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나이퍼 sniper] 76. 총선에 反日 이용해서야

  • 문화
  • 뉴스 스나이퍼

[뉴스 스나이퍼 sniper] 76. 총선에 反日 이용해서야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19-08-07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 "자유한국당이 (8월) 3일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반일감정' 보고서와 관련해 "일본은 할 때까지 하고, 민주당은 갈 때까지 간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일 갈등에 대한 단호한 대응이 내년 총선에서 여당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민주연구원의 보고서는 충격 그 자체"라며 이렇게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집권여당의 정책연구소에서 작성한 것이라고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라며 "온 국민이 일본의 부당한 경제 보복에 분노하고 우리 기업이 생존을 건 싸움을 하고 있는 사이 총선의 작전지휘서와 지령처럼 해당 보고서를 전 여당 의원에게 배포한 '매국적 행위'에 배신감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수로 복귀한 전 민정수석의 SNS 선동도 기획된 총선 전략이 아니었는지 의심된다"며 "유감 표명을 담은 문자메세지로 흐지부지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민주당 지도부도 얼렁뚱땅 넘어갈 생각하지 말라. 국민 앞에 통렬한 반성과 사과가 필요하다"며 "보고서 작성 경위, 배포지시자 등을 밝히고 양정철 원장은 책임지고 사퇴하라. 총선에서도 손을 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대한민국 집권여당을 '더불어자민당'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지도부는 사과하고 책임자는 정계를 떠나라"라고 했다." = 8월 3일자 <뉴스1>에 실린 기사다.

<스페셜경제> 뉴스에서도 [일풍(日風)으로 총선 승리 그림 그린 양정철… 평화당 "즉각 해임하라"]는 보도를 냈다. 이 뉴스를 보면서 반일감정을 내년 총선에까지 연장하려는 꼼수에 어이가 없었다.

이게 사실이라면 양정철 원장은 스스로 퇴진해야 마땅하며, 민주당 차원에서도 읍참마속(泣斬馬謖)의 본보기로 처결해야 당연하다. 필자는 최근 의미심장한 책을 일독했다.

[역사 우울증을 뛰어넘다 - 패치워크 인문학](저자 홍찬선 & 출간 넥센미디어)인데 교훈이 되는 역사까지 많이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국 명단)'에서 전격 제외했다. 사실상 경제적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양국 간에는 전운과 반감이 깊게 드리우고 있다. 국민감정까지 편승하여 지금 한일관계는 마치 구한말 을사늑약(乙巳勒約) 당시로 회귀한 듯 싶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이런 관점에서 [패치워크 인문학]은 과거 임진왜란의 발발 가능성에 대해 상반된 판단을 내렸던 황윤길과 김성일을 호출한다.

=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년여 전인 1591년 2월, 조선 조정에서는 일본의 침략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과 쓸데없는 일을 벌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1590년 일본에 통신사로 갔던 정사(황윤길)와 부사(김성일), 그들이 일본에서 보고 느꼈던 것은 같았을 터인데도 실제 보고는 정반대였다. 결과는 당시 동인 세력이 강했던 터라 침략에 대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결과는 왜란이 일어나 조선은 추풍낙엽처럼 무너졌다."(P.59~60) =

이 책은 지난 역사를 통해 잘못된 점을 톺아보고 이를 패치워크의 방법으로 타결하자는 주장을 담고 있다. 패치워크 (Patchwork)는 색깔, 무늬, 크기, 모양이 각기 다른 여러 가지 천을 이어 붙여 하나의 커다란 천으로 만드는 수공예를 뜻한다.

산업혁명 이전까지 패치워크는 자투리 천을 활용하는 방법에 불과했지만, 직물 생산이 훨씬 수월해진 지금은 예술적 디자인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패치워크는 또한 딤채 백김치와 고추가 융합되어 김치로 재탄생한 것처럼, 내 것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문명을 적극 받아들여 한발 앞서 나아가는 새 문명을 만들어 내는 것을 가리킨다.

위에서 임진왜란을 소환한 것은 일본의 '역사적 불신'과 더불어 국가의 리더, 즉 임금의 무능은 그 얼마나 심대한 타격과 후유증을 수반하는지를 새삼 고찰키 위함에서의 포석이다. 당시 선조는 그 참혹한 전쟁을 당했음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조선 구국의 영웅이었던 이순신 장군을 오히려 죽이려 했다.

