재명 47.77%, 김문수 44.03%
  5. 6·3대선 충청, 균형발전 이끌 적임자는 누구?

헤드라인 뉴스


21대 대통령에 이재명 당선 확실…3년만의 정권교체

21대 대통령에 이재명 당선 확실…3년만의 정권교체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개표율이 40%가량 진행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고있다. 중앙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3일 오후 11시 40분 개표율 40.4%를 기록했다. 현재 이재명 후보가 730만 6301표를 득표하며 득표율 48.9%로 앞서고 있으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637만 5983표로 득표율 42.8%로 집계됐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7.3%,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가 0.9%로 뒤를 이었다. 지상파 방송 3사 모두 오후 11시 40분 현재 이 후보에 대해 '당선 확실'로 보도했다. 초..

대선 이후 분양시장 `활짝`… 부동산 시장 활기 찾을까
대선 이후 분양시장 '활짝'… 부동산 시장 활기 찾을까

대통령 선거 이후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탄핵 사태와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소강상태를 보이던 분양 시장이 6월 대규모 아파트 공급을 앞두고 있어서다. 3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2만 6407세대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1만 8969세대)보다 39%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일반 분양 물량은 2만 1550세대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 1만 3865세대, 지방 1만 2542세대로 집계됐다. 충청권에선 3845세대가 공급된다. 충북 2098세대, 충남 1238세대..

온라인에 은어 게시글로 오토바이 폭주 주도한 20대 징역형
온라인에 은어 게시글로 오토바이 폭주 주도한 20대 징역형

'ㄷㅈㅋㅁㅇㅅㄱㄹ 2ㅅ.' 소수의 관계자들만 이해할 수 있는 공지의 글을 온라인에 올려 이를 보고 찾아온 이들과 대전 대로변에서 오토바이 폭주를 벌인 20대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8단독은 도로교통법위반(공동위험행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2)씨에게 징역 2월을 선고했다. A씨는 온라인 게시판에 '대전큰마을사거리 2시'라는 의미를 담은 폭주단 모집의 은어 게시글을 올려 2023년 9월 10일 오전 2시께 이를 보고 찾아온 5명과 함께 해당 장소에서 오토바이를 운행하며 진로변경 방법 위반, 안전운전의무 위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제21대 대선 개표 시작 제21대 대선 개표 시작

  • 투표 참여 이벤트 ‘눈길’ 투표 참여 이벤트 ‘눈길’

  • ‘거동이 불편해도 투표는 해야죠’ ‘거동이 불편해도 투표는 해야죠’

  • 투표를 위한 기다림 투표를 위한 기다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