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생의 시네레터] 설화적 서사 구조와 압도적 비주얼

  • 문화
  • 영화/비디오

[김선생의 시네레터] 설화적 서사 구조와 압도적 비주얼

- 영화 <아쿠아맨>

  • 승인 2019-01-10 13:59
  • 신문게재 2019-01-11 11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아쿠아맨
온 가족이 영화 <아쿠아맨>을 봤습니다. 분주한 학교생활에서 벗어나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그들을 돌보는 부모가 함께 즐겁고, 따뜻하고 안전하며, 맛있게 먹고 한나절을 보내기엔 역시 영화관만한 곳이 없습니다. 하여 방학은 영화관이나 배급업자, 제작자들에게도 그냥 보낼 수 없는 특별한 기회입니다. 외화, 국산 영화 할 것 없이 대작들이 개봉합니다.

<아쿠아맨>은 현대,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여타의 맨 시리즈 영화들과 결이 다릅니다. 바닷가 외딴 등대지기와 바다 속 왕국의 공주가 부부가 되고 월등히 비범한 아이를 낳습니다. 이야기가 대단히 설화적입니다. 해모수와 유화가 만나 주몽을 낳는 고구려 건국 신화나 바다 속으로 끌려가 용왕을 만난 수로부인 이야기와도 유사합니다. 사람 사는 실재계와 신화적, 설화적 존재의 상상계가 인연을 맺습니다. 바다로 가서 어려서 여읜 어머니를 재회하고, 그녀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심청전과 비슷합니다. 적통성을 공격 받는 왕자 이야기라는 점에서 성경 속 모세를 모티프로 한 <이집트왕자>와도 통합니다.

개인의 고난을 이겨낸 과정이 공동체의 위기를 극복하는 힘으로 발휘되는 것이 영웅 서사의 기본 틀입니다. 그런데 영화는 이 과정을 게임 방식으로 풀어갑니다. 단계별로 완수해야 할 목표가 있고, 점점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마지막에 전설 속 삼지창을 획득한 후 악마를 물리침으로써 최종적 승리를 얻게 되는 것이 그렇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 관객들이 즐겁게 볼 수 있는 구조입니다. 또한 <아쿠아맨>은 미국 영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 할 가족 서사를 포함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아서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등대 앞에서 포옹하는 모습은 가족의 재결합 혹은 균열의 봉합을 통한 현실로의 안전한 복귀를 제시합니다. 아울러 아서와 메라의 로맨스까지 넣음으로써 이 영화는 온 가족,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게 합니다.

영화 <아쿠아맨>은 이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서사를 압도적 비주얼로 영화화합니다. 거대한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파도, 치열한 전투 등을 빠른 편집과 장면 전환을 통해 보여줍니다. 또한 바다 속 괴물 등 상상계의 존재들을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리얼하게 재현합니다. 영화는 텔레비전, 비디오, DVD, 스마트폰 등의 화면 매체에 많은 자리를 내주었지만, 이 작품은 다른 매체들이 흉내 낼 수 없는 거대 서사와 압도적인 장면을 통해 강렬한 영화적 매력을 발휘합니다. 그리하여 관객들은 여전히 재미있는 오래된 이야기와 시각적 쾌감을 함께 누립니다.

- 김대중(영화평론가/영화학박사)

김대중 시네레터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공소청으로 바뀌는 대전검찰청… 출범 40여일 앞두고 정원·조직 여전히 ‘안갯속’
  2. [교단만필] 다시, 우리 교실에 존중의 씨앗을 심으며
  3. 심장 스텐트 시술 중 심정지 온 제천시 장애인연합회장 끝내 숨져
  4. 박석연 유성구의원 ‘순환형 유성경제' 방안 모색 간담회
  5. 천수만 악취·부유물 ‘이상조류’가 원인… “담수호 방류로 미세조류 급증”
  1. 충남 숙원 '석탄화력특별법' 국회 본회의 통과… 지역경제 회복 기대감↑
  2. 대한민국, 북극항로 개척 첫발… 22일 역사적 항해 나선다
  3. 학교가 감당하기 어려운 교권 침해, 전문 조사관이 교육현장으로…
  4. 2027 수시 9월 7일 스타트… 지역대 신입생 10명 중 9명 뽑는다
  5. [사이언스칼럼] 지구의 체온을 잡는 치료제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고용률 지역별 격차 뚜렷…반도체 품은 음성군 높아

충청권 고용률 지역별 격차 뚜렷…반도체 품은 음성군 높아

충청권의 고용률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지역별로는 산업 기반과 인구 구조에 따라 고용 사정이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과 제조업이 자리 잡은 충북 음성·진천과 충남 천안·아산·당진 등은 높은 고용률을 기록한 반면, 일부 대도시와 비산업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고용률을 보였다. 청년층 고용률에서도 지역별 격차가 두드러졌고, 농촌 지역에서는 고령층의 경제활동이 높은 고용률을 뒷받침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20일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시군구 주요고용지표'에 따르면 충북과..

공소청으로 바뀌는 대전검찰청… 출범 40여일 앞두고 정원·조직 여전히 ‘안갯속’
공소청으로 바뀌는 대전검찰청… 출범 40여일 앞두고 정원·조직 여전히 ‘안갯속’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전공소청의 정원과 세부 조직이 여전히 구체화되지 않으면서 일선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중대범죄수사청으로 이동할 검찰 인력도 최종 확정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실제 공소청에 남아 근무할 인력과 구체적인 배치 역시 당분간 유동적인 상황이다. 2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청법이 폐지되고 공소청법이 시행되는 10월 2일부터 현재 검찰 조직은 공소청 체제로 전환된다. 공소청법은 대법원에 대응하는 공소청을 두고 고등법원에는 광역공소청, 지방법원과 가정법원에는 지방공소청을 각..

202027 수시 9월 7일 스타트… 지역대 신입생 10명 중 9명 뽑는다
202027 수시 9월 7일 스타트… 지역대 신입생 10명 중 9명 뽑는다

2027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9월 7일 시작되는 가운데 대전권 대학들의 '신입생 모시기'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대전권 주요 4년제 대학 8곳은 수시에서 1만7400여 명을 선발한다. 비수도권 대학이 신입생 10명 중 9명을 수시로 뽑는 만큼 수시는 수험생의 진학과 지역대의 신입생 확보를 좌우하는 승부처다. 올해는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이 늘고 의과대학에 지역의사선발전형이 도입됐다. 대학과 모집단위마다 학생부 반영방법과 수능최저학력기준, 면접·실기 일정도 다르다. 중도일보는 2027학년도 수시모집을 앞두고 입시 흐름과 대전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사라지지 않는 불법 현수막 사라지지 않는 불법 현수막

  • ‘소방차 길 터주기는 의무입니다’ ‘소방차 길 터주기는 의무입니다’

  • ‘더위야 가라’…도심 속 숲길 걸으며 休 ‘더위야 가라’…도심 속 숲길 걸으며 休

  • ‘방독면 착용은 이렇게’ ‘방독면 착용은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