결국 이순신은 남은 12척의 배로 왜군을 격퇴한 뒤 전장에서 죽음으로써 영원히 사는 길을 택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통한 대한민국 경제 죽이기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을사늑약에 이은 또 다른 침략이다.

이러한 일본의 한국 깔보기와 '재차 침략'을 보면서 새삼 힘이 없으면 또 당한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이러한 때 발생한 한일충돌은 자칫 한.미.일 공조의 틀까지 훼손하는 기저로 작용할 수도 있기에 더욱 우려스럽다.

북한 정권의 미사일 발사 등 거듭되는 '경거망동'에도 재선을 노리는 미국의 트럼프는 가히 방임주의로 일관하는 모습 역시 그 또한 철저한 자국이익주의의 투철한 세일즈맨으로만 보인다.

국가안보와 경제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러자면 그에 상응한 체급과 힘을 지녀야 한다. 결론은 당연하다. 일단 싸우려 덤볐다면 반드시 이겨야 한다. 참전(參戰)했다면 승리해야 마땅하다. 그래야 다시는 나를 만만하게 보지 않는다.

더욱이 그 상대는 어쩌면 철천지원수(徹天之怨讐)인 일본이기에 더 그렇다. 이러한 즈음이거늘 이를, 즉 반일(反日)의 국민감정을 총선에서도 프레임으로 포장하여 악용하려 했다면 그 '죄' 또한 응당 추궁해야 당연하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홍경석-작가-최종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편집국에서] 성심당 대전역점을 지켜라
  2. 대전 철도 교통 허브로 도약… 도시철도 3.4.5호선으로 시작
  3. 제4대 세종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출...안갯속 국면 놓이나
  4. "신분증 없으면 진료 왜 못받나요"…신분증 첫날 현장 혼선
  5. '돌아오지 않는 의대생' 유급문제 관건… 의대 증원 학칙개정 5월 마무리
  1. 전 야구선수 낀 전세사기 공범 징역 5년 구형
  2. 오늘부터 병원 본인 확인 의무화 제도 시행
  3. 농식품부 '농촌 소멸 대응 전략'..현장서 주효하고 있나
  4. [사설] 대전 발전 앞당길 '철도' 기반 교통체계
  5. 대전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대전시 정신건강 전문자문단’ 위촉식

헤드라인 뉴스


통학거리 3시간에 과밀화까지… “집앞 특수학교는 그림의 떡”

통학거리 3시간에 과밀화까지… “집앞 특수학교는 그림의 떡”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라는 신조어를 아시나요? 비장애 아동은 취학통지서를 받으면 집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로 배정이 됩니다. 이런 당연한 것들이 장애아동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입니다." 특수학교·학급 과밀화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특수교육 대상자들을 위한 교육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대전시 과밀학교(급) 해결 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는 21일 오후 대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외되고 있는 특수교육환경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앞서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특수학교 과밀화에..

"수류탄 던지지 않아" 군 신병 훈련 중 폭발 사고 (종합2보)
"수류탄 던지지 않아" 군 신병 훈련 중 폭발 사고 (종합2보)

군 신병 교육 중 수류탄 투척 훈련 과정에서 폭발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끊이질 않고 있다. 2014년과 2015년 잇단 사고로 수류탄 투척 훈련이 중단됐다가 2019년에 재개됐지만, 올해 세종에서 신병 교육 중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또 다시 나오고 있다. 21일 육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0분께 세종시에 있는 육군 32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수류탄 투척훈련을 하던 중 수류탄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0대 훈련병과 훈련을 지휘하던 30대 소대장(상사) 등 2명이 국군대전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윤 대통령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재가… 국회 28일 재의결 절차
윤 대통령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재가… 국회 28일 재의결 절차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거부권)을 재가했다. 취임 후 10건째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국회는 5월 28일 본회의를 열고 대통령의 재의 요구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께서는 순직 해병 특검 법률안에 대한 국회에 재의를 요구했다”며 “이번 법안은 헌법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삼권 분립 원칙 하에 수사 소추는 행정부 권한"이라며 "특검은 중대한 예외로 입법부 의사에 따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젖 먹던 힘까지 동원해 ‘한 개라도 더’ 젖 먹던 힘까지 동원해 ‘한 개라도 더’

  • 더위 식혀주는 분수 더위 식혀주는 분수

  • 어수선한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어수선한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 ‘성년 됐어요’…한복 곱게 입고 셀피 ‘성년 됐어요’…한복 곱게 입고 셀